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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위기 피하려면…日·美처럼 정부가 기업 지원 적극 나서야

한국경제가 본격적인 위기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규제를 완화해 기업 숨통을 틔워주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규제 개혁, 기업 투자 확대 없이는 일자리나 가계소득이 늘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규제 정책을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전환해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기업을 돕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해외 국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속적인 양적 완화를 통해 엔화 가치를 낮추고 있다. 덕분에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30%에 달했던 법인세도 20%로 끌어내려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냈고 그 결과 일본은 장기 불황을 극복하고 재도약하는 중이다. 올해 1월 일본 실업률은 2.4%로 떨어지며 1993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월부터는 2.5%를 유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법인세 최고세율을 20%로 내리고 금융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등 기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신호정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한국 정부는 기업을 지원하는 데 다소 소극적”이라고 꼬집었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무게가 실린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인건비를 너무 빠르게 올리면 사업주들이 비용 증가에 부담을 느끼고 고용을 줄인다. 부작용을 줄이려면 인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시간 단축도 유연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근로시간을 줄여 새 일자리를 만들고 삶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을 고려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모자라는 일손을 고용으로 채우기보다는 기계(로봇)를 도입하거나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이 등장할 수 있다. 경쟁력 혹은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정 직군은 상황에 따라 초과근무가 불가피하다. 예를 들어 신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부서는 업무 특성상 제품 개발 마지막 단계에 일이 급격히 늘어난다. 다른 사람이 업무를 대신하기도 어렵다. 이 같은 시기에 역량을 집중할 수 없게 되면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강성진 교수는 “산업별 성수기를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기업 상황에 맞게, 산업 특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제도를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에 과하게 의존하는 경제구조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한국은행이 5월 발표한 ‘2017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전체 산업 매출액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6.4%에서 지난해 11.4%로 늘었다.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9%나 된다.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LG그룹 관계자는 “반도체 호황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호황이 끝났을 때 경제를 이끌어줄 산업을 키우고 수출 품목을 다변화해 ‘포스트 반도체’ 시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눈앞에 놓인 위기를 피하는 것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SK그룹 관계자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는데 적극적인 스타트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달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도 “기업가형 인재를 배출할 수 있도록 교육을 혁신해야 한다”고 보탰다. 스타트업 육성도 중요하지만 대기업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신사업에 진출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61호 (2018.05.31~06.12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06-08 09:02:1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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