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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증권형 토큰으로 제도권 첫발…`투자자 보호` 길 열어
2021-06-28 17:44:06 

◆ 증권형 토큰 도입 ◆

금융위원회가 증권형토큰(Security Token) 발행을 자본시장법 안으로 끌어들이기로 한 이유는 혼탁해진 가상화폐 시장을 바로잡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가상화폐 발행사로부터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를 받아 직접 심사한 뒤 살아남을 코인을 걸러내겠다는 의미다. 현재 가상화폐는 근거 자산 없이 무분별하게 발행돼 가격 급등락이 심하고 발행사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 금융위가 추진하는 증권형토큰은 기초자산이 있는 경우만 토큰으로 허용해주겠다는 것이어서 시장 혼란을 바로잡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금융위가 증권형토큰 기준의 핵심 개념인 '증권성'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가상화폐공개(ICO)가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는 우선 가상화폐의 '증권성'을 검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배당 등 이익을 얻으려 보유하는 코인을 '증권형토큰'으로 본다. 반면 블록체인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서비스에 사용되는 코인은 '유틸리티토큰'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대부분 가상화폐가 여러 가지 성격을 동시에 띠고 있어 금융위 해석에 따라 증권성 여부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금융위는 부동산 지분을 토큰화한 '부동산수익증권(Digital Asset Backed Securities·DABS)'을 '증권형토큰'으로 간주할 것으로 전해졌다. DABS는 신탁사가 위탁받은 자산을 기초로 발행한 수익증권을 블록체인 기술로 디지털화한 토큰이다. '규제 샌드박스' 제도로 정부의 영업 승인을 받은 카사코리아와 루센트블록, 세종텔레콤, 엘리시아가 대표적인 예다. DABS가 자본시장법으로 편입되면 앞으로 이들 업체는 증권신고서를 낸 뒤 토큰을 발행해야 한다. 지식재산권 등 법적 권리를 토큰화한 것도 증권형토큰에 포함될 수 있다. 반면 비트코인이 유행한 이후 국내에서 무분별하게 발행된 탈중앙화된 가상화폐는 증권형토큰으로 보기 어렵다. 코인을 발행한 재단과 투자자 사이에 특정 계약 없이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검토하는 방안은 미국과 유사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18년 증권형토큰공개(STO)에 기존 증권 발행과 같은 규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발행사는 공시를 하고 재무제표를 공개할 의무가 있다. 대신 SEC는 증권형토큰을 발행했음에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곳은 엄격하게 다룬다. 최근 SEC와 소송을 벌이고 있는 리플이 대표적인 예다. 리플 발행사인 리플랩스의 성공에 따라 리플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투자자들이 알고 리플을 사들여 '증권'에 해당한다는 게 SEC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프로젝트로 발행·판매되는 상당수 가상화폐가 '증권성'을 갖고 있어 규제 속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자본시장처럼 가상화폐 발행을 사실상 정부가 관리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지금은 가상화폐 발행사가 수장짜리 '백서(가상화폐 프로젝트 계획서)'만으로 투자자를 모집하지만, 앞으로 금융당국의 꼼꼼한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증권성을 넓게 해석하면 사실상 가상화폐 발행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전히 가상화폐에 부정적인 금융위가 증권신고서에 대해 승인을 하지 않거나 차일피일 미룰 수도 있기 때문이다.
권오훈 변호사는 "미국과 규제 방향은 같지만 미국은 문제없으면 허용해주는 '네거티브 규제'지만 '포지티브 규제'인 한국은 안 해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법학회 부회장인 구태언 변호사는 "만약에 금융위가 가상화폐 발행 때 사고파는 걸 '투자계약'으로 본다면, ICO를 금융위에 신고하고 진행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또 태스크포스(TF) 내 '제도점검반'에서 가상화폐 거래소의 제도권 편입 관련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가상화폐 관련 법안에 낼 의견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원섭 기자 /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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