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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은 美 지갑은 닫았다…리오프닝株, 여전히 팬데믹 [월가월부]
2022-05-26 17:22:58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 전환)을 전망하며 뉴욕증시에서 연초부터 기대를 모았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주가 예상과 달리 경기 침체, 소비 둔화 우려로 맥을 못 추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리오프닝 대표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의 주요 여행 관련 종목들을 모아둔 상장지수펀드(ETF) '인베스코다이내믹 레저&엔터테인먼트 ETF(PEJ)'는 최근 한 달간 9.13% 떨어졌고 주요 항공사들을 모아둔 'US 글로벌 제트 ETF(JETS)'도 같은 기간 10.55% 하락했다.

여행·항공과 더불어 대표적인 리오프닝주로 꼽혔던 의류주도 마찬가지다.
최근 한 달간 뉴욕증시에서 나이키(-10.22%), 룰루레몬(-26.06%), 랄프로렌(-10.19%), 아베크롬비(-36.25%), 아메리칸이글(-10.44%) 등 주요 의류주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모두 S&P500지수의 최근 한 달 수익률(-4.71%)을 크게 밑돌았다.

이는 리오프닝주가 기본적으로 임의소비재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임의소비재란 물, 음식 등과 달리 필수적이지 않은 것으로 분류되는 상품·서비스를 뜻한다. 상대적으로 덜 필요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재정 상태 등에 따라 소비량 변동이 심하다는 특성이 있다. 최근 농산물, 유류 등 소비를 줄이기 어려운 필수소비재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해지고 있어 임의소비재인 리오프닝 관련 소비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타깃과 월마트도 실적 발표에서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가전제품, 의류 등에서 소비가 줄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나이키, 맥도널드, 스타벅스 등 리오프닝주가 포함된 S&P500 임의소비재 지수는 이달 들어 약 12.95% 하락했다. 이는 S&P500 주요 섹터 지수 14개 가운데 최악의 성적표다.

동시에 미국 소비자들이 여행, 의류 등 리오프닝 관련 소비를 늘릴 여력이 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리오프닝주가 관심을 받았던 것은 미국에 누적된 저축이 많고 이연 수요가 충분해 폭발적인 소비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엔데믹 시대가 와도 소비자들이 여행 등에 돈을 쓰지 않으면 리오프닝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수 없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발발 직후를 제외하고 연초 이후 반등에 성공했던 리오프닝주가 최근 하락한 원인이다.

KB증권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전보다 미국의 현금성 자산 저축액이 약 3조달러 증가했지만, 미국 소비자들이 이를 여행, 의류 등에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식품 물가가 오르면 임의소비재 수요가 줄어드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가계의 소비 의향을 반영하는 소비자 신뢰 지수도 연초보다 하락했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함께 나타났던 시기에 소비자들은 대체로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경향을 보였다"며 "역사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시기인 1970년대에 저축률이 가장 높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3%를 밑돌았던 미국 저축률도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자 가파른 상승세로 전환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며 리오프닝 소비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 크리스 세니예크 울프리서치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 침체를 피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는 결국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며 "경기 침체가 온다면 실질임금 감소를 유발해 전체적으로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리오프닝주처럼 기대감이 주가를 이끄는 테마주에 대한 관심을 꺼야 한다고 조언한다. 섣부르게 리오프닝주를 저가 매수하는 것보다 현금 흐름이 좋은 기업이나 투자자에게 당장 현금을 줄 수 있는 배당주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엘런 헤이즌 FL퍼트넘 수석시장전략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성장이 둔화되는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현금 흐름"이라며 "현금 흐름이 좋은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금이 몰리고, 돈을 못 버는 기업의 주가는 하락하는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숀 크루즈 TD아메리트레이드 수석전략가도 "투자 부담이 크거나 당장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가장 먼저 하락하고 있다"며 "기업이 현금을 벌어들이는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존 어거스틴 헌팅턴프라이빗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내년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은 현금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실제로 최근 몇 개월간 배당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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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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