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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월요일] 목련의 떨림

많이 본 기사 | 2014/03/30 17:35

꽃이 필 때

목련은 몸살을 앓는다

기침할 때마다

가지 끝 입 부르튼 꽃봉오리

팍팍, 터진다



떨림이 없었다면

사랑은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떨림이 마음을 흔들지 못할 때,

한 시절 서로 끌어안고 살던 꽃잎들

시든 사랑 앞에서

툭, 툭, 나락으로 떨어진다



피고 지는 꽃들이

하얗게 몸살을 앓는 봄밤,

목련의 등에 살며시 귀를 대면

아픈 기침 소리가 들려온다



- 박후기作 <꽃기침>중에서



■ 목련은 너무 화사하게 피었다가 순식간에 허무하게 지는 꽃이다. 피는 모습과 지는 모습이 너무나 극적인 꽃이 목련이다.

사실 꽃나무 처지에서 보면 꽃이 핀다는 건 아픔을 동반하는 일일 것이다. 수없이 많은 도전과 망설임 끝에 한 송이 꽃이 피는 것일 테니 말이다.

그렇게 어렵게 핀 꽃이 `툭 툭` 떨어지니 그 허망함은 말해 무엇할까. 그래서 시인은 "목련의 등에 살며시 귀를 대면 / 아픈 기침소리가 들려온다"는 절창을 만들어낸다.

며칠 전부터 여기저기 목련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반갑고 또 한편으로는 아프다. 얼마 안 있어 장렬하게 지고 말겠지만 그럼에도 목련은 여전히 아름답다.

그래, 피어났으니 지는 날도 있어야지. 다 봄날에 벌어지는 일인 걸 어찌하랴.

[허연 문화부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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