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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은 앞서고 中에 쫓기고…K배터리, 샌드위치 신세
2022-06-26 18:16:03 

◆ 한중일 배터리전쟁 ◆

한국·중국·일본 3국 간 배터리 경쟁의 '전장(戰場)'이 첨단 제품 시장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앞다퉈 진일보된 기술을 선보이며 미래 시장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저가형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서 고급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으로 중심 축을 옮기고 있고, 일본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서는 한국에 밀리지 않겠다며 정부와 기업이 혼연일체가 됐다.

중국·일본이 한국 배터리 산업을 앞뒤에서 견제하는 가운데 한국이 이들 사이에 낀 '넛크래커'가 될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중·일 3국은 미래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걸기 시작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가 주요 배터리 업체와 협력해 개발 중인 '4680'(지름 46㎜, 높이 80㎜) 원통형 배터리를 내년부터 양산한다고 밝혔다.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4680 배터리는 1회 충전으로 750㎞ 이상(테슬라 모델S 기준)을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는 세계 1위 배터리 업체 CATL은 최근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000㎞를 달리는 삼원계 NCM 배터리를 개발해 내년부터 양산하겠다고 맞받았다. 일본은 현재 단계를 건너뛰어 미래형 배터리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해 혼다·닛산 등 자국 완성차 업체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탈탄소 연구개발(R&D) 지원금 2조엔 가운데 1510억엔(약 1조4450억원)을 전고체 배터리 육성에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조재필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특훈교수는 "미래 배터리 산업은 결국 기술 싸움인데, 전고체 배터리만 놓고 봐도 원천기술은 모두 일본이 갖고 있다"며 "기존 배터리 산업 육성 정책을 원천기술 개발과 고급 인력 중심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재 기자 /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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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은 앞서고, 中에 쫓기고


지금은 만드는 족족 팔리지만
2025년 美시장 수요·공급 균형
가격·기술 경쟁력 도전에 직면

韓 배터리 3사 공격적 투자 속
"원료 수급 등 정부 새과제 많아
인력양성·R&D 뒷받침 절실"

한국·미국·중국·일본 등이 전기차 배터리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가운데 기술 선점 경쟁이 격해지고 있다. 배터리 산업이 태동기를 벗어나 본격적인 경쟁 국면으로 넘어가는 변곡점에 있기 때문이다. 양산 능력을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 기술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끝장이라는 위기의식이 커진 배경이기도 하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K배터리 3사는 일제히 미국 배터리 공장 설립에 열을 올리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현재 미국에 짓고 있는 공장들은 2025년 7월 발효하는 신북미자유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맞춰 상당수 가동될 예정이다. USMCA에 따르면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의 경우 미국·멕시코·캐나다에서 생산하는 부품 비중이 최소 75%를 차지해야 한다. 전기차 가격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는 현지 생산·공급이 필수가 됐고, 이는 한국 업체들이 일제히 미국에 진출하는 배경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025년이라는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USMCA가 발효되는 2025년은 미국 내에서 배터리 수요·공급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기 시작하는 시점이라는 얘기다. 현재는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배터리를 확보하기 위해 합작사 설립 등 '합종연횡'에 안달하고 있지만, 배터리 공급이 안정화되는 시기엔 완성차 업체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 공급 가격은 낮추고 기술 수준을 높이라는 자동차 업체들의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업체들은 한국이 잘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더 끌어올리면서 전고체 등 미래 기술도 확보해야 하는 복합적인 숙제를 안고 있다"며 "최근 주요 그룹이 배터리 투자안을 일제히 내놨는데 정부도 배터리 산업을 어떻게 육성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욱 키워가는 CATL은 지난 23일 1회 충전에 1000㎞를 갈 수 있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CTP3.0 기린'을 내년부터 양산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CATL은 미국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해 최종 검토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무역갈등이 변수이긴 하지만 미국 현지 진출을 모색해 한국 기업들에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한국과 중국에 비해 '실기(失期)'했던 일본은 정부와 기업이 함께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란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쓰는 전해액을 고체 전해질로 전환한 것이다.

발화 위험을 낮춰 안전성이 높은 것은 물론 에너지밀도가 높아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도요타는 이미 2025년으로 상용화 시기를 못 박고 개발에 한창이다.

혼다의 경우 전고체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억제하는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닛산은 전고체 배터리의 화재 위험성을 낮추고 성능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 두 기업에 탈탄소 정부기금의 일부까지 투입하기로 했다.

물론 국내 배터리 3사도 차세대 기술 개발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내년부터 양산하는 원통형 4680 배터리는 지금도 주요 업체들 간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파나소닉은 2023년까지 4680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그 시기를 2024년 3월로 미뤘다. SK온은 올해 미국 조지아1공장에서 NCM9½½(NCM9반반) 배터리 양산에 돌입했다. 니켈 함량이 90%, 코발트와 망간이 각각 5%를 차지하는 하이니켈 배터리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700㎞, 에너지밀도는 ㎏당 300Wh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삼성SDI는 최근 차세대 배터리로 니켈 함량을 91%까지 높인 젠6(Gen6)를 공개했다.
완전 충전으로 최대 700㎞를 달릴 수 있는데, 이는 현재 양산 중인 젠5보다 주행거리가 100㎞가량 더 길다.

한편 업계에서는 정부가 체계적인 지원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재필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특훈교수는 "해외에선 산업의 허리인 중소기업에서 많은 연구가 이뤄지는데 한국엔 중소기업에 갈 인력조차 없다"며 "배터리 인재를 양성해 각 분야로 흘러갈 수 있게 정부가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부 육성책은 이미 지난 정부에서도 있었지만 인력 수급, 원재료 확보를 위한 정부·기업 컨소시엄 구축,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의 법적 기준 마련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계속 생기고 있다"며 "기술과 대외 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정부의 대처와 규제 완화가 기민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윤재 기자 /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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