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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가는 길 또 다른 재미 ‘고속도로 휴게소’-고속도로 ‘최고 한 끼’를 찾아서 앱으로 보는 이색휴게소도 눈길
민족 대명절 설이 다가왔다. 고향 가는 길은 늘 설레지만, 꽉 막힌 도로 위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부푼 마음도 시나브로 지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사막에 오아시스가 있다면 고속도로에는 휴게소가 있다. 곳곳에 위치한 고속도로 휴게소는 잠시 쉬어가는 공간을 넘어 귀성·귀경길의 새로운 묘미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고속도로 위의 맛집이 거침없이 진화 중이다. 호두과자, 감자구이, 떡볶이 등의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거나 기껏해야 라면, 우동 정도에 불과했던 먹거리가 확 달라졌다. 요즘 휴게소는 지역 특색을 살린 별미를 앞세워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휴게소에서 먹은 음식을 잊지 못해 일부러 다시 들른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먹거리뿐 아니라 볼거리,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금강휴게소, 내린천휴게소, 이천휴게소는 독특한 분위기에 꼭 한번 들러볼 만한 곳으로 꼽힌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길 위의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냥 지나치면 아쉬울 휴게소 맛집에는 어디가 있을까. 한국도로공사가 5만2000여명의 휴게소 이용자 설문을 바탕으로 선정한 ‘고속도로 휴게소 대표 음식 Top 20’을 중심으로 꼭 들러볼 만한 휴게소 맛집을 뽑아봤다. 고향 가는 길, 가족과 함께 휴게소 맛집 탐방을 곁들이는 것도 명절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재미가 아닐까.



1.경부·중앙고속도로

▷역사와 전통 자랑하는 최고의 한 끼

서울에서 대전, 대구를 지나 부산까지 이어지는 경부고속도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인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휴게소가 많다. 고향 가는 길의 시작인 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에서는 ‘말죽거리 소고기국밥’으로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귀성길에 나서면 좋다. 사골을 특수 가마솥에서 48시간 우려내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담백하고 고소한 풍미의 소고기가 듬뿍 들어가 있는 것도 인기 비결. 당일 들어온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는 저나트륨 건강 음식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한국도로공사가 선정하는 ‘맛있는 휴게소 음식’에 3년 연속 뽑힐 만큼 인정받았다.

천안휴게소에서는 호두과자 못지않게 ‘해물볶음돈가스’가 유명하다. 두툼한 돈가스 위에 새우, 오징어 등 각종 해물이 푸짐하게 올라가 있는데, 바삭한 돈가스와 쫄깃한 해물, 그리고 매콤한 소스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무엇보다 육질이 뛰어나 돈가스 본연의 맛이 살아 있다는 평을 받는다. 천안휴게소 가기 전 망향휴게소에서는 ‘명품 닭개장’이 명물이다. 닭발, 월계수잎, 각종 한약재로 육수를 내 깊은 맛이 돋보인다.

경주를 지날 땐 건천휴게소를 그냥 지나치기 아쉽다. 최고의 고속도로 음식 중 하나로 꼽히는 ‘누구나 돌솥비빔밥’을 맛볼 기회다. 평범한 비빔밥 같지만 따로 고추장을 내지 않을 만큼 재료 본연의 맛이 살도록 각각의 재료를 따로 양념해 고명을 올린 것이 특징이다. 후식으로 나오는 수정과는 깔끔한 입가심으로 제격이다. 정갈하고 깔끔한 맛의 비빔밥에 반찬, 소스, 후식까지 만족스러운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춘천에서 대구를 잇는 중앙고속도로에는 단양과 안동휴게소가 ‘포인트’다. 단양휴게소의 ‘새뱅이해물순두부’는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음식이다. 새뱅이는 청정 물에서만 자생하는 민물새우를 가리키는데, 자연산 새뱅이에서 우러나온 시원한 맛과 열 가지 한방 재료로 만든 특제 양념이 어우러져 기가 막힌 국물을 만들어낸다. 안동휴게소의 ‘이동삼 안동간고등어정식’은 고등어 ‘간잽이(생선에 간을 치는 사람)’로 유명한 이동삼 명인이 직접 만든 안동 간고등어 한 마리가 통째로 나온다. 다시마 진액과 죽염으로 간을 하고 숙성시킨 안동 간고등어는 바삭하고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다.

2. 영동·호남·서해안고속도로

▷지역 특색 살린 별미 덕에 입이 호강

강원도 산골을 가로지르는 영동고속도로나 해안가를 따라 달리는 서해안고속도로에 위치한 휴게소에서는 지역 별미를 내세운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횡성휴게소에서는 한우의 고장답게 ‘한우떡더덕 스테이크’가 유명하다. ‘휴게소 스테이크가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겠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횡성한우로 만든 두툼한 고기살에 횡성의 또 다른 특산물 더덕이 들어가는데, 1만5000원에 누리는 스테이크 맛은 호사에 가깝다. 한우와 더덕의 고유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주문할 때 소스를 뿌리지 말라고 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횡성휴게소에는 메타세쿼이아 쉼터가 조성돼 있어 식사 후 가볍게 삼림욕을 즐길 수도 있다.

서울로 올라올 때는 강릉휴게소(서창 방향)에 들러 ‘초당두부 황태해장국’을 먹어보자. 대관령 인근과 설악산 기슭 인제의 특산물인 황태를 이용한 건강식으로, 바닷물로 간을 한 초당순두부와 어우러져 맛이 깔끔하다.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고탄수화물과 포화지방이 거의 없고 노화 방지와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되는 단백질이 듬뿍 들어 있어 호평받는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산휴게소의 ‘어리굴젓 백반’은 상큼한 바다 향과 짭조름한 감칠맛을 내는 어리굴젓을 맛볼 수 있는 정식이다. 따끈한 밥 위에 어리굴젓을 올리고 김에 싸 먹으면 밥 한 그릇이 뚝딱 비워진다. 불 맛이 살아 있는 푸짐한 고기와 아삭한 야채의 조화가 돋보이는 ‘불향 제육볶음덮밥’도 빠지지 않는다.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한다면 곡성휴게소의 ‘흑돼지 김치찌개’를 빼놓지 말자. 호남고속도로 석곡IC를 끼고 있는 곡성군 석곡면 석곡리는 예로부터 돼지고기로 유명한 마을이다. 청정한 들판에서 방목한 재래종 돼지를 잘 익은 묵은지와 함께 끓여낸 김치찌개는 얼큰하고 깔끔한 국물 맛을 자랑한다. 돼지의 누린내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육질이 쫄깃하고 담백해 시골집에서 직접 끓여 먹는 듯한 맛을 담고 있다.

중부고속도로의 이천휴게소에서는 ‘쌀의 고장’답게 밥맛을 극대화하는 ‘갈치 세트’가 인기다. 700℃ 고온의 화덕에서 구워내 육질이 연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 이천쌀로 지은 밥맛은 두말할 필요 없이 최고다. 충북 청주시 북쪽, 미호천을 끼고 있는 오창휴게소는 ‘등심돈가스’가 유명한데, 식사 후 잠시 짬을 내 수려한 주변 환경을 둘러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3. 곳곳에 숨어 있는 고속도로 맛집

▷금산인삼·청송사과 등 특산물도 인기

주요 고속도로 외에도 휴게소 맛집은 전국 곳곳에 숨어 있다. 경기도 하남에서 출발해 대전을 거쳐 경상남도 통영까지 이어지는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경남 서남부 지역을 이용할 때 주로 이용하는 고속도로다. 통영대전고속도로에서 맛집으로 주목할 만한 휴게소는 충청남도 금산에 위치한 인삼랜드휴게소. 금산은 누구나 다 아는 인삼의 고장. 휴게소에 들러 금산 인삼으로 만든 음식을 먹는 것도 오랜 운전에 지친 운전자에게 좋을 듯싶다.

서울에서 통영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라면 인삼랜드휴게소 통영 방향에 위치한 인삼 가마솥비빔밥을 권한다. 이미 이곳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널리 알려진 음식이다. 인삼과 각종 고단백 영양소가 골고루 첨가된 웰빙 음식이다. 약간 쓴맛이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맛에 대한 평가도 대체로 좋은 편이다. 1층 푸드코트 옆에는 작지만 수변공원도 있어 좋은 경치를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서울로 올라올 때는 인삼랜드휴게소 하남 방향에 있는 인삼 갈비탕이 일품이다. 2년 연속 고속도로 휴게소 별미로 선정된 메뉴다. 유명 갈비탕 전문점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휴게소에서 접하는 음식치고는 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금산 비단뫼인삼과 소갈비를 넣어 만들었다. 좋은 식재료에 비해 가격은 1만원으로 가성비도 괜찮다.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부산광역시까지 이어지는 남해고속도로. 영호남을 오가는 사람에게 다리 역할을 하는 도로다. 남해고속도로 사천휴게소(순천 방향)에는 새싹삼힐링비빔밥이 있다. 도로공사가 3년 연속 휴게소 대표 음식으로 선정한 메뉴다. 인삼 새싹과 된장을 비벼 만든 비빔밥으로 맛이 자극적이지 않다. 다른 휴게소에서 접하기 어려운 웰빙 메뉴로 가격도 저렴하다(7000원).

섬진강 풍경이 일품(박스 참조)인 섬진강휴게소(순천 방향)에는 차돌박이 된장찌개가 유명하다.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인상적이다. 섬진강휴게소는 차돌박이 된장찌개 외에도 청매실 보리된장비빔밥, 청매실 꼬막비빔밥 등이 널리 알려진 음식이다.

충청남도 당진에서 경상북도 영덕까지 이어지는 당진영덕고속도로에는 청송휴게소(영덕 방향) 청송사과돈가스를 먹어볼 만하다. 청송은 사과로 유명한 지역이다. 대부분 산지며 일교차가 심한 덕분에 청송 사과는 당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청송사과돈가스는 청송사과를 넣어 만든 소스를 찍어 먹는다. 사과를 소스로 만들었기 때문에 식감이 좋다. 맛은 새콤한 편이다.

경상남도 창원시에서 경기도 양평군을 잇는 중부내륙고속도로에는 영산휴게소(마산 방향) 창녕양파제육덮밥이 유명하다. 창녕 특산물인 양파를 익히지 않고 얇게 채를 썰어 제육덮밥에 곁들어 먹는 것이 특징이다.

광주대구고속도로 지리산휴게소(대구 방향)에 있는 춘향남원추어탕도 별미다. 추어탕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메뉴. 특히 남원추어탕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음식 중 하나다. 춘향남원추어탕은 출시한 지 1년 남짓에 불과하지만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치고는 괜찮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발길 잡아끄는 이색 테마 휴게소

도로 위 내린천, 조망은 섬진강·옥계·금강이 압권

장시간 운전 후 들어가는 휴게소는 지친 운전자에게 충전의 시간을 제공한다.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맛집만 있는 것이 아니다. 즐길거리나 볼거리가 가득한 이색 ‘테마 휴게소’도 있다. 우선 ‘자연친화형’ 휴게소다.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는 금강을 조망하며 자연을 물씬 즐길 수 있는 산책로가 있다.

남해고속도로에는 부산 방향에 위치한 섬진강휴게소가 매력적이다. 전망대에 올라가면 시원하게 펼쳐진 섬진강 줄기를 내려다볼 수 있다. 조망만 따지면 섬진강휴게소는 동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동해고속도로 옥계휴게소(속초 방향), 금강휴게소와 함께 국내 ‘쓰리 톱’으로 불릴 만하다.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휴게소도 있다.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있는 내린천휴게소는 국내 최초로 도로 위에 세워진 ‘상공형 휴게소’다.

상공형 휴게소는 상하행선 각각 설치되는 기존 휴게소와 달리 고속도로 본선 위에 휴게소가 위치했다. 휴게소 분위기도 다른 곳과 달리 복합쇼핑몰 느낌이 물씬 난다.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색 휴게소로 벌써부터 이름을 날리고 있다. 5층 전망대에서는 바로 옆 대규모 생태습지공원의 풍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1970년대 추억의 거리를 재현한 휴게소도 있다. 중부고속도로 이천휴게소다. 이곳에는 옛날 극장 간판과 구형 브라운관 TV, 다이얼식 전화기가 진열돼 가게 등 마치 영화 세트장 같다. 옛날 교과서나 교복도 볼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추억을 남기기 좋은 장소다.

중부내륙고속도로 현풍휴게소(현풍 방향)에는 마을 당산나무인 500년 된 느티나무를 주제로 테마공원을 조성했다. 각종 포토존과 도깨비 조형물 등이 있어 사진 촬영 장소로 인기가 높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45호·설합본호 (2018.02.07~2018.02.20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02-05 16:07:2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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