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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수주 잭팟-수주 랠리에 물 만난 조선주…호실적 ‘뱃고동’
2021-02-22 11:22:50 

지난해 ‘수주 가뭄’에 시달렸던 국내 조선업체들이 연초부터 릴레이 수주에 성공하며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해상 물동량 회복 움직임과 국제유가 상승세도 조선업황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1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조선업계는 글로벌 선박 발주량 180만CGT(표준화물선환산t수) 중 93만CGT를 수주하면서 발주량의 약 52%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약 7만CGT(2척)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약 12배 늘어난 규모다. 올해 1월 전체 선박 발주량도 전년(143만CGT) 대비 25.8% 늘어난 가운데 한국은 수주량과 수주액 모두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는 1월 발주된 대형 컨테이너선 8척, 대형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2척, 초대형 유조선(VLCC) 2척 등을 모두 수주하며 주력 선종에서 100% 점유율을 보였다.

수주 실적 개선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거론되던 수주 가시권 물량들이 실제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유승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2021년은 조선업체들이 해상 물동량 회복의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수주 가시권 물량이 본격적인 수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조선주 멀티플 회복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발주량 절반 독차지

▷노후 선박 교체 수요 증가도 호재

지난 2월 16일 대우조선해양은 유럽지역 선주와 4863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4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들어 컨테이너선 4척, 초대형 LPG(액화석유가스) 운반선 2척 총 6척(약 6억달러 규모)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7812억원 규모의 LNG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한 것을 비롯해 올 들어 LNG 운반선 1척, 컨테이너선 9척 총 10척 수주에 성공했다. 수주액은 13억달러 규모로 올해 수주 목표액(78억달러)의 17%를 달성했다. 한국조선해양 역시 올해 선박 22척, 19억달러 규모 일감을 수주했다. 2월 18일 기준 국내 조선 3사의 수주 규모는 총 38억달러로, 올해 수주 목표(304억달러)의 12.5%에 달한다.

선박 가격도 오르고 있다. 2월 둘째 주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28포인트로 전주 대비 1포인트 올라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조선가지수는 전 세계 신규 건조 선박 평균 가격을 지수화한 것으로 지수 상승은 선박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VLCC를 비롯해 대형 컨테이너선과 LNG 운반선의 신조선가도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선가 반등이 조선주 주가 재평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가 상승은 경기 회복 기대감에 글로벌 선사들이 잇따라 선박을 발주한 결과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해상 물동량이 전년 대비 4.71% 증가한 119억t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증가한 것도 조선업황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이슈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선사들은 친환경 선박을 도입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IMO(국제해사기구) 규제에 따라 2025년부터는 기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 이상 감축하지 않은 배는 운항이 금지된다. 장기적으로 이 같은 규제는 점차 확대돼 2030년에는 배출량 감축이 40%, 2050년에는 50~7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10년간 지속될 조선업 호황이 비로소 시작됐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채택된 유럽연합(EU)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의무화 등이 노후선 교체에 대한 실질적 압력으로 작용해 발주량 증가가 기대된다. 국내 조선사들이 친환경 선박인 LNG선과 LNG 추진 컨테이너선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주 주가 동반 상승세

▷LNG 추진선 관련주 주목

조선주 주가도 당연히 강세다. 신규 수주 소식을 발표한 현대미포조선 주가는 2월 들어 16.2% 올랐고, 같은 기간 한국조선해양 10.6%, 대우조선해양 6.7%, 삼성중공업 4.8% 등 조선 3사의 주가도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조선 기자재업체들도 수혜가 예상된다. 특히 친환경 수혜가 예상되는 LNG 추진선 관련 업체들이 주목받는다. LNG 연료를 사용하면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대표적인 대기오염 물질인 황산화물, 질소산화물을 기존 벙커유 운항 대비 각각 99%, 85% 줄일 수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LNG 추진선 건조는 2020년 20조원 규모에서 2025년 13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LNG 추진선은 니켈이 9% 포함된 니켈강을 사용하는데, 세진중공업은 여기에 사용되는 연료탱크를 제작한다. HSD엔진은 수익성이 높은 이중 연료 엔진을 만든다. LNG를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액체 상태인 천연가스를 추진 장치에서 사용 가능한 압력과 온도로 바꿔주는 LNG 연료 공급 시스템이 필요하다. 최광식 애널리스트는 “대형 조선사보다 더 순수하게 LNG선 건조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상선에서 이중 연료 엔진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비엠티(선박용 파이프)와 화인베스틸(인버티드 앵글), 케이에스피(선박용 엔진밸브), 오리엔탈정공(선박용 철구조물) 등도 LNG선 제조와 관련된 업체다. 동성화인텍과 한국카본은 LNG를 보관하는 데 필요한 초저온 보냉재를 공급한다. 기체 상태의 천연가스를 배로 운반하려면 액화가 필수고, 액화된 LNG를 보관하기 위해서는 초저온을 유지해야 한다. 조선소 수에 비해 보냉재 공급 기업 수가 적어 2018년 하반기부터 보냉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태광, 성광벤드, 디케이락, 하이록코리아는 선박용 배관과 이음쇠를 만드는 피팅업체다. LNG 선박은 물론 LNG 시추선과 보관시설 등에도 각종 배관과 이음쇠가 많이 쓰여 조선업황이 살아나면 수혜를 받는다. 선박용 도료를 생산하는 노루페인트와 조광페인트도 관련주로 분류된다.

▶불확실성 주의해야

▷한국·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지연

올해 조선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대세이기는 하지만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최근 국제유가가 반등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은 수요 개선보다는 산유국 감산 영향이 크다. 선주 입장에서는 물동량이 감소하는 상황인 셈이다. 화석 연료에서 친환경에너지로의 전환 움직임도 유조선 선주에게는 리스크 요인이다.

대표 조선주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간 인수합병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도 변수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유럽연합의 기업결합 심사 지연 등으로 대우조선해양과 인수합병이 늦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결과다. 기업결합 심사가 늦어지면서 유상증자 등 자금 확보 계획들도 잇따라 지연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7월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6개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고, 지난해 말 중국의 승인으로 유럽연합과 한국, 일본 3개 경쟁 당국의 심사만 남아 있는 상태다. 양사 합병 시 전 세계 LNG 운반선 점유율은 약 60%에 달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기업 운영과 재무구조 마련을 위해서는 인수합병 작업이 빨리 마무리돼야 한다.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서는 긍정적인 결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7호 (2021.02.24~2021.03.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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