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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 1 재건축의 오해와 진실-초과이익환수제 피하려다 조합원 부담만 더 커진다?
서울 서초구 반포현대아파트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이 1억3569만원으로 산정되면서 재건축 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억대 부담금 폭탄 여파에 강남 재건축단지마다 해법 마련에 고심하는 가운데 ‘1 대 1 재건축’이 대안으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을 줄이는 묘안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꼼꼼히 따져보면 오히려 조합원이 더 큰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1 대 1 재건축이란

▷기존 주택 크기 최대 30% 늘리는 방식

1 대 1 재건축 개념부터 짚어보자. 1 대 1 재건축이란 기존 조합원 가구 수, 주택 면적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일반분양을 없애거나 최소화하는 방식을 말한다. 여기서 1 대 1은 엄밀히 말하면 주택 가구 수가 아닌 주택 크기 기준이다. 주택 크기를 기존 면적과 동일하게 재건축하거나 최대 30% 이하로 늘리는 방식이다. 물론 지금까지 진행된 1 대 1 재건축 단지를 보면 가구 수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소폭 늘리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는 기존 전용면적 121㎡ 460가구가 124㎡ 460가구로 탈바꿈했고,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도 전용 78, 84㎡ 555가구가 같은 크기의 595가구로 바뀌었다.

1 대 1 재건축이 등장한 배경은 이렇다. 정부가 2003년 재건축 등 도심정비사업을 다루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만들었는데 이때 재건축 건립 규제도 담겼다. 재건축 단지마다 국민주택 규모 즉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의무적으로 짓도록 했다. 구체적인 비율을 보면 전체 건립 가구 수 대비 전용 60㎡ 이하는 20% 이상, 60㎡ 초과~85㎡ 이하 40% 이상이다.

그런데 예외 조항이 하나 있었다. 조합원 주택을 기존 전용면적 크기 이하로 지으면 이런 건립 규제에서 제외해줬는데 이게 1 대 1 재건축이다. 애초 1 대 1 기준은 ‘기존 주택 규모 이하’였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풀면서 ‘기존 주택 규모 이하’에서 ‘30% 범위 이하’로 바뀌었다. 즉 기존 주택 전용면적이 84㎡일 경우 109㎡까지 넓혀도 1 대 1 재건축으로 간주하기로 한 것. 다시 말하면 조합원 기존 주택 면적의 130% 범위에서 재건축을 하고 용적률 등 여력이 있으면 다른 평형 아파트도 지어 재건축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1 대 1 재건축은 소형 주택 건립 규제를 피하는 방안으로 많이 활용됐다. 중대형 평형이 많은 단지의 경우 기존 주택 크기를 유지하거나 늘리면서 소형 건립 규제를 피할 때 1 대 1 재건축 방식이 유용했던 셈이다. 최근에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반분양을 없애거나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1 대 1 재건축이 활용되기도 한다.



▶1 대 1 재건축 추진 단지는

▷이촌 왕궁·광장 워커힐아파트 등

1 대 1 재건축을 추진하는 곳은 주로 대형 평형 비중이 높은 고급 단지들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지역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3구역.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3구역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최근 조합원들로부터 위원회 구성과 운영 규칙을 담은 계획안에 대한 동의서를 받았다. 조합원 50% 이상이 동의하면 공식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앞서 현대건설 출신 윤광언 씨가 재건축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1 대 1 재건축을 공언한 바 있다. 내년 하반기 재건축조합 구성을 목표로 사업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압구정3구역은 총 36만㎡ 부지에 옛 현대아파트 1~7차, 10·13·14차와 현대빌라트, 대림빌라트 등 4065가구가 모인 곳이다. 구역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아파트는 각 단지가 1979~1987년 입주해 모두 재건축 가능 연한인 30년을 넘겼다. 한강 조망권과 지하철 역세권을 동시에 갖춰 압구정 6개 구역 중 단연 최고 입지로 꼽힌다. 대부분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로 구성돼 주민들의 소형 주택 선호도가 낮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한 거부감은 높다. 결국 소형 평형을 넣지 않고 중대형 위주 고급 단지로 1 대 1 재건축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 위치한 고급빌라 강남원효성빌라도 1 대 1 재건축을 추진한다. 1984년 11월 준공된 강남원효성빌라는 대지면적 2만3100㎡ 규모로 용적률을 기존 100%에서 125%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1983년 지어진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총 21개 동 2435가구, 전용 84~191㎡)도 1 대 1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중대형 평수가 많은 강남권에서는 1 대 1 재건축 추진 단지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북권에도 1 대 1 재건축 단지가 꽤 많다. 이 중 용산구 이촌동 왕궁아파트가 눈길을 끈다. 1974년 지어진 왕궁아파트는 기존 250가구에서 가구 수를 늘리지 않고 연면적 7만543㎡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아파트 층수는 최고 35층으로 높아지고 가구당 전용면적은 기존 102㎡에서 121㎡로 늘어난다. 건축설계를 거쳐 연말까지 건축심의를 통과하는 것이 목표다.

1978년 입주해 전용면적 166.9~226㎡의 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아파트도 1 대 1 재건축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워커힐아파트 1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지난 4월 26일 광진구청에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접수했다. 조합원 소유의 432가구를 그대로 유지해 ‘강북 부촌’ 위상을 높인다는 포부다.



▶1 대 1 재건축 효과는

▷소형 평형 의무 없어 매력적

1 대 1 재건축을 하면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이 어느 정도 줄어들고 아파트를 고급화하는 데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재건축 초과이익은 재건축 후 집값에서 재건축 시작 시점의 집값과 해당 지역 평균 집값 상승분, 개발비용 등을 뺀 금액이다. 이 중 개발비용을 대폭 늘려 단지를 고급스럽게 지으면 자연스레 초과이익 부담금이 감소한다. 소형 평형 건립 의무가 사라지는 데다 조합원이 원하는 만큼의 넓은 평형대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최고급 단지 변신을 기대하는 서울 압구정3구역이 1 대 1 재건축을 추진하는 이유다.

게다가 일반분양 물량이 적거나 아예 없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더라도 미분양 리스크가 없다는 점이 매력이다. 당장 개발이익을 줄여 재건축 부담금을 최소화하고 사업 이후 시세 상승을 기대하는 단지들이 주로 선호하는 이유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1 대 1 재건축을 하면 기존 가구를 고급화해 공사비용을 늘리는 방식으로 재건축 부담금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점도 많다는데

▷건축비 늘어 배보다 배꼽 더 클 수도

문제는 사업성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1 대 1 재건축을 하더라도 반드시 조합원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엄밀히 말하면 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을 피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이익을 줄이는 구조기 때문이다. 1 대 1 재건축은 일반분양을 없애거나 최소화해 분양 수익을 줄이고 대신 고급화 전략을 통해 건축비용을 크게 늘리는 구조다. 아무리 건축비가 늘어나더라도 재건축 사업 기간 동안 집값이 오른다면 결국에는 재건축 부담금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일례로 신반포5차를 재건축한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는 전용 78, 84㎡ 면적의 555가구가 같은 크기의 595가구로 거듭났다. 조합원은 기존 집과 같은 규모 주택을 배정받고 남는 41가구를 일반분양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과 동일하게 전용면적 84㎡를 배정받은 조합원 추가 부담이 3억원에 달했다. 1 대 1 재건축을 추진하면 초과이익 부담금은 줄일 수 있지만 일반분양을 통한 수입이 적다 보니 그에 못지않게 재건축 조합원 부담이 커진 결과다. 아크로리버뷰는 완공 이후 집값이 많이 올라 그나마 이익을 얻었지만, 다른 경우라면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는 의미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1 대 1 재건축은 서울 부촌 단지에서 소형 평형 가구를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돼왔는데 재건축 부담금 회피 수단으로 보는 것은 극단적인 발상이다. 일반분양을 아예 없앨 경우 사업비를 충당할 수 있는 수익이 사라지는 만큼 오히려 조합원 전체 부담은 늘어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1 대 1 재건축을 추진한다고 해서 임대주택 건립 의무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재건축 단지는 용적률 완화 인센티브를 받는 대신 임대주택을 의무적으로 지어야 한다. 보통 완화받는 용적률의 절반을 임대주택으로 짓는다. 재건축으로 100가구가 늘어난다면 절반인 50가구는 임대주택으로 채우는 식이다. 래미안첼리투스, 아크로리버뷰에 임대주택이 없는 것은 용적률 완화 혜택을 적용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압구정3구역 등 압구정 일대 단지들은 용적률 혜택을 받을 경우 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 만약 임대주택을 넣지 않으려 용적률 인센티브를 포기한다면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1 대 1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각종 난관에 부딪힐 우려도 크다. 재건축조합 설립을 위해서는 주민 75%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압구정3구역의 경우 4000가구 넘는 대단지인 데다 1 대 1 재건축에 따라 조합원 이익 규모가 줄어드는 만큼 제때 주민 동의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그동안 서울에서 1 대 1 재건축을 진행한 곳은 주로 1000가구 미만 중소형 단지가 많았다. 2015년 입주한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460가구), 올해 6월 입주를 앞둔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595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1 대 1 재건축 사업성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촌동 렉스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첼리투스는 1 대 1 재건축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한강변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56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인 덕분이다. 2009년 당시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에 따라 기부채납 면적을 25%까지 늘려 초고층 재건축 허가를 받았다. 460가구 모두가 전용면적 124㎡ 대형 평형으로 구성됐다.

래미안첼리투스의 경우 재건축 당시보다 매매가가 13억원 넘게 뛰었다. 렉스아파트는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2010년 4분기 전용 121㎡가 10억1000만~1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재건축이 완료된 2015년 8월에는 전용 124㎡가 최대 19억원에 팔렸고 그해 10월 실거래가가 24억3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올 들어서도 26억원 넘게 거래되는 중이다. 1 대 1 재건축 당시 조합원 1인당 평균 추가부담금이 5억4000만원에 달했지만 이를 제외하고도 7억원 안팎 시세차익을 낸 셈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서울시가 ‘2030 서울플랜’에 따라 일반주거지역에 대해 최고 35층 규제를 해온 만큼 56층짜리 주상복합인 래미안첼리투스처럼 1 대 1 재건축 성공 사례가 나타날지는 의문이다.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서울 중층 아파트는 기존 용적률이 높아 고층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1 대 1 재건축을 진행하면 재건축 부담금을 줄일 수는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조합원 부담이 커지는 만큼 주민 동의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1 대 1 재건축을 진행하느니 차라리 재건축 사업을 늦추거나 리모델링 등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자는 목소리도 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1 대 1 재건축 확산되면

▷서울 공급 줄어 집값 양극화 우려

1 대 1 재건축 추진 사례가 늘어날 경우 서울,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전망이다. 강남권 등 인기 지역은 신규 주택을 지을 부지가 없어 재건축, 재개발 외에는 주택 공급 방안이 마땅치 않다. 1 대 1 재건축의 경우 가구 수가 그대로거나 소폭 늘어나는 만큼 향후 주택 공급 감소 우려가 크다.

일반분양 공급이 줄어들면 머지않아 강남 집값 상승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는 단지는 서울에만 116곳에 달한다. 이들 단지 상당수가 재건축 사업 속도를 늦추거나 1 대 1 재건축을 선택할 경우 수요 대비 공급은 줄면서 기존 아파트 희소가치만 높아질 우려도 크다. 윤재호 대표는 “정부, 지자체가 1 대 1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에 용적률 혜택을 주고 그에 따른 상당 부분을 정부, 지자체가 가져가는 식으로 조합원 부담을 줄여주는 묘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집값 양극화 문제도 제기된다. 지난해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서 벗어난 단지와 그렇지 못한 단지 간 시세 차이가 벌어지고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또 1 대 1 재건축으로 중대형 고급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면 강남 고급 아파트와 다른 지역 일반 아파트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도 높다.

“정부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면서 향후 재건축 시장은 ‘빈익빈 부익부’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다. 대기 수요가 많고 입지가 좋은 인기 주거지역과 비인기 지역 간 집값 격차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인기 재건축 단지들이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1 대 1 재건축을 추진하거나 리모델링 등 다른 방식으로 돌아서면 추가 신규 공급 물량이 줄어 서민층과 젊은 세대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도 있다.” 한태욱 동양미래대학 경영학부 교수의 눈길 끄는 분석이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 일러스트 : 정윤정]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61호 (2018.05.31~06.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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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8 09:01:4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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