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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문제점들 효율적인 탄력근로제로 보완해야"
2018-07-09 17:46:04 

◆ 최저임금 속도 조절 ◆

"최저임금 인상은 쉽게 말하면 아르바이트 학생에게 얼마를 주는 게 타당하냐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최저임금 1만원을 2020년 달성하겠다고 공약했지만, 경제 공약을 경제 상황과 무관하게 실행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최대 관심사인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문제에 대해 첫마디를 뗐다. 그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무조건 1만원으로 인상할 것이 아니라 경제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홍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정책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던 진보학자 출신 '경제통'이다. 특히 대선 과정에서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을 포함한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창출, 소득주도성장, 동반·혁신성장 등 '네 바퀴 성장론' 구상에도 많은 아이디어를 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 장관은 작년 11월 취임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찾아다니며 의견을 반영한 정책을 만들어 냈다. 인터뷰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한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문제에 대한 생각도 현장에서 나왔다. 이날 인터뷰도 빡빡한 현장 일정 탓에 점심시간을 쪼개 도시락을 먹으며 1시간 반 동안 겨우 진행됐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는데.

▷어려운 문제다. 문재인정부의 목표는 서민들의 지갑을 빵빵하게 하는 것이다. 서민지갑이 말라가는 상황에 자꾸 대기업과 대형마트가 들어오니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올해만 일자리안정자금 3조원, 사회보험 1조원을 비롯해 약 5조원이 서민경제에 투입된다. 지방선거 때문에 시행을 미룬 아동수당 지급도 올가을부터다. 기초연금도 곧 늘어난다. 이러면 내년에는 10조원 이상이 서민지갑에 들어간다. 이런 효과가 나면서 최저임금이 인상됐다면 좋았을 텐데, 돈 지급 효과는 아직 안 나타나고 최저임금 인상이 먼저 부담으로 다가온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공약을 좀 늦추자는 주장도 나온다.

▷대선 당시, 모든 후보가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말했다. 2020년과 2022년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그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 또 그전 정부까지 최근 몇 년 동안 인상률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에 지난해에는 벌충하는 의미로 큰 폭으로 인상됐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은 경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미·중 무역전쟁이 심각해지고, 이자율은 오르고, 중남미 개도국들 상황도 좋지 않다. 이런 요소들이 겹쳐서 우리 경제성장률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경제 상황에 맞춰서 인상해야 한다. ―중기부가 목소리를 더 내야 하지 않나.

▷현장에서 들은 어려움을 국무회의에서 많이 전달하고 있다. 문 대통령도 관심이 크다. 대통령은 특히 본래 계획이 있는데 그것과 어그러지니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해 계속 추가 대책을 요청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중기부 장관이 손들고 나서서 기자회견도 하고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내각 경제팀이 한 팀으로 가야 한다. 내부에서 많은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세제혜택 확대를 건의해 반영시켰다. 기존 190만원까지 세제혜택을 줬지만 20만원 오른 210만원까지 세제혜택을 주도록 했다. 또 최저임금 산입범위 문제도 현장 방문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는 숙식비도 많이 들어가는데 이걸 빼고 최저임금 산정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건의를 받고 그때부터 몇 달 동안 건의해서 반영된 것이다. 전체적인 계획에서 서민지갑을 빵빵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펴는데 속도가 안 맞아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 7, 8월에도 계속 대책을 낼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 문제도 기업에 충격을 주고 있는데.

▷이제 우리 경제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일해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노동자 한 명 한 명이 지식노동자가 돼야 하고 동시에 다기능 노동자가 돼야 한다. 구글, 페이스북 등은 미국이 노동생산성을 높이려 노력한 결과 탄생한 기업들이다. 우리 기업도 창의적인 노동, 지식 노동자 중심으로 가야 한다. 10시간, 14시간씩 일하며 동남아 국가들과 경쟁할 수는 없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끊을 것이냐 하는 것이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돼 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에 대한 생각은.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시간을 늘리는 것은 현장을 다녀보면 상당히 설득력 있다. 적극적으로 (국무회의에서) 얘기하고 있다. 단위기간이 제한되는 것도 문제지만, 탄력근로제의 가장 큰 문제는 시행하기 위한 조건이 너무 엄격하다는 것이다. 지금은 사전에 탄력근로제를 하겠다고 확정지어야 한다. 노사가 조건을 합의해줘야 한다. 3개월이면 첫 달은 58시간 하고, 두 번째 달은 46시간, 세 번째 달은 몇 시간 이런 식으로 사전에 합의해야지만 쓸 수 있는 제도다. 하지만 현장은 이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갑자기 물량이 들어왔는데 협의가 어렵다. 이걸 간소화해야 한다. 독일은 개인이 근무시간을 측정한다. 개인 계좌처럼 노동계좌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탄력근로제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게 필요하지 않으냐라고 생각한다.

서울대 옆조차 산업밸리 하나 없어…대학 기업 VC 연결하겠다

홍종학 장관은 '장관 1호 공약'인 기술 탈취에 대해서도 "무슨 일이 있어도 대·중소기업 문화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 탈취, 납품 단가 부당 인하 등 이제 더 이상 대기업이 손쉽게 중소기업을 쥐어짜서 돈 버는 것을 막겠다"며 "이는 처벌만으로는 안 되고 문화를 바꿔야 하는 것이며,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도우면 (그 대기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홍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정책통으로 활약한 경력과 무관치 않다. ―기술 탈취 해결이 중기부 장관 취임 1호 공약이었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대·중소기업 간 문화를 바꾸겠다. 기술 탈취, 납품단가 부당 인하 등 이제 더 이상 대기업이 손쉽게 중소기업을 쥐어짜서 돈 버는 것을 막겠다. 지금처럼 처벌이 아니라 문화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납품단가를 인하하라는 요구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협력업체의 회계장부를 대기업이 요구하는 건 명백한 범죄 행위다. 이런 행위는 철저히 막겠다. 그러나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지원하면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소상공인들을 위해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침투하는 것을 막겠다. 현재 대기업과 소상공인 간의 자발적인 상생협약이 잘 이뤄지고 있다.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도 성공했다. 이제는 소상공인을 혁신형 소상공인으로 만들어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만들고 싶다. ―오랜 악습으로 굳어진 원가정보 요구와 기술 탈취 관행이 근절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과 상품을 제값 주고 사려는 대기업의 인식 변화다. 올해 하반기 상생법 개정을 통해 부당한 원가정보 요구 행위를 금지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위반하면 벌점을 부과한다. 협력업체가 원청업체의 원가정보 요구 사실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보복 행위를 하면 바로 공공 분야 입찰 참여를 막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한다. 중소기업 기술 탈취를 막기 위해 중기부가 직접 사실 조사를 하고 시정권고·공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시행될 예정이다. ―불합리한 규제들도 발전을 막고 있다. 풀기 위한 노력은.

▷업종별로 규제를 다 모아놓은 데이터베이스가 있다. 업종별로 기업들을 만나 일괄적으로 얘기를 들어보고 끝장 토론도 하면서 함께 풀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역특구법' 개정안 국회 통과도 추진하고 있다. 지역혁신성장특구는 신기술·신서비스를 규제 제약 없이 사업화할 수 있도록 각종 혜택을 주는 것이다. ―얼마 전 중국 중관춘에 다녀왔는데 느낀 소감은.

▷10년 전에는 중국이 우리나라 지원정책을 많이 배워갔다. 그래서 중국의 지원정책과 우리나라 지원정책이 많이 비슷하다. 그러나 중국은 결과를 냈는데 우리는 결과를 내지 못했다. 그 이유가 오픈 이노베이션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대기업, 중소기업, 대학, 연구원, 정부가 각자 폐쇄적이다. 1970년대에는 그렇게 해도 가능했다. 미국은 벤처캐피털과 벤처기업, 대기업, 스타트업, 대학이 모두 함께 있다. 실리콘밸리가 왜 스탠퍼드대학교 옆에 생겼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서울대 옆에 무슨 산업 밸리가 있나. 창업보육센터(BI)나 대학에서 혁신이 일어나도 다른 곳으로 연결되지 못한다. 창조경제혁신센터도 대기업과 벤처기업을 연결하려던 좋은 의도로 시작됐지만 각 센터가 연결되지는 못했다. 중국 칭화대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부근에 중국 창업자들과 영국 창업자들이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놨다.

우리도 창업자들과 투자자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기업가정신도 강화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보면 기업인들 이미지가 나쁘다. 대단한 기업인들이 청년들에게 노하우와 실패한 경험을 공유하게 하고 싶다. 한국형 TED 강연을 추진하고 있다.

He is…

△1959년 인천 출생 △제물포고 △연세대 경제학과 △미국 캘리포니아대 경제학 박사 △가천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의연구소장 △19대 국회의원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1분과 자문위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대담 = 전병득 중기부장 / 정리 = 신수현 기자 / 송민근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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