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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높던 美맨해튼·샌프란 집값 추락…공실률도 `역대급`
2020-07-10 11:42:15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가 빠르게 번지면서 천정부지로 오르기만 하던 미국 '직주 근접' 인기 지역 집값이 지난 달 사상 최대폭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융 중심가'로 통하는 뉴욕 맨해튼과 스타트업이 밀집한 '실리콘밸리' 를 끼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중심 지역에서 10여년 만에 공실률이 치솟고 임대료가 급락했다. 코로나19가 미국에 본격 상륙한 것은 지난 3월 중순 이후이지만 피해 규모가 확산되고 이에 따라 재택 근무(WFH)가 자리잡는 한편 대량 실업이 속출한 것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직주 근접 지역 주택 임대 수요가 급감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9일(현지시간) CNN과 CNBC등 현지 매체는 미국 부동산 중개·감정업체 밀러사무엘·더글라스엘리만이 낸 '6월 주택 임대시장 동향'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6월 한 달 간 뉴욕 맨해튼 임대 아파트 공실률이 3.67%로 치솟았다고 전했다.
이는 해당 업체들이 보고서를 내기 시작한 지 14년만에 가장 높은 공실률 기록이다. 해당 기간 임대 매물로 나온 아파트도 1만 가구로 지난해 6월 대비 85%폭증했다.

6월 말 기준 맨해튼 소재 원룸 월세 임대료는 중간 값이 3378달러(약 408만원)로 미국 내 다른 지역보다 2배 이상 높다. 다만 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맨해튼 월세는 5월 보다 4.7%하락해 최근 상승분을 반납했다. 중간값은 가격이 낮은 것부터 높은 것까지 일렬로 늘어놓았을 때 한 가운데 정도에 해당하는 수치를 말한다. 중간값은 평균에 비해 덜 치우친 수치다. 다만 평균값으로 따지더라도 6월 맨해튼 원룸 월세 임대료는 3400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8% 떨어졌다고 CNBC는 전했다.

가족 단위 아파트는 1인 가구가 선호하는 원룸 단위보다 임대료 위축세가 더 두드러졌다. 6월 맨해튼 소재 3룸 아파트 임대료는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42%떨어졌다. 구체적으로 보면 맨해튼 다운타운이 41%, 이스트사이드 지역이 49%폭락했다.

금융 중심지인 맨해튼만 빈 집이 쌓이는 것은 아니다. 6월 뉴욕 시내 브루클린과 퀸즈 일대 임대 매물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7% , 41% 늘어났다.

미국의 대표적인 직주 근접 지역 뉴욕 일대 주택 임대 시장은 그간 상승세를 이어왔다는 점에서 6월 하락세는 눈여겨 볼만한 변화다. 수요 충격이 시장 위축을 가져온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우선 코로나19에 따라 투자은행 등 금융업계가 일제히 재택 근무에 들어가면서 임대 수요가 줄었다. 뉴욕 근처 웨스트체스터에 본사를 둔 마스터카드는 앞서 지난 5월 20일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될 때까지 본사와 전 세계 지사 직원들의 재택근무 체제를 이어가겠다"면서 "재택근무 체제와 사무실 등 부동산 관리 문제를 논의할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재택근무 체제가 자리 잡으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사무실 공간을 기존의 30%만 써도 될 것으로 보여 미래의 부동산 자산 관리에 대해 재검토할 때가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에선 또 크고 작은 상점이 문을 닫으면서 대량 실직이 이어져 임대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별개로 주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제한 차원에서 봉쇄령을 선포한 여파로 부동산 중개자들이 6월 22일까지 집을 보여주고 설명하는 식의 영업행위를 하지 못하면서 임대 매물이 쌓여도 정작 거래는 활발히 이뤄지지 못했다.

앞으로 시장 움직임과 관련해 보고서를 작성한 업체들은 지난 달 22일 이후로 부동산 중개 행위가 재개되면서 7월 들어서는 어느 정도의 반등이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 되면서 임대료가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 임대 시장 하락세는 실리콘밸리를 끼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두드러진다. 온라인 주택 임대 플랫폼인 줌퍼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원룸 임대료가 지난 6월 11.8%하락해 통계를 내기 시작한 후 처음으로 두 자릿 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앞서 5월 9%하락한 것보다 낙폭이 더 커진 것이다. 이에 대해 안데모스 게오르기아데스 줌퍼 최고 경영자(CEO)는 "실리콘밸리로 상징되는 스타트업이 줄줄이 들어선 샌프란시스코 주요 지역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는 임대료가 오르기만 했다는 점에서 놀라운 일"이라면서 "시장이 이렇게 변동하는 것을 본 적이 없으며 임대료가 내려간다는 것은 전례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특히 줌퍼 데이터에 따르면 6월 미국 전국 원룸 임대료는 1%정도 올랐는데 샌프란시스코에서는 11.8%떨어져 확연히 대비되는 모양새다. 게오르기아데스 CEO는 "트위터·페북 등 기술기업들이 단기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재택 근무 체제를 선택하면서 1차적으로 사무실 수요가 줄었고, 이어 2차적으로 회사 근처 주거 시설에 대한 직원들 임대 수요가 급감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미국 정보통신(IT) 기업들은 무기한 재택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구글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IT공룡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트위터는 무기한 재택근무 채제이고 페이스북은 앞으로 5~10년 내 직원 절반이 재택 근무 등 형식으로 원격 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구글은 오는 9월 7일까지 사무실을 폐쇄하고, 연말까지 원격 근무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바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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