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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 Riches] 한반도 봄 소식…외국인 바이코리아 붐 일어날까?
미·북회담 D-4…북핵리스크 줄어 `코리아 프리미엄` 기대 커져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이어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색됐던 남북 관계가 풀리고 있다. 한반도 해빙 분위기는 한국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한국 증시가 저평가에서 벗어나면 코스피 3000선을 넘기는 것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월 말 MSCI지수 기준 9배에 미치지 못했다. 신흥국 시장 평균치의 3분의 2, 선진국 시장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를 밑돌고 있다. PBR 1배 미만은 현재 가치가 청산가치보다도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스피는 지난 1월 장중 2600선을 넘겼지만, 2월 미국발 인플레이션 쇼크에 급락한 이후 상반기 내내 2300~2500대를 횡보하고 있다.

한국 증시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외국인 수급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외국인은 연초부터 지난 5월까지 코스피시장에서 2조원이 넘는 순매도를 보였다. 작년 1월부터 5월까지 7조6000억원에 달하는 순매수를 보였던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저평가받는 주된 요인으로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 낮은 배당성향,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 등 세 가지를 지목했다. 특히 한국 시장에 대한 장기 저평가의 가장 근본적 원인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은 북핵 위험이다. 실제로 북핵 위기가 심화된 2016년 이후 한국 시장의 신흥국 대비 할인율은 급격하게 확대된 바 있다.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미·북정상회담은 북핵 위험을 완화하고 남북 경제협력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부소장 겸 북한경제연구센터장은 미·북정상회담 이후 비핵화와 평화협정, 경제 지원 등이 진행된다면 북한 경제 개발이 한반도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 경제 개발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해선 금융시장 메커니즘 구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북한 경제 개발이 안정화된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섣부른 기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남북과 미·북 관계 개선은 하반기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주겠지만 남북 경제협력은 대북제재 완화 수준에 따라 단계별로, 수년에 걸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 사업이 진행되기까지 긴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지난달 말 해외투자자들을 만났는데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논의가 중요한 변화지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길게 봐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며 "북한 비핵화 논의 등을 계기로 한국 주식을 강하게 산다기보다는 조금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 강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남북 경협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언제부터 북한에 대한 제재가 풀리고 국내 기업이 북한에 진출해서 얼마만큼의 수익을 낼 것인지 등에서 너무 많은 가정이 필요하다"며 "가정이 많은 만큼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어 외국인들 또한 단순히 남북 관계 개선으로 주식시장에 들어오기엔 애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의 낮은 배당성향 역시 한국 증시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의 배당성향은 비슷한 경제 구조를 가진 대만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 대만 증시는 한국 증시보다 40%가량 높게 평가받고 있다. 배당성향을 올리는 것은 기업가치 제고와 국내 증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는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도 있지만 미흡한 주주환원정책이 큰 영향을 미친다"며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우리나라보다 주주환원을 하지 않는 국가는 2~3개국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재계 1·2위 재벌기업이 잇따라 외국계 헤지펀드 사정권에 놓일 만큼 취약한 기업지배구조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한국 기업들은 적은 지분으로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기 위한 복잡한 출자구조를 지녔는데, 이것이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이 밖에도 편중된 산업구조와 노동시장 경직성,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 등 복합적 요인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의 절반은 반도체 대기업 두 곳에서 나왔다. 정보기술(IT) 업황에 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약점이 있는 것이다.

구 센터장은 "넓게 따지면 국내 상장기업 중 절반가량은 IT 관련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며 "IT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 역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정슬기 기자 / 박윤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06-08 04:03:0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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