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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푹 숙인 곡물株…재미 보던 서학개미, 수익률 대부분 반납 [월가월부]
2022-07-07 17:21:57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6월 이후 곡물가가 급락하면서 올해 뉴욕 증시 최고 수익률을 거뒀던 업종 중 하나인 농업주도 함께 추락했다. 농업주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3월부터 오르고 4월에 고점을 찍으며 큰 주목을 받았던 바 있다.

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요 농산물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블룸버그 농산물지수(BCOMAG)는 최근 한 달간 16.45% 하락했다. 부셸 단위로 거래되는 옥수수, 밀, 대두 선물 가격도 각각 21.21%, 26.39%, 13.74% 떨어졌다.
농산물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인베스코 DB 애그리컬처 펀드(DBA)'는 한 달간 11.17% 손실을 기록하며 연초 가격 아래로 추락했다. 고공행진하던 곡물가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됐던 농업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농업 기업에 투자하는 ETF인 '반에크 애그리비즈니스 ETF(MOO)'는 한 달간 14.75%, 연초 대비 11.52% 떨어졌다.

곡물가 하락과 함께 농업에서의 자금 이탈이 뚜렷한 상태다. 실제로 농산물 생산 단계에서 실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유통기업까지 농업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러시아산 비료 수출 제한과 농산물 최대 생산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 작황 악화에 따라 곡물가는 크게 상승했다. 수익성 개선 기대감에 농업주들은 일제히 주가가 두 자릿수 이상 상승했지만 올해 수익률 대부분을 반납했다.

우선 자율주행 트랙터를 출시해 '농기계 테슬라'로 불리며 대표적인 곡물가 상승 수혜주로 꼽혔던 디어앤드컴퍼니(디어)는 한 달간 주가가 21.40% 급락했다. 지난 4월 연초 이후 주가가 약 27.60% 오르며(고점 기준) 큰 주목을 받았지만 어느새 연초 대비 약 17.41% 하락해 버렸다. 곡물 가격 상승에 힘입어 미국 내 농가 수익성이 개선되며 노후 장비 교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깨진 게 가장 큰 이유다.

전쟁으로 비료값이 폭등하면서 주목받은 미국 비료기업 모자이크도 최근 한 달간 주가가 22.25% 급락했다. 러시아가 세계 비료 가운데 20%가량을 생산하는 국가이고 수출 제한 조치 등으로 비료값이 올라 모자이크도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그 덕에 주가도 연초 대비 97.26% 올랐다. 하지만 최근 비료 가격이 하락하며 이익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졌다. 북미 지역 비료 가격에 연동된 블룸버그 그린마켓 비료가격지수는 지난 1일 기준 고점(1270.4)보다 29.33% 하락한 897.76까지 떨어졌다. 현재 모자이크는 연초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연초 대비 주가 상승폭은 10.62%까지 낮아졌다.

곡물 가공·유통기업인 번지,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ADM)도 마찬가지다. 번지, ADM은 최근 1달간 각각 23.90%, 19.33% 급락했다. 두 기업은 올해 한때 연초 대비 각각 45.65%, 37.02% 오르며 고점을 기록했지만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심지어 번지는 주가가 연초 가격 이하까지 떨어졌다.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농산물과 식재료를 구입하는 유통사인 크로거의 주가도 최근 한 달간 8.90% 조정받았다.

전문가들은 농업주 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농업주 주가가 곡물 가격에 연동되고 곡물값이 오르며 일종의 테마주로 유행했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선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안석훈 키움증권 글로벌리서치팀장은 "애초에 올해 농업주가 보였던 상승률은 과도했고 지금은 테마를 좇는 투자 전략을 사용하면 휘둘릴 수 있는 시기"라며 "개별 기업 중심으로 2분기 실적과 3분기 가이던스를 보고 접근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농산물 가격은 올해 들어 전쟁과 기후 영향에 움직이고 있는데, 현재 상황에선 변동성이 매우 커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전쟁이 계속되고 기후 악화가 영향을 준다면 농업주도 반등할 수 있지만 이를 예측하긴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곡물가가 급락한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 세계 최대 밀 수출국 중 하나인 호주가 수확량을 늘릴 것으로 보이고 브라질에선 풍년으로 인해 옥수수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또 대두와 여러 곡물의 수확량을 크게 줄일 것으로 보였던 북미 지역 이상기후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이 됐다.


마크 오스왈드 ADM인베스터서비스 전략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줄어든 생산량만큼 다른 지역에서 농산물이 수확되고 있어 우려만큼 공급 부족이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도 농산물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팀장은 "다른 원자재와 마찬가지로 경기 침체 우려가 곡물 가격 하락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며 "식료품 소비는 물가가 오를 때 먼저 줄이는 항목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계속된다면 결국 사람들이 먹는 데 쓰는 돈도 줄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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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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