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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율 OECD 절반…아일랜드 몰린 다국적기업이 고용 20% 창출
2022-07-03 17:44:32 

◆ 아일랜드의 기적 ◆

코로나19 백신으로 유명한 세계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자회사인 알렉시온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아일랜드에 제조와 연구개발(R&D) 명목으로 6500만유로(약 882억원) 규모의 투자안을 발표했다. 마르크 뒤노예르 알렉시온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아일랜드를 아스트라제네카의 글로벌 허브로 만들기 위한 투자"라며 "아일랜드가 희귀 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트로이 아일랜드 무역촉진·디지털·기업규제부 장관은 "이번 투자가 생명과학 분야의 세계적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아일랜드의 명성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아일랜드 민간 부문 고용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 기업 투자 유치는 아일랜드 경제의 핵심 중 하나다.


애플과 구글 등 세계 10대 정보기술(IT) 기업 중 9개의 유럽본부가 아일랜드에 있다. 아일랜드 투자발전청(IDA)에 따르면 지금까지 아일랜드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은 1700개에 이르며, 이들 기업이 아일랜드에 일자리 27만개 이상을 제공하고 있다.

관광에 의존하는 유럽 내 다른 국가와 달리 아일랜드는 기업 유치로 국가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다른 나라들이 공공 주도로 경기 부양에 나선 것과 달리 아일랜드는 기업 등 민간 활동을 강조했다. 기업이 편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덕분에 아일랜드의 총 공공부채는 2020년 58.4%에서 2021년 56.0%, 2022년 50.3%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올해 1인당 국민소득 10만달러(약 1억3200만원) 시대를 연 아일랜드가 기업 유치에 성공한 것은 낮은 법인세 영향이 크다. 아일랜드 법인세율은 12.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법인세율의 절반 수준이다. 김찬우 주아일랜드 한국대사관 참사관은 "투자 유치는 아일랜드 경제를 뒷받침하는 주요 동력"이라며 "법인세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획일적인 투자 인센티브 대신 투자 규모나 일자리 창출 여부 등 아일랜드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따라 IDA 및 정부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유연성 있는 인센티브 정책을 갖고 있다. 국가 투자 유치 기관인 IDA는 고용 창출 효과와 R&D를 연계한 투자 유치, 지역 균형 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 등의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R&D 비용은 최대 37.5%까지 세금을 감면해준다. 인지세 면제 등 아일랜드에 생산설비나 R&D센터를 세운 기업에 다양한 세액공제 혜택도 제공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IT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들도 앞다퉈 아일랜드에 진출했다. 세계 10대 제약업체 중 9곳이 아일랜드에 진출한 덕분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아일랜드 경제는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지난달 중순 아일랜드에 추가 투자를 결정한 한국 바이오 기업 SK팜테코 관계자는 "법인세 외에 제약 분야에 강점을 가진 게 아일랜드 추가 투자를 결정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아일랜드도 봉쇄 조치를 시행했지만, 다국적기업들이 낸 세금으로 비교적 정상적인 경제를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영어가 공용어인 점도 투자 유치에 유리한 환경이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영어가 공용어인 유럽연합(EU) 회원국은 아일랜드와 몰타뿐이다. 4억5000만 소비자를 가진 EU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아일랜드가 적합한 곳인 셈이다. 김 참사관은 "아일랜드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에 본사를 둔 많은 금융사들이 이곳에 넘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일랜드는 교육 수준도 높은 나라다. 지난해 OECD가 발표한 교육지표에 따르면 아일랜드의 고등교육 이수 비중은 38개 회원국 중 4위로 상위권이다. 25세에서 34세 사이 사람들의 58%가 고등교육을 받았다. 이는 OECD 평균인 45%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데, 아일랜드는 상대적으로 안보 위협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다. 전우형 KOTRA 런던무역관장은 "아일랜드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전쟁에서 안전한 나라로 소개돼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서도 안전한 투자처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미국 주도로 주요 7개국(G7)이 합의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도입은 아일랜드 경제에 부정적 요인이 될 전망이다. 아일랜드 정부도 최저 법인세율 15%에 동참하기로 한 상태다.

다만 연간 매출액이 7억5000만유로에 못 미치는 기업들은 현행 12.5%의 법인세율이 적용된다.

이와 관련해 김 참사관은 "IT와 제약사 본사들이 있는 아일랜드의 경쟁력이 워낙 탄탄해 아일랜드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의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법인세 인상이 전반적인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덕식 기자 /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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