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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돈 어디로 흐르나…재야고수가 찜한 투자 한 수
2020-07-09 18:00:40 

유례없는 유동성 장이 펼쳐졌다. 코로나19 위기 타개를 위해 정부가 각종 재정지출을 대폭 확대하면서 시중에 돈이 넘쳐흐르고 있다. 돈이 있다고 선뜻 소비에 나서는 이는 많지 않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불안감 속에서 재테크로 눈을 돌린다.
흔해진 만큼 내 자산가치가 더 떨어지지는 않을지, 오히려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증시와 부동산 시장에는 갈 곳을 찾는 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 예탁금은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일평균 투자자 예탁금이 25조원 안팎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두 배나 많은 돈이 주식시장에 쏟아져 들어온 셈이다. 부동산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각종 규제에도 잡히지 않는 집값 상승세는 매수 대기자들의 발걸음을 더욱 재촉한다. 토지보상금으로 풀리는 돈도 어마어마하다. 올 하반기부터 2021년 말까지 전국에 풀리는 토지보상금 규모는 5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규모 유동성이 움직일 때는 돈의 흐름에 잘 올라타야 뒤처지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는 올 하반기에는 어디로 돈의 흐름이 향할까.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재야고수들과 함께 투자의 맥을 짚어본다.



재야고수가 본 유망 투자처 1. 주식

약세장은 기회…5G·대선 테마주 담아라

‘슈퍼개미’ 전성시대다. 최근 증시에서 개인투자자가 상승장 주역으로 떠오른 가운데 그야말로 ‘큰돈’을 번 재야고수들이 속속 등장했다. 이들은 올 초 코로나19발(發) 증시 폭락 이후 들불처럼 번진 ‘동학개미운동’의 선봉에서 남다른 성과를 내며 수많은 개미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슈퍼개미 면면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테마주 투자로 수백억원 자산을 일군 20대 대학생부터 단타 매매와 차트 분석 전문가, 자산 배분을 통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벤처사업가 출신 투자자 등 다양한 경력과 전략을 자랑한다.

요즘 뜨는 슈퍼개미는 유튜브 방송이나 블로그, 강연 등을 통해 자신의 투자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공유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개인 방송을 통해 수익을 내는 과정과 방법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슈퍼개미가 많아진 것이 이번 동학개미운동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는 하반기 증시에서 ‘승리한 개미’로 남기 위한 방법은 뭘까.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슈퍼개미 4인에게 투자의 묘를 물었다.

상반기 국내 증시는 기대 이상으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하반기에는 이 기세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도 증시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 3월 바닥을 찍고 2200선까지 가파르게 반등한 코스피지수는 6월 이후 한 달째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 비관적 증시 전망 대세

▷코로나19·미중 분쟁 등 불안요소 많아

실전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슈퍼개미들은 하반기 증시를 어떻게 바라볼까. ‘시간여행’ 김민규 씨, ‘투자왕 김단테’ 김동주 이루다투자일임 대표, 선물주는산타(필명),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 등 슈퍼개미 4인에게 하반기 증시 전망과 대응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고수들의 하반기 전망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변동성 확대와 함께 약세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가시적인 진전이 보여야 그나마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튜브 채널 ‘시간여행TV(구독자 9만2000여명)’를 운영하는 김민규 씨는 올해 개미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인물 중 한 명이다. 1994년생인 김 씨는 고려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 신분으로 주식 부자 반열에 올랐다. 최근 부동산 개발 전문업체 ‘에이리츠’의 지분 9.64%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분 공시를 낸 것을 비롯해 코스닥 상장사 다섯 개 종목에 5% 이상 지분 보유 공시를 내 화제를 모았다. 현재 운용하고 있는 주식 가치만 2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증권사에 다니던 아버지 영향으로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주식 투자에 입문했다. 나이는 어리지만 주식 경력만 놓고 보면 15년 가까이 되는 베테랑이다. 당시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테마주’였던 이화공영과 울트라건설 매매로 적잖은 수익을 내면서 주식 투자에 눈을 떴다. 대학 입학 후 삼성전자 우선주 투자로 시드머니 1억원을 마련했고, 실적이 꾸준하고 부채비율이 낮은 소형주 중심의 투자로 자산을 불렸다.

김민규 씨는 하반기 증시가 힘든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물경제가 너무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 씨는 “취업자 수가 금융위기 직후인 1998년보다 더 많이 감소했고 생산, 소비, 투자지표 모두 크게 악화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기에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 친화적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다면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의 재유행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공매도와 주식 양도세 부과 확대 등 개인투자자에게 불리한 환경도 하반기 증시의 발목을 잡을 만한 불안 요소”라고 분석했다.

필명으로 활동하는 ‘선물주는산타’는 8000만원 종잣돈으로 8년 만에 100억원의 자산을 일군 재야고수다. 열다섯 살부터 주식에 관심을 갖고 증시와 기업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다. 스무 살 이후에 생긴 수입은 모두 주식에 투자했고, 퇴사 8년 만에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 2018년부터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투자 종목과 과정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며 투자 노하우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를 다니며 직접 발품을 팔아 얻은 기업 조사 자료를 아낌없이 공개하기도 해 그의 블로그는 개인투자자의 성지로 불린다.

선물주는산타 역시 하반기 약세장을 예상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온 시장의 변화가 제자리를 찾으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설비투자, 소비, 고용이 정상 궤도가 아니라는 것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 기업 실적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에도 눈에 띄게 좋아질 업종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약세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우담(雨潭)’이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남석관 대표는 증권가에서 ‘개인투자자의 전설’이라고 불린다. 50대 후반 남 대표는 하루아침에 깡통을 차는 일이 다반사인 주식판에서 오랜 시간 꾸준히 수익을 내는 투자자이자, 차트나 수급 분석은 물론 탄탄한 재무·경제학 지식을 바탕으로 투자 대상을 찾아내는 학구파 투자 고수로도 유명하다.

30년 넘게 주식 투자를 해오면서 갖가지 위기를 경험한 남 대표는 하반기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진전이 있다면 연말에는 2300선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남 대표가 꼽은 하반기 증시의 가장 큰 불안 요소는 국내 경제의 저성장 국면이다. 그는 “경제 전반에 걸쳐 눈에 띄게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같이 글로벌화돼 있는 기업이 너무 적고 기존 외국인 투자 비중이 너무 높아 추가로 외국인 투자가 확대되기 어려운 점도 염려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단테’라는 필명으로 유튜브 채널(내일은 투자왕)과 블로그를 운영 중인 김동주 대표는 자산을 축적한 뒤에 주식에 입문한 특이한 사례다. 카이스트 전산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창업한 스타트업이 카카오에 인수되면서 큰돈을 벌었다. 주식 투자를 시작한 계기도 재밌다. 회사 매각으로 번 돈을 PB에 맡겼더니 3년간 수익률이 형편없어 직접 투자에 나섰다고.

김동주 대표는 개별 종목 투자보다는 전 세계 주식과 채권, 원자재 등에 분산 투자하는 자산 배분 전략을 추구한다.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계좌를 계속 공개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도 꾸준한 수익을 내는 것을 보여주면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외부 변수와 상관없이 꾸준한 수익을 추구하는 김 대표는 증시 전망에 대한 말을 아꼈다. 그는 “지수를 예측하는 것은 투자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하반기 증시 역시 올 상반기처럼 불확실성이 클 것이다.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풍부한 유동성에 테마주 들썩

▷올웨더’ 자산 배분 전략도 관심

실전 투자 고수들도 하나같이 고개를 내저을 만큼 현재 증시 상황은 어둡다. 하지만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내는 방법은 늘 있는 법. 슈퍼개미들이 답답한 증시를 헤쳐 나갈 돌파구로 제시하는 비책은 뭘까.

김민규 씨는 정치 테마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통상 대선을 1년 앞두고 관련 테마주가 가장 크게 들썩이는 경향이 있는데, 본격적인 관심을 받기 전 한발 빠르게 진입한다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논리다. 김 씨는 “이렇다 할 주도주도 없고 괜찮아 보이는 업종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대선에 누가 대통령이 될지 여부가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기에 대선 테마주가 큰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한 유동성은 테마주가 뜨겁게 달아오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남석관 대표는 대형주 중심 안전한 투자를 추천한다. 업종별로는 언택트 수혜주와 반도체, 전기차 관련주가 향후 시장이 정상화되면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추천 종목은 네이버, 카카오, 삼성전자, LG화학, 삼성SDI다. 남 대표는 “글로벌 증시의 동기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미국 증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미국 증시에서 어떤 업종과 종목이 시가총액 상위로 치고 올라오는지를 눈여겨보고 국내 증시에 대응하는 방법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선물주는산타는 5G 관련주 전망을 낙관적으로 내다본다. 한국이 세계 최초 상용화를 이끌었고 해외에서도 2021년 이후부터 본격적인 설비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향후 성장성이 충분하고, 미국의 반화웨이 정책으로 국내 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주 대표는 특정 종목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다양한 자산군의 ETF를 골고루 담는 ‘올웨더 포트폴리오’ 전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미국 외 주식, 신흥국 주식은 물론 주식과 근본적으로 가격이 다르게 움직이는 자산인 채권에도 국가별로 나눠서 투자한다. 김 대표의 포트폴리오는 VTI(미국 전체 주식) 35%, EDV(제로쿠폰 장기채) 20%, LTPZ(물가연동 장기채) 20%, VCLT(회사 장기채) 7.5%, EMLC(신흥국 채권) 7.5%, DBC(원자재) 5%, IAU(금) 5% 등으로 구성된다.

김 대표는 “올웨더 전략은 금, 원자재, 물가연동채, 신흥국 채권 등 모든 경제 상황과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는 자산을 보유한다. 들이는 노력과 시간은 현저히 적은데 꾸준히 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성과를 보장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대주주 지분율 높은 기업 주목

▷나만의 투자 모형·평정심 유지는 기본

이들이 평범한 개미에서 ‘슈퍼개미’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자신만의 확고한 투자 원칙을 지켜나갔기 때문이다.

남석관 대표는 “험하고 어려운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고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익 나는 투자 모형’을 만들고 본인의 투자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 시장이 우호적이지 않으면 투자하기 좋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좋은 투자”라고 당부했다.

김민규 씨는 “장이 끝나면 주식을 매매하면서 느낀 감정들을 싹 잊어버리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매매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큰 장애물이 된다는 이유다. 주식 투자를 하루 이틀 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멘탈관리는 필수다. 그는 “수익이나 손실이 아무리 커도 흔들리지 않고 매매에 임할 수 있는 평정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물주는산타는 대주주 지분율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투자를 시작할 때 얼마나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보다 원금을 지켜낼 수 있을지에 대해 더 초점을 맞춰 고민하고 결정한다.
이런 맥락에서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야 회사를 올바르고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갈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주 대표는 “투자를 하는 이유와 기간, 언제 그만할지 등을 투자 시작 전에 명확하게 정해두라”고 주문했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이런 요소들을 투자하는 도중에 결정하다 보면 외부적인 요인에 휘둘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판단하고 대응하는 것이 수익률 향상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66호 (2020.07.08~07.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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