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달러 표시 국채 상환 통로를 막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처음으로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러시아가 미국 채권자에게 국채를 상환할 수 있도록 유예해준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재무부·금융기관 등과 자국 금융기관 간 거래를 전면 금지하면서 이달 25일까지 유예 기간을 준 바 있다.
미국 정부의 연장 불허로 러시아는 25일 0시부터 미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국채의 원리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됐다.
지난 20일 러시아는 이달 27일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의 이자 지급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유예기간을 종료할 것을 예상하고 미리 송금에 나선 것이다. 다만 러시아는 다음달 23일과 24일 총 3억9400만달러에 달하는 외채를 상환해야 한다.
이때 갚지 못해도 30일의 유예기간이 주어지지만, 기술적으로 채무 상환이 불가능해진 만큼 디폴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유예 조치 종료가 미국에만 국한된다는 점이 변수다. 유럽 등 미국 밖의 채권 보유자들은 러시아로부터 상환받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유럽연합(EU)과 영국이 미국 선례를 따를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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