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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무역委 출범…中 겨냥해 "불공정 행위 차단"
2021-09-30 17:24:13 

미국과 유럽연합(EU)이 29일(현지시간)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처하고 반도체, 인공지능(AI)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무역기술위원회(TTC)'를 출범시켰다. 미국이 지난 24일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공동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를 통해 기술 협력을 약속한 데 이어 EU와 무역·기술 분야 대서양 동맹도 강화해 중국의 '기술굴기'에 강력히 대항하는 구도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EU 집행부는 이날 미국 피츠버그에서 제1차 무역기술위원회를 개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6월 유럽을 방문했을 때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부품 공급망 강화와 무역분쟁 사전 차단을 위한 무역기술위 설치에 합의했고, 이번에 첫 회의가 열렸다.
미국 측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했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과 스타브로스 람브리니디스 주미 EU대사도 함께했다. 미국·영국·호주의 군사기술 동맹인 '오커스(AUKUS)' 출범에 불만을 품은 프랑스가 미국·EU 무역기술위 개최까지 반대했으나 위원회 출범이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다. 양측은 10개 실무그룹을 구성해 분야별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피츠버그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전 세계 기술·경제·무역 현안을 조정하고 대서양 국가들의 무역 관계를 심화시킨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핵심 협력 분야는 반도체, AI, 6G 등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가장 비중 있게 다뤄졌다.

미국과 EU는 원활한 반도체 공급을 위해 글로벌 공급망 균형 재조정을 포함한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 또 반도체 가치사슬에서의 수요·공급 격차를 파악하고 자국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일단 단기 공급망 이슈에 초점을 맞췄다가 점차 중장기 전략을 협력한다는 구상이다. 러몬도 장관은 "반도체 공급망 투명성과 신뢰를 갖기 위해 산업별로 정보를 수집하고 반도체 공급을 늘리면서 연구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AI 기술 표준과 규범을 선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AI 기술이 잘못 사용되면 공동의 기본가치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측은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인 6G를 보급하기 위한 비전과 로드맵도 개발한다. 아울러 기후변화와 친환경 기술, 데이터 거버넌스와 기술 플랫폼, 디지털 도구에 대한 중소기업 접근성을 연구한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과 EU는 세계 경제를 대표하면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2~43%를 차지한다"며 "양측이 협력하면 국민들 삶에 유용한 기술 표준과 규범을 설정하고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EU는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불공정 무역 관행, 특히 세계 무역 시스템을 약화하는 비(非)시장 경제 관행으로부터 기업·소비자·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계속해서 협력한다"고 강조했다. 또 안보와 관련한 민감한 기술에 대해 수출을 통제하고 투자 심사를 할 때도 정보를 교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무역을 왜곡하는 비시장 정책과 기술, 그 권리 관계를 논의하는 등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오커스 출범을 계기로 최근 미묘하게 벌어진 미국과 EU 틈새를 파고드는 외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28일 주제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와 영상으로 중국·유럽 고위급 전략대화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왕 부장은 오커스에 대해 "미국·영국·호주 3국이 이데올로기로 선을 그어 새로운 군사집단을 만드는 것은 지정학적 긴장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과 EU 지도부 간 대화는 커지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안정을 가져오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EU의 최대 경제·인구 대국인 독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주독일 중국대사는 최근 독일 총선 직후 "독일의 새 정부가 어떠한 집권 조합을 선택하든 우리는 독일 각 정당이 실용적이고 협력적인 대중국 정책을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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