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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이퍼링 시작…한은, 내년 초까지 먼저 기준금리 올릴 듯
2021-11-04 10:49:40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마침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작을 선언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연준이 테이퍼링 개시와 상관없이 기준금리 조기 인상에 선을 긋고 있는 만큼, 한은은 지난 8월 시작한 '선제적'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일단 내년 초까지 유지한 뒤 서두르지 않고 연준의 동향을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의 경우 기본적으로 테이퍼링 등 달러 유동성 축소가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의 요인이지만, 이미 예고된 수순인데다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 등을 고려할 때 급등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테이퍼링 발표하는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설명테이퍼링 발표하는 파월 미 연준 의장

◇ 내년초까지 기준금리 1.25%로 올려놓고 이후는 연준 동향 따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일정을 주시하는 것은, 테이퍼링 자체가 연준이 달러 풀기를 멈추고 정상적인 통화정책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직접적이고 중요한 의미는, 테이퍼링 개시가 일정 기간 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다는 데 있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화폐) 보유국이 아닌 우리나라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어느 정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고, 같거나 낮아지면 더 가치 있는(금리가 높은) 달러를 쫓아 외국인 투자자들의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대규모 '자금 유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금통위가 '연준보다 먼저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p) 인상한 것은 가계부채, 부동산, 물가뿐 아니라 미국과의 금리 차이와 자금 유출 가능성도 고려한 결정이었다.

금통위 입장에서는 다행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달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하겠다고 알리면서도 "테이퍼링 시작 결정이 금리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직접적 신호는 아니다. 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별도의 한층 엄격한 조건이 만족돼야 한다"고 말한 만큼, 더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한은 관계자는 "테이퍼링 개시 시점은 시장 예상과 차이가 없고,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언급도 없는 만큼 우리나라 이달 금통위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따라서 금통위는 이달 25일 회의에서 0.25%포인트, 내년 1월께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1.25%까지 올려놓고 향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일정에 따라 대응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0.75%)는 연준의 기준금리(0.00∼0.25%)보다 0.5∼0.75%포인트 높은 수준인데, 우리가 내년 초까지 0.5%포인트를 더 올리면 격차는 1.0∼1.25%로 커진다.


◇ 단기적 환율 충격 없을 듯…중장기적 원화 약세엔 대비해야

연준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한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매달 국채 등 자산 1천200억달러어치를 사들이며 달러를 풀었다. 테이퍼링은 이달부터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해 달러 유동성 공급(양적완화)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간다는 뜻이다.

연준은 11월 말에 150억달러의 채권 매입을 줄이고, 12월에는 11월 기준으로 150억달러의 채권 매입을 감소시키겠다면서 경제전망의 변화에 따라 매입 속도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시중에 풀리는 달러가 지금 수준보다 감소하기 때문에, 당연히 테이퍼링으로 달러 가치는 높아지는(달러 강세) 대신 원화 등 다른 통화가 약세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2013년 5월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테이퍼링 언급만으로 신흥국 통화와 주가 가치가 급락하는 이른바 '긴축발작'(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이 나타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테이퍼링은 오랜 기간 예고된 사안인 만큼 당장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테이퍼링은 시장에서 기정사실이었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환율 상승 압력은 있겠지만, 시장이 우려하는 상황들이 이미 현재 환율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지금 수준에서 환율이 많이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도 "이미 연준이 테이퍼링을 11월에 발표한다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였다"며 테이퍼링 발표가 단기적으로 환율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가 환율 상승 압력을 어느 정도 줄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이번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에서 금리인상 언급이 나왔다면 단기적으로 환율이 1,200원을 넘었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이달 기준금리 인상이 거의 확실시되고, 내년 초 추가 인상까지 예상되는 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아직 정확한 일정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 금리 격차가 유지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더라도 속도가 빠르지 않고 매우 완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될 즈음엔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달러화 유동성 축소로 한국 시장에서도 서서히 자본 유출이 나타나며 원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특히 물가 상승 우려가 큰 상황에서 원화 약세는 수출 증대 효과보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문제를 심화시켜 국내 소비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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