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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과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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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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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드-49] 매년 5월이면 전 세계에서 투자 좀 한다는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행사가 미국에서 열린다. 다름 아닌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작은 체육관에서 열리는 이 주총은 전 세계 미디어가 몰리는 초대형 행사다.

2010년대 초반만 해도 버크셔해서웨이가 우리나라 포스코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터라 국내 투자자들도 버핏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다.
오마하에서 그가 던진 말 한마디가 서울에서도 매일 실시간 기사화되고 주총장에 기자들도 몰려가던 시절이다. 하지만 버핏 회장이 한국 투자를 접고 미국에만 집중하면서부터는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예전만 못해졌다. 심지어 최근 그가 헤지펀드를 맹비난하면서 반대로 인덱스펀드에 대한 무한 애정을 표현하자 미국에서조차 투자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늘 공부하는 마음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찾으라며 액티브투자를 지지하던 그가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투자를 옹호하면서 노선을 갈아탔다는 게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논리다. 헤지펀드는 액티브투자의 최첨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열린 주총은 적어도 한국 투자자들에게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지난 6일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총에서 버핏이 자사주 매입(buyback)에 대한 입장을 선회했기 때문이다.

 버핏은 이날 주총장에서 자사주 매입 의사가 있느냐는 주주의 질문을 받고 "때가 되면, 곧 그런 때가 오겠지만…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재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그 방식은 자사주 매입이 될 수도 있고, 배당이 될 수도 있다(When the time comes, and it could come reasonably soon … we have to re-examine what to do with funds that (can't) be deployed well. It could be repurchases, it could be dividends.)"고 답했다. 자사주 매입이나 심지어 배당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번 주총에 앞서 보낸 연례 투자자 서한에서는 자신이 투자하고 있는 회사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꾸준히 자사주 매입을 하고 있다며 칭찬의 메시지도 보냈다.

 버핏은 평소 자사주 매입 무용론자였다. 자사주 매입은 주식시장에 아무것도 살 게 없고, 정말 우리 회사(자사주)밖에 살 게 없을 때 그때 사는 것이라고 얘기해왔다. 자사주 매입 꼼수를 쓰지 말고 M&A나 투자를 통해 성장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버크셔해서웨이에도 자사주 매입에 관한 원칙은 있다. 버핏은 2000년 당시 주주들에게 "주가가 내재가치를 훨씬 크게 밑돌지 않는 이상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2년 버크셔해서웨이 주가가 장부가의 120% 밑으로 떨어지자 자사주 매입을 하기도 했다. 정말 회사 주가가 말도 안 되는 헐값에 거래되고 있다고 보고 회삿돈으로 직접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하지만 요즘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가 행진 중이고 버크셔해서웨이뿐만 아니라 버크셔가 들고 있는 IT·금융 등 대형주가 모두 상승세다. 내재가치 밑으로 떨어질 정도로 헐값도 아닌데 버핏이 자사주 매입을 용인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시장에 돈이 남아 돈다고 보기 때문이다.

 버핏은 올해 2월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미국 기업들이나 개인투자자들이나 요즘 자금이 너무 풍족해서 투자처를 찾느라 안달"이라며 "매력적인 투자 프로젝트인데 자본이 부족해 죽은 사례를 최근 몇 년간 본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런 사례가 있으면 우리한테 전화해달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금융위기로 인한 전 세계적인 초저금리·양적완화 덕분에 시장에 풀린 돈이 회수가 안 되면서 현금의 효용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얘기다. 급하게 써야 할 곳을 못찾고 현금이 잠자고 있다면 자사주라도 사는 게 낫다는 의미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을 두고 말이 많았다. 반도체 호황으로 벌어들이는 막대한 현금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하진 못할망정 자사주를 사들이는 건 미래성장을 갉아먹는 일이라는 우려부터 당장 주가 올라가니 좋지만 국민 경제의 고용과 내수를 살리는 데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훈수까지 투자자들의 요구는 다양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만을 위해 자사주 매입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닐 것이다. 현금의 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자사주를 사들이는 혜안, 그것이 애플을 보유한 버핏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을 바라보는 시각일지 모른다.

[한예경 증권부 차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7.05.15 06:01:0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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