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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략비축유 매일 100만배럴씩 푼다
2022-03-31 17:34:09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급등한 국제 유가를 잡기 위해 하루 최대 100만배럴씩 전략비축유 방출을 준비하고 있다. 비축유 방출 기간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대 6개월에 이르고 총 1억8000만배럴이 풀릴 수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촉발시킨 에너지 가격 영향을 줄이고 미국 가정의 석유 구매 가격을 낮추겠다는 목표를 갖고 이 같은 파격적인 전략비축유 방출 계획을 발표하기로 했다. 1억8000만배럴은 미국에서 원유를 보관하기 시작한 지난 50년 역사상 최대 방출 규모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연합(EU) 등과 협력해 러시아에 금융·무역·에너지 분야 고강도 제재로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 가스, 석탄 수입까지 금지했다. 이로 인해 세계 2대 원유 수출국인 러시아 물량이 시중에 막히면서 국제 유가는 한때 배럴당 140달러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미국 일선 주유소에서 휘발유 평균 가격은 30일 기준 갤런당 4.24달러로 한 달 전(3.6달러)보다 18% 올랐다.

미국이 비축유를 활용해 유가 안정 대책을 발표하는 것은 최근 6개월 새 이번이 세 번째다. 작년 11월 코로나19 대유행 국면에서의 경제 회복과 맞물려 석유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하자 세계 주요 국가들과 총 5000만배럴 비축유 방출을 발표했고, 올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에는 30여 개국과 6000만배럴 추가 방출에 합의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 규모는 3월 25일 기준 5억6800만배럴로 추산된다. 미국 관리는 "비축유 방출을 위해 국제에너지기구와 조율했고 동맹국과 파트너국에도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유럽과 일본의 비축유 방출 동참 여부가 주목된다. 이는 산유국에도 추가 증산 압력으로 작용했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의 연합체인 OPEC+는 요지부동이다. OPEC+는 31일 회의에서 지난해 예고한 대로 하루 증산 규모를 기존 40만배럴에서 5월부터 43만2000배럴로 늘리는 수준에 합의했다.

국제유가는 전날보다 4~5%씩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31일 오후 10시(한국시간) 기준 배럴당 5.2% 떨어진 102.2달러, 브렌트유는 4.5% 하락한 106.3달러에 거래됐다.

오는 11월 미국 상원의원 3분의 1과 하원의원 전원을 교체하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최우선 국정 도전 과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다. 갤럽이 3월 1~18일 미국의 18세 이상 성인 1017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미국 현안 중 가장 큰 우려는 인플레이션(응답률 59%)으로 조사됐다. 미국인들은 40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을 계속 체감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통화 정책을 다루면서 비중 있게 살펴보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2월 기준 전년 동월보다 6.4% 상승했다. 여기에서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PCE가격지수는 5.4% 올랐다. 이는 경제전문가들의 PCE(6.4%)와 근원PCE(5.5%)가격지수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모두 1980년대 초반 이후 가장 높다. 또한 연준의 근원PCE 목표치(2%)를 두 배 이상 뛰어넘었다.

이러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인해 연준은 3월 중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고,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5%포인트를 한 번에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있다. 이어 올해 남은 6월, 7월, 9월, 11월,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를 보면 FOMC 위원들은 연말 금리를 1.9%로 예상하고 있다.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40년 만에 최고치인 인플레이션과 낮은 실업률을 고려할 때 미국 기준금리를 중립금리인 2.5% 수준으로 신속히 올려야 한다고 이날 주장했다. 또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과 관련해 "연준의 9조달러에 육박하는 보유 자산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1.5%포인트 하락시켰을 수 있다"며 대폭적인 자산 매각을 촉구했다. 연준은 이르면 5월 중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을 발표할 수도 있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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