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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스마트팩토리 도입 후 승승장구 오토스윙-생산성 악화에 베트남 이전까지 검토 삼성 덕분에 환골탈태…불량률 제로
2020-07-10 13:06:43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중소기업 오토스윙. 흔히 생각하는 기름 냄새가 나는 공장이 아니다. 작업 환경이 깔끔하고 외국인 근로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직원이 젊은 한국인 남성이란 점이 눈에 확 들어온다.

오토스윙은 삼성전자와 협력을 통해 첨단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현한 강소기업이다.
스마트팩토리 도입 후 단순 반복 업무를 담당하던 외국인 근로자는 사라졌다. 대신 20~30대 한국인 근로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연 매출 500억원 규모의 이 회사는 산업용 전자용접 마스크를 전문으로 생산한다. 글로벌 기업인 미국 밀레와 1위를 다툴 만큼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다.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 중 대략 50~60%. 비록 작은 기업이지만 스마트팩토리 활용을 통해 전성기를 맞았다.



▶작은 인연에서 시작된 삼성전자 협력

▷ERP 시스템 구축으로 생산성 향상

금천구 가산동은 한때 수많은 소규모 공장이 밀집했던 곳이다. 지난 6월 26일 찾은 이곳은 공장지대라고 보기 무색했다. 공장이 있던 부지는 대부분 오피스텔이나 주거용 시설로 탈바꿈했다.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곳도 꽤 있다.

허문영 오토스윙 대표 또한 한때 공장 부지를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인건비 상승으로 국내에서는 도저히 생산성을 맞추기 어려워지면서 공장 이전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실제로 허 대표는 베트남 현지 시장조사까지 마쳤다고.

공장 이전 결심까지 선 상황에서 그는 우연히 2017년 정부가 만든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대·중소기업 상생 차원에서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사업 일환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허 대표는 해당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오토스윙이 삼성전자와 인연을 맺게 된 배경이다.

상생 프로그램에 선정되자 삼성전자 직원 3명이 오토스윙을 방문했다. 허 대표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고한다.

“삼성전자 직원들은 다른 말 하지 않고 자기 책상만 내달라고 하더라. 그리고 오토스윙 회사 사복을 달라고 했다. 점심은 오토스윙 직원과 똑같이 먹을 것이며 다른 것은 일절 요구하지 않겠다는 말에 신뢰가 갔다.”

삼성전자 직원들은 오토스윙 공장 시스템을 하나둘씩 바꾸기 시작했다. 물류·생산라인부터 시작해 사소한 시스템까지 뜯어고쳤다. 삼성전자 부장급 3명이 움직이니 공장 분위기가 점차 바뀌었다. 그들이 머문 몇 개월 동안 오토스윙은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ERP란 기업 생산과 물류, 재무, 회계, 영업, 구매, 재고 등 경영활동 프로세스를 통합적으로 연계해주는 시스템이다. 삼성전자와의 협력으로 오토스윙은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신기술까지 지원받아

▷3세대 용접면 출시 예고

오토스윙이 삼성전자와 다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해다. 해당 프로그램을 2년 연속 같은 기업이 지원할 수 없기에 2018년은 건너뛰고 2019년 다시 한 번 응모해 당첨됐다.

이번 지원은 2017년과 차원이 달랐다. 삼성전자 사장급 인사가 오토스윙을 직접 방문했다. 오토스윙이 공장 혁신을 위한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삼성전자는 오토스윙의 13가지 분야에 손을 댔다. 원가 개선, 품질관리, 생산성, 금형, 자동화, 시스템, 물류, 홍보와 광고, 판로, 특허, 개발 구매, 신기술 등이다. 수십 명 삼성전자 직원이 교대로 공장에 상주하며 공정 절차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쳤다.

이전까지 구불구불했던 공장 라인은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직선화했다. 모든 제품은 바코드로 입출고 관리를 했다. 각 단위 공정(설비)별 조건과 품질 정보, 검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췄다. 또 물류 정보를 통합 연계해 실시간 공정 품질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생산·물류 과정을 쉽게 추적함으로써 품질 문제 발생 시 원인 분석, 대책 수립이 한결 쉬워졌다.

회사 진단부터 대응책 마련, 실행까지 걸린 시간은 약 9개월. 오토스윙 생산성은 그사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한때 7%에 달했던 제품 불량률이 지금은 1% 미만으로 줄었다. 생산성은 32% 늘었고 제조 원가는 11% 낮췄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패밀리 혁신’이란 이름 아래 오토스윙뿐 아니라 오토스윙 협력업체 지원까지 나섰다. 1년 동안 열심히 배운 덕분일까. 지난해 오토스윙은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스마트공장 모범 사례’로 선정됐다.

오토스윙은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신기술 제품도 개발할 수 있었다.

도로를 지나다 보면 공사 현장에서 인부들이 빨간색 용접면을 쓰고 용접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용접면은 무려 1885년 처음 등장한 제품이다. 약 40년 전인 1980년 ‘2세대 용접면’이 등장했다. 이후 특허 보호 기간 20년이 지난 2000년부터 미국, 유럽 등에서는 2세대 용접면을 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대형 조선소 등에서 많이 활용한다. 흑백 LCD가 탑재돼 보다 편리하게 용접할 수 있다.

오토스윙이 현재 생산하는 제품은 3세대 용접면이다. 내년 출시 예정이다. 벌써 특허 등록을 마쳤다. 3세대 용접면은 기존 제품과 차원이 다르다.

용접은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한 기술이다. 조선소에서 용접공을 단련시키려면 최소 3개월 이상 소요된다. 배우는 데 오래 걸리는 이유가 있다. 용접면을 쓰면 용접하는 부분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 3세대 용접면은 눈을 보호하면서도 용접하는 부분을 정확히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오토스윙이 3세대 용접면을 만드는 과정에서 삼성전자 도움이 컸다. 갤럭시 스마트폰 카메라 기술을 용접면에 접목함으로써 이 제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 허문영 대표는 “벌써부터 미국, 유럽 등에서 반응이 폭발적이다. 3세대 용접면을 모두에게 선보일 내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터뷰 | 허문영 오토스윙 대표

지속적인 혁신만이 세계 시장서 살아남는 비결

Q. 오토스윙이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A 우연한 기회에 대·중소기업 상생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스마트팩토리가 오토스윙에 필요한 솔루션이라 생각해 적극 도입하게 됐다. 도입 과정에서 삼성 측이 ‘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려 하느냐’고 물었다. ‘기업 운영에 한계가 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만약 공장 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베트남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협박(?)까지 했다. 삼성전자 측에서 오너 의지를 중요하게 보는 것 같더라.

Q. 스마트팩토리 도입 후 성과는.

A 일단 생산성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불량률은 거의 제로 수준으로 감소했다. 무엇보다 기업문화까지 바꿔놓은 점이 고무적이다. 그동안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일을 부서 간 떠넘기는 관례가 있었다. 스마트팩토리 구축 후 그런 문화가 사라졌다. 각 부서별로 따로따로 일하던 문화도 서로 협업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항상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Q.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고민하는 중소기업에 조언한다면.

A 스마트팩토리 도입 과정에서 대기업과 협력하면서 다양한 노하우를 배웠다.
주요 부품을 어디서 구입하는지부터 시작해 수입 자재를 국산화하는 방법까지 여러 가지를 깨우쳤다. 혁신은 끝이 없다. 지속적인 혁신활동만이 오토스윙 같은 중소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비결이다. 혁신을 위한 첫 번째 시도가 바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구축이라고 생각한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66호 (2020.07.08~07.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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