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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도시 경쟁력 높이려면 | 지엽말단 대신 ‘메가시티’ 큰 그림 먼저 규제 확 풀어 스마트시티 구축 선도해야
국가보다 도시 간 경쟁이 글로벌 화두로 떠오른 요즘, 서울의 글로벌 도시 경쟁력을 높일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개발 규제 완화를 첫손에 꼽는다. 수도권은 1982년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 공장 신설과 투자가 제한적이다. 지역 균형 발전도 필요하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규모 도시 ‘메가시티’를 육성하는 데 각종 규제는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주택 시장 관점에서도 도심 재개발·재건축을 가로막는 수많은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조성호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권 메가시티 경쟁력은 앞으로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규제로 대기업 신규 증설이 막혀 있어 기반시설과 일자리가 유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메가시티 육성을 위해 규제를 풀고 국력을 집중하는 선진국과 정반대 행보”라고 꼬집었다. “국가 거시적 차원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은 필수다. 지방을 비롯해 동시에 너무 많은 개발·재생사업에 나서다 보면 하나도 제대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최막중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의 의견도 같은 맥락이다.

‘보여주기식 사업’에만 치중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서울로 7017, 돈의문 박물관 마을, 세운상가 등 서울시가 내세우는 대표 도시재생사업들은 환경 미화, 관광객 유치 등 당장의 성과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홍경구 단국대 건축학과 교수는 “단순 외관을 뜯어고치는 리모델링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해당 지역 내 산업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밸류체인을 분석해 약점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 현재로서는 지속 가능한 개발 사업이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여주기식 개발보다 콘텐츠 확보 필요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조언도 귀담아들을 만하다. 개발 사업 전 시민 수요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너무 부족하다는 충고다. 상암롯데몰처럼 주변 상인 반발로 답보 상태에 빠진 여러 사업들, 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시민 발길이 끊어진 서울로 7017 등 주요 개발지 모습이 대표적인 방증이다. 특히 정권이나 지자체장 임기 내에 어떻게든 사업을 마무리하려는 ‘업적 쌓기’식 사업에는 부작용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한태욱 동양미래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개발 마스터플랜을 짤 때 이해관계에 있는 여러 집단 의견을 꼼꼼히 체크하고 수용해야 한다. 해외 성공 사례의 단면만 보고 섣불리 사업을 시작했다가 낭패를 본 사례가 적잖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사전 계획을 굉장히 세밀하게 짜는 대신 시행은 금방 한다. 우리와는 정반대”라고 꼬집었다.

서울만이 갖고 있는 강점을 제대로 살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교통과 IT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오랜 전통과 K팝 등 최신 문화가 공존하는 글로벌 도시다. 단, 특성이 다양한 만큼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단점이 있는 것도 사실. ‘서울’ 하면 확실히 떠오르는 무언가가 없다는 얘기다. 결국 서울시가 보유한 여러 매력들을 융합해 새로운 성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서울만의 무기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뛰어난 IT 인프라에 젊은 세대 창의성을 결합한 ‘스마트시티’ 구축을 고려해볼 만하다. 서울 하면 떠올릴 수 있는 랜드마크 건설도 장기적으로 필요하다.” 김호철 단국대 부동산학과 교수(한국도시재생학회장)의 귀담아들어볼 만한 조언이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57호 (2018.05.09~05.15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05-11 09:20:5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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