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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3법 시행령 `족쇄` 그대로…업계 "행안부 案으론 데이터 못써"
2020-06-16 17:35:22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과 관련해 정부가 엄격한 시행령을 고집하면서 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행정안전부가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한 이후 업계에서 몇 차례 간담회를 열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수정해달라'고 호소했지만, 행안부는 16일 독소조항을 거의 그대로 둔 시행령 일부 수정안을 발표했다. 이날 정부 보완책이 공개되자 업계에서는 "몇 달간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비롯해 다양한 루트로 전달한 의견이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행안부가 의견을 듣는다면서 소통 창구조차 차단하더니 결국 '족쇄'는 그대로 두고 데이터를 활용하라고 한다. 이대로는 기업들이 데이터를 제대로 쓸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꼽혔던 개인정보보호법 '14조2항'은 거의 수정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14조2항은 정보 주체 동의 없이 가능한 데이터 활용 조건으로 네 가지를 명시하고, 이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업계에서는 네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종합적으로' 정도로 수정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행안부는 원안대로 '모두 충족할 것'을 고수했다. 구체적인 조건도 △수집 목적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을 것이라는 조항에서는 '상당한'만 삭제하고 △정보 수집 정황과 처리 관행에 비추어 데이터 추가 이용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항에서는 '정황 또는 처리 관행'으로 수정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업계에서 가장 모호한 규정으로 꼽은 △정보 주체뿐만 아니라 제3자 이익도 침해하지 않을 것 △가명 처리해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경우 가명 처리할 것이라는 조항은 검토 의견을 내지 않았다. 업계가 지속적으로 호소했음에도 행안부는 두 조항 모두 '합리적인 의견'이 없다면 삭제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데이터3법 국회 통과에 고무됐던 업계는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
한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관계자는 "오늘 행안부 발표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아름다운 해변을 공개한다고 해서 가봤더니 바다에 '해파리'가 너무 많아 바닷물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하인호 행안부 개인정보보호정책과장은 "국무조정실 규제심사와 법제처 심사 등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기업 측에서 합리적인 의견을 내주면 반영할 여지는 남아 있다"며 "저희는 기업 입장만 듣는 게 아니라 시민단체 입장과 국민 입장도 들어야 하기 때문에 균형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행령은 오는 26일 국무조정실 규제심사를 받고 6~7월 법제처 심사, 7월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고시는 8월 중 발령한다.

[신찬옥 기자 /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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