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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 실적에 쏠린 눈…에너지·광물 웃고 기술·항공 우나 [매경 월가월부]
2022-03-31 17:50:41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리스크 때문에 출렁였던 미국 뉴욕증시가 4월 실적 시즌에 돌입했다. 월가에서는 석유·가스 기업들의 호실적을 기대하면서도 항공주를 포함한 관광주와 일부 대형 기술주에 대해서는 불안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직전 분기 발표 때에는 '실적 둔화(피크 아웃) 우려' 때문에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실적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까지 겹치면서 어느 때보다 실적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30일(현지시간) 금융정보 업체 레피니티브 집계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S&P500 상장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평균 6.4%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 증가세는 올해 1월 집계한 것보다 소폭 하향됐다. 이날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건 전략가는 "연준의 긴축 움직임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경기 침체가 오진 않을 것"이라면서 "특히 4월에 본격 공개될 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 자체가 전반적으로 크지 않다"고 언급했다. 투자자들을 다소 안심시키는 발언이다.

다만 이는 1분기가 1~3월에 걸쳐 있다는 시기적 특성 때문에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데 따른 여파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기업들도 침공 사태를 감안한 가이던스(매출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 빠져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베인앤드컴퍼니의 허넌 샌즈 글로벌 성과 개선 부문 담당자는 "그동안 우리는 상품과 자원이 지리적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세상을 가정했지만 현재로선 그것이 더 이상 사실이 아니게 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재무부와 월가를 비롯해 기업들은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공급망 대란 장기화 가능성을 마주하게 됐다.

통상 뉴욕증시에서는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같은 대형 은행들의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S&P500 상장 기업 실적 시즌이 열린다. 다만 이보다 앞선 시기에 '글로벌 배송 업체' 페덱스와 '대형 유통 업체' 코스트코, '대형 주택 건설 업체' 레나 등 13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하는데 일종의 예고편 같은 역할을 한다. 30일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이들 13개 기업 중 9곳이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들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등 실적이 월가 추정치보다 11% 높았다. 다만 직전 분기에는 이들 기업의 실적이 월가 추정치보다 14% 높았다.

본격적인 실적 시즌을 앞두고 월가에서는 에너지 기업들의 호실적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원유·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았는데, 특히 미국이 향후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수출을 늘릴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천연가스 관련 기업 실적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30일 기준 천연가스 개발·탐사 기업인 코노코필립스와 석유·가스 정제 기업인 필립스66에 대한 월가 목표주가는 각각 14.6%, 19.5% 상향 조정됐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만큼 광물 채굴 기업 호실적에 주목하자는 조언도 나온다. 골드만삭스 측은 최근 메모를 통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구리, 철광석 등을 채굴하는 BHP와 리오틴토 주식을 매수할 만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기술 부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3월 25일 애덤 우드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올해 들어 글로벌 기술 기업들에 대한 커버리지가 17%나 줄어드는 등 시장의 관심이 덜하지만 그럼에도 기술 기업은 가장 강력한 성장동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분기별로 매우 높은 이익과 매출 실적을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커버리지란 증권사 연구원들이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기업 등 분석 대상 범위를 말한다.

다만 시장에서는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아마존과 '메타버스 대장주' 메타(옛 페이스북)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왔다. 일례로 30일에는 프랑스계 대형 투자은행 BNP파리바가 이례적으로 아마존에 대해 '매도' 투자 의견을 내고 12개월 목표주가를 2800달러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같은 날 기준 아마존 주가가 주당 3326.02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16%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레피니티브의 집계에 따르면 아마존을 분석하는 글로벌 증권사 58곳 중 매도 의견은 BNP파리바가 유일하다. 58곳 증권사가 낸 아마존 목표주가 평균치는 4000달러다. 스테펀 슬로윈스키 BNP파리바 연구원은 "물가가 급등하면서 사람들의 소비 여력이 줄어 매출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점, 물류·배송 측면에서 비용 상승 우려가 있다는 점이 투자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제 재개(리오프닝)' 수혜주로 부각됐던 관광 관련 기업들에 대해서는 1분기 이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돈다. 제프리스증권은 지난주 투자 메모를 통해 "최근 12개월 동안 S&P500 상장 기업들 주가를 돌아보면 지수 상승세보다 처지는 기업들을 저점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했다"면서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와 '미국 저가 항공사' 알래스카항공에 주목했다. 올해 1분기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기대한 것보다 회복세가 느렸지만 두 기업의 경우 가까운 거리 여행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게 이유다.
델타항공처럼 상대적으로 국제선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유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 압박을 마주하고 있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유가 급등으로 인해 항공권 가격을 5~10% 올려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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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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