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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 위안부 문제 보도 금기시…역할 포기한 것"
2021-09-27 06:03:05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보도한 언론인에 대한 일본 우익 세력의 비열한 공격 행태를 폭로한 다큐멘터리 '표적'을 만든 니시지마 신지(西嶋眞司) 감독은 표현의 자유가 말살당할 위기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표적'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된 것을 계기로 24∼25일 연합뉴스 인터뷰에 응한 니시지마 감독은 "저널리스트가 국가권력을 뒷배로 삼는 사람들로부터 공격당한 문제를 통해 일본 내 언론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가 극도로 위험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金學順·1924∼1997) 씨의 목소리를 처음 보도한 우에무라 다카시(植村隆) 전 아사히(朝日)신문 기자에 대한 공격에는 우익 사관을 추종하는 정권의 의향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니시지마는 "'기사 날조'라는 비난을 부추긴 것은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과 가까운 우익 논단의 사람들"이라면서 "미디어를 위압해 부당하게 통제하려고 하는 국가 권력의 실태를 기록하고 그것을 많은 사람이 알기를 원했다"고 영화를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표적'의 제작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민영 방송사 디렉터(프로듀서에 해당)였던 니시지마는 애초에는 '우에무라 때리기'를 주제로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했으나 회사가 허락하지 않았고, 정년 후 부여되는 5년간의 고용 연장 기회를 포기하고 독자 제작의 길을 택했다.

니시지마는 "회사 방침에 따라 '우에무라 때리기'의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제작자로서 장래 반드시 후회할 것으로 생각해 조직을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몸담았던 KB마이니치(每日)방송이 우에무라 관련 프로그램 제작을 허용하지 않았던 것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보도를 꺼리는 일본 언론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관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1991∼1994년 일본 민영방송사인 TBS-JNN의 서울 특파원으로 활동했던 니시지마는 김학순(金學順·1924∼1997) 씨를 직접 만나 취재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 외에도 여러 일본 언론이 김씨를 취재하는 등 1991년 무렵에는 위안부 문제를 조명하는 분위기였으나 1990년대 후반부터 관련 보도가 갑자기 줄었다고 회고했다.

최근에는 위안부 문제를 보도하지 않는다는 규칙이라도 있는 것처럼 일본 언론들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언론 스스로 눈치 보기를 하는 것이라고 니시지마는 진단했다.

그는 이런 태도가 "위안부 문제를 다룸으로써 정권이나 정권을 지지하는 우익 세력으로부터 압력을 받지 않기 위한 방어책"이라고 분석하고서 "미디어가 본래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河野)담화'(1993년 8월)와 관련해 아베 정권 시절 일본 정치권이 의문을 제기하고 일본 사회가 '강제 연행' 유무나 위안부가 대가를 받았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는 보도를 하는 가운데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시도가 이어진 것에 니시지마는 안타까움을 표명했다.

그는 "감금 상태에서 자유가 없는 생활을 강요당하고 강제적으로 병사의 성적 상대가 됐다"는 것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니시지마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책임을 부인하는 흐름이 일본에서 이어지는 원인으로 역사를 제대로 교육하지 않은 것과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을 꼽았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것이 일본 언론 사이에서" 금기가 됐다"며 "일본 미디어가 본래의 역할을 포기해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국 정치권이 언론에 3∼5배 정도의 징벌적 배상 책임을 묻도록 언론중재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에 관해 "언론의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권력에 비판적인 내용이라도, 거대 자본을 비판하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자유롭게 국민에게 전달하는 것이 미디어의 사명"이라며 "비판받고 싶지 않은 측은 여러 가지 법률을 만들어 비판을 면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https://youtu.be/MnpN0yfPr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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