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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값 상승·물류대란 짓누르는데…뜻밖에 잘 달리는 美 운송주 [매경 월가월부]
2022-03-24 17:22:39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국제 원유·가스 가격 급등세가 글로벌 증시를 짓누르는 가운데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운송 관련주 상승세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물류 대란과 올해 불거진 연료 값 상승세는 운송업계의 비용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 분위기를 볼 때 강력한 소비 활동이 운송업계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긍정적 배경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월가는 운송 관련주 투자에 주목하면서도 개별 기업마다 매출과 비용 여건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투자 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24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이달 23일까지 최근 한 달간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 운송 평균지수(DJT)가 9.36% 올랐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3.42%)에 비하면 눈에 띄는 상승세다. 이 밖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중 운송 부문도 5.23% 올라서 같은 기간 S&P500 지수(3.91%)보다 상승 속도가 빨랐다. 지난달 24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시점이다.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등 주요국이 러시아 제재에 나서면서 러시아산 원유·가스 공급 감소 가능성이 불거져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뛰어넘었다.

DJT는 S&P다우 지수 중에서도 철도·트럭·항공·해운 등 운송 관련 기업 19곳의 주가를 따르는 지수다. 대표적인 구성 종목이 미국 철도업체 유니언 퍼시픽, 트럭 화물 운송업체 JB헌트, 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 해상 운송업체 맷슨, 렌터카 업체 에이비스 버짓, 배송업체 페덱스 등이다. 이들 기업 중 항공사를 제외하고는 유가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올라섰다. 최근 한 달 새 에이비스 버짓 주가는 59.66% 올라섰고 이어 JB헌트(11.26%), 맷슨(10.89%), 유니언 퍼시픽(10.57%)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실물경제 내에서도 특히 소비활동이 활발하다는 점을 배경으로 꼽는다. 맷슨의 매슈 콕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미국 내 소비가 강력하며 특히 소매 부문, 이 중에서도 온라인 상거래에서 활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맷슨 주가는 올해 1월 이후 연중 변동률을 기준으로는 32.89% 올라선 상태다.

운송 관련주 주가 상승세와 관련해 미국 소매협회(NRF)는 이달 15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 소매 판매 금액이 지난해보다 6~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예상 성장률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10년 동안의 연간 평균 상승률(3.7%)보다 2배 높은 수치다. 작년 소매 판매는 연간 14% 늘었다. NRF 보고서는 자동차 판매와 주유소, 레스토랑 판매는 제외했다. 온라인 소비가 늘어날수록 배송·물류 업계가 활기를 띠게 된다. NRF의 매슈 셰이 CEO는 "올해 소매 판매액이 4조8600억~4조9500억달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증가 전망은 물가상승세를 포함한 것이지만 인플레이션과 불안한 국제 정세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기꺼이 소비를 늘릴 것이라는 추정에 근거한 것이며 특히 소비는 온라인상에서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운송 관련주에 투자하려는 경우 개별 종목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사업 성격에 따라 비용 상승 압박이 상대적으로 크거나 매출 상승 기대감이 적기 때문이다. 일례로 배송업체인 페덱스와 UPS는 업계 내에서도 주가 상승세가 덜하다. 페덱스와 UPS는 최근 한 달간 주가가 각각 2.57%, 3.57% 오르는 데 그쳤다. 두 기업은 인건비 부담이 높은 편이다. 유가 부담과 물류 분류 작업 인력 인건비 상승이 겹치면서 주가 상승세가 제한됐다.

이 밖에 운송 부문 내에서도 항공주는 주가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낙폭을 기록 중이다. 반대로 렌터카 업체 에이비스 버짓은 50% 이상 주가가 뛰었다. 사람들이 먼 곳보다는 가까운 거리 여행을 선호한 결과다. 알래스카 항공의 앤드루 해리슨 부사장은 올해 1월 실적 발표 당시 "가까운 거리 여행은 개인 레저 차원에서는 회복되고 있지만 먼 거리 여행과 비즈니스 목적의 여행은 회복세가 충분하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UBS은행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이 올해 상반기(1~6월) 중 완화된다면 S&P500 지수가 상반기에 4800까지 오르고 하반기에는 이와 유사한 4750 선에서 마무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경우 상반기에는 운송·금융 부문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식음료와 서비스·통신 업종이 약세를 보일 것이고, 하반기에는 운송·방산·금융 부문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주택 건설·항공·여행 업종은 약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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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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