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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곰에 장사없네"…나홀로 선전하던 정유株도 `흔들` [월가월부]
2022-06-26 18:09:00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지난주 뉴욕증시는 5~7%씩 오르면서 4주 만에 기술적으로 반등했다. 연중 고점 대비 20% 안팎 하락하면서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는 평가 속에 하방 압력을 이겨내고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주는 오는 30일 발표되는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고유가로 주목받는 정유주를 살펴봤다.


미국 에너지기업 엑손모빌은 2020년 8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에서 퇴출됐고 그 자리에 소프트웨어 판매기업인 세일즈포스가 신규 편입됐다. 미국 경제와 산업구조 재편을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 영역이 추가된 것이다.

엑손모빌은 전신인 스탠더드오일 시절이던 1928년부터 줄곧 다우존스에 속해 있던 최장수 기업이었지만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유가 하락에 직격탄을 맞고 '왕좌'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92년 만에 화석연료 시대의 종식을 알리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코로나 위기를 지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보복소비 증대'는 기름값 상승을 이끌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에너지 공급마저 막히면서 국제유가가 급격히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엑손모빌을 비롯한 정유회사들이 과거 저가에 구입했던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와 경유를 생산하며 고가에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이른바 복합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5달러를 훌쩍 넘은 20달러 이상으로 개선되면서 이익이 불어난 것이다. 불과 2년 만에 정유회사들이 주식시장에서 재평가받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24일까지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가 나란히 20% 안팎 하락한 가운데 엑손모빌 42%, 셸 17.3%, BP 6%, 셰브론 23.4%, 발레로에너지 38.4% 등 정유사들 주가는 플러스를 유지하며 선전 중이다.

그러나 최근 2주만 놓고 보면 정유주들은 최고점 대비 일제히 20%가량 떨어지면서 흔들렸다. 41년 만에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정책,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연이은 경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전방위적인 '정유사 때리기' 정책 등이 정유사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연준은 이달 기준금리 0.75%포인트를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에 나섰고 다음달에도 0.5~0.75%포인트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이러한 긴축정책은 경제를 가라앉게 하면서 원유 수요마저 위축시킬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2개월 내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직면할 가능성은 44%로 나타났다. 지난 4월 경기 침체 답변(28%)보다 더욱 높아진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했다. 경제 하락 속에서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관측에 따라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초반까지 밀렸다가 110달러에 턱걸이한 상태다. 한때 배럴당 150달러를 위협하던 기세에서 한발 물러난 모양새다.

티케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타리크 자히르 매니징 멤버는 "연준이 매파적일 경우 모든 위험자산에서 위험 회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하지만 일시적이며, 원유는 상승 추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당면한 최대 국정 현안인 물가 안정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정유사를 압박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엑손모빌은 지난해 하느님보다 돈을 더 벌어들였다"고 강력 비판하고 엑손모빌을 포함한 정유사 7곳에 개별적으로 편지를 보내 공급 확대를 촉구했다. 엑손모빌의 지난해 순이익은 230억달러(약 30조원)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전쟁 때 만들어진 국방물자조달법(DPA)을 근거로 휘발유 생산과 공급을 우선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러한 바이든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정유업체들이 추가로 생산을 늘릴 여력은 거의 없다. 정유사들의 정제시설 가동률은 보수 일정을 감안한 상한선인 94%에 도달한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거리를 뒀던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다음달 찾아가 관계 개선을 도모하면서 원유 증산을 요청할 예정이다.

현재 기름값 상승은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제에너지포럼(IEF)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석유·가스 분야에 대한 투자 규모는 3410억달러였다. 이는 코로나 대유행 이전(5250억달러)보다 23% 적고, 최고치였던 2014년(7000억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이처럼 화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원유 공급 부족을 부채질했다.

경기 침체 논란과 맞물려 원유 수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루 220만배럴 늘어난 1억16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수준까지 원유 수요가 회복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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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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