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맛집'을 검색할 때 어떻게 하면 광고성 게시글에 현혹되지 않고 제대로 된 맛집 평가 블로그를 찾아 볼 수 있을까.'
구글, 네이버, 다음 등 국내 포털 서비스를 통해 검색되는 맛집 블로그들은 식당에서 사례비를 받고 음식점 리뷰를 작성하는 경우가 매우 빈번했다. 이 때문에 이른바 파워블로거들이 작성한 글들이 사실상 간접 광고에 불과해 신뢰할 수 없다는 비판이 많았다.
지난여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형 맛집 리뷰 사이트 '먹스팀(Muksteem)'은 이 같은 맛집 블로그들에 대한 '불신'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해결하고 있어 주목된다. 블록체인은 다수 사용자가 온라인상에서 발생한 모든 기록을 나눠서 보관한 후 실시간으로 해당 기록을 공유·대조하는 데이터 전송 방식이다.
사용자들 사이에 형성된 블록체인망에 담긴 기록은 과반수 사용자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함부로 삭제하거나 수정할 수 없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은 블록체인망에 참가한 대가, 또는 그 증거로서 주어지는 가상화폐다.
먹스팀의 경우 블로거가 식당 리뷰글을 올린 후 다른 사용자들 추천이 쌓이면 작성자는 추천수에 비례해 가상화폐의 일종인 스팀으로 보상을 받도록 하는 구조다. 블로거는 이렇게 모은 스팀을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이 때문에 사용자들에게서 인기를 많이 얻은 맛집 리뷰 작성자의 경우 글 하나당 수만~수십만 원에 해당하는 스팀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블로거 입장에서 볼 때 제대로 된 맛집 탐방기를 작성해 사용자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다면 과거처럼 식당에서 협찬을 받거나 광고를 유치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또한 온라인·모바일상에서 작성된 리뷰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작성자도 수정·삭제가 불가능해 나중에 내용을 바꿔치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한마디로 블록체인상에 블로거들 신뢰가 고스란히 쌓이고, 이를 사용자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해서 신뢰 문제를 해결했다.
서울 강남 일대 식당을 주로 리뷰하는 한 파워블로거는 "잘 알려진 삼겹살집을 장점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단점도 조목조목 짚어가며 평가글을 작성했더니 공감하는 다른 사용자 추천이 많이 올라왔다"면서 "기존 맛집 블로그의 고질적 문제로 지목됐던 공정성 시비를 해소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가상'화폐를 넘어 실제 생활과 접목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투기 부작용으로 사회 전체가 몸살을 앓았지만 블록체인이 다수 사용자의 신뢰와 평판을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점에 착안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사업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다.
숙박체인 코자자(KOZAZA)는 이 같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개념의 숙박공유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블록체인망에다 각종 숙박업소 정보를 올리고, 여기에다 고객들의 숙박업소에 대한 평가까지 함께 올려 전체 사용자가 공유하도록 하는 구조다. 블록체인상 정보는 함부로 수정·삭제가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해당 숙소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다. 블록체인망에서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자 또는 사용자들이 구입해 숙박업체 이용 등에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조산구 코자자 대표는 "현장 숙박업소들이 에어비앤비 등 대형 숙박공유업체에 모객 수수료를 과도하게 지급하면서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숙박업체는 모객 수수료 없이 고객을 유치하고, 고객은 숙박비를 떼이거나 숙소를 잘못 골라 낭패를 보는 경우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예전에는 가상화폐공개(IC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다음, 이 돈으로 신규 프로젝트를 벌이는 블록체인 비즈니스가 많아 '투기성'이란 지적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이미 오프라인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던 업체들이 역으로 블록체인으로 사업 기반을 이전하는 일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가상화폐를 실생활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도 확산되고 있다. 블록체인 전문업체 체인파트너스는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결제 서비스 코인덕(Coin Duck)을 제공하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는 별도 환전이나 송금 없이 코인덕 모바일 주소에 접속해 이더리움으로 곧바로 커피·음식 구매, 치과 진료 서비스 등을 누릴 수 있다. 코인덕 제휴사는 현재 300곳을 넘어섰고 점차 제휴업체를 늘려가고 있다.
[유태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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