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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은 기본, 쓰리잡·포잡…‘N잡러’ 전성시대 | 4차 산업혁명 쇼크 “평생직장은 없다” 철밥통 버리고 ‘여차하면 이직’하라



#1.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RISD)에서 미술을 전공한 정혜경 씨(39)의 직업은 세 가지다. 전공을 살린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 아이들 대상 전화로 하는 영어 노래 선생님, 그리고 주말에는 영어 공연을 하는 배우가 된다. 처음에는 일러스트 일감이 적어 부업으로 영어학원 강사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주입식 교육 시스템에 실망한 데다 평소 아이들을 좋아하는 취미를 살리기 위해 참여형 영어 공연으로 전향했다. 정 씨는 “내게 중요성으로 따지면 일러스트는 본업인 만큼 60%지만 전화 영어와 영어 공연도 40%는 된다. 수년 전부터 공연하는 재미에 빠졌다. 그림은 정적인 일인데 공연은 동적이어서 수입 외적인 측면에서도 상호 보완이 된다”며 흡족해했다.

#2. 남진희 오바지뮤직 대표(31)는 작곡·음악 PD, 그리고 홍보·마케팅(PR) 업무를 병행한다. 대학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한 그는 언론·SNS 홍보, 각종 이벤트 기획과 진행, 광고기획(AE) 등의 일을 두루 해왔다. 그러던 중 취미로 만든 곡이 대기업의 CM송으로 채택되자 전업을 결심하게 된다. 작곡에 집중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뒀다. 대신 안정적 수입을 위해 프리랜서로 PR 일은 계속했다. 시간을 쪼개 지인과 함께 직장인의 애환을 어루만지는 팟캐스트 방송도 하다 보니 한때 그의 직업은 4~5가지에 달했다. 남 대표는 “PR 업무도 적성에 맞고 즐거웠지만 어릴 때부터 간직해온 음악에 대한 꿈을 버릴 수가 없었다. 음악은 시간 투입 대비 수입이 더 많은 편이지만 일이 정기적으로 있지 않다. 때문에 수입의 60%는 PR 업무에서 발생한다. PR은 ‘오바지뮤직’에도 필수 업무여서 앞으로도 계속 같이 해나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3. 미스터리쇼핑 전문기업 FRMS의 민유식 대표(54)는 원래 여의도에서 참치집을 경영하던 자영업자였다. 2000년대 중반 주 5일제가 시행되며 상권이 침체되고 일본에서 미스터리쇼핑 조사 용역업이 붐을 이루자 새로운 창업을 결심했다. 현재는 FRMS에서 미스터리쇼핑 컨설팅과 1인 출판, 경희대 겸임교수, 창업 전문강사 등의 일을 병행하고 있다. 민 대표는 “수입의 70%가 FRMS에서 나오는 만큼 시간도 그만큼 쏟는다. 1인 출판과 겸임교수의 경우 수입으로 치면 30%가 채 안 된다. 단,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나만의 전문성과 콘텐츠를 알리기 위해 시작했다. 여러 일을 하지만 모두 미스터리쇼핑이란 킬러 콘텐츠와 연관된 업무여서 시너지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1만 시간의 법칙’ ‘한 우물만 파라’ ‘평생직장 대신 평생직업을 가져라’….

이런 금언이 통용되던 시대가 저물어간다. 수십 년간 한 가지 분야에 몰두해 전문가가 되기보다 여러 일과 취미를 병행하며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N잡러(잠깐용어 참조)’가 확산되고 있다. 시대 변화가 갈수록 빨라지고 업의 경계가 흐려지며 융합형 인재를 찾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고용 형태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는다.

▶N잡러가 뭐길래

▷철밥통 없는 ‘긱 경제’ 산물 숙명적 변화

본업 외 활동을 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은 이전에도 있었다. ‘투잡족(two-job族)’이다.

N잡러는 투잡족과 비슷한 듯 다르다. 본업 외 부업이 있다는 점은 같다. 단, 기존 투잡족은 본업만으로는 부족한 수입을 벌충하기 위해 대리운전, 편의점 창업 등 자신의 흥미와 관계없는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본업과 부업의 경계가 뚜렷하니 시너지를 일으키기도 힘들다. N잡러는 경제적 이득도 물론 중요하지만 본업에서는 충족할 수 없는 자아실현을 중시하는 경우가 적잖다. 퇴근 후 1인 크리에이터 활동을 위해 수십만원을 들여 유튜브용 방송 장비를 장만하거나, 취미로 시작한 활동이 전문성을 띠게 되는 식이다. 일례로 ‘유튜브의 유재석’이라 불리는 ‘대도서관’도 처음에는 SK플래닛을 다니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퇴근 후 소소하게 하던 유튜브 방송이 인기를 끌면서 광고 수입이 연봉을 넘어서자 부업이 주업이 됐다.

N잡러 트렌드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긱(gig) 경제’(잠깐용어 참조)에 기반한다.

‘긱’은 1920년대 미국 재즈클럽에서 연주자들과 단기로 계약을 맺던 것에서 유래한 말로, ‘임시직’을 뜻한다. 빠른 시대 변화, 기업의 영속성 약화, 산업 간 경계가 흐려지는 ‘빅 블러(big blur)’ 현상, 융합형 인재 요구, 고용 없는 성장, 고용의 유연화(정규직의 종말), 스마트워크 등의 특징을 가진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며 창작자, 창업가 등 자기고용(self-employment) 형태의 직업인들이 각광받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정원 한국창직협회장은 “세상의 변화 속도가 느릴 때는 한 가지 직업만으로도 평생 먹고살 수 있었다. 요즘은 시대 변화가 빨라지고 직무도 융합, 세분화, 다변화돼 한 가지 직업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구직자는 물론, 취업에 성공한 직장인도 직무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 창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된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창직의 일환인 N잡러가 확산되는 것은 숙명적인 변화다”라고 진단했다.

이런 흐름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로 평가된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긱 경제가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2%에 해당하는 2조7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전 세계 5억4000만명 정도가 단기 일자리를 통해 실업 기간 단축이나 추가 소득 확보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긱 근로자 수가 110만명으로 전체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2.6%까지 늘어난 영국은 지난 2월 긱 경제 시대를 대비한 노동개혁 계획을 담은 ‘좋은 노동(Good work)’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N잡러는 20~30대 젊은 층이 주를 이룬다. 이들은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직활동에 나선 세대다. 두 번의 경제위기를 거치며 ‘철밥통’이라 여겨지던 정규직도 대거 구조조정되고 근로자 셋 중 한 명이 비정규직인 현실을 목도하면서 ‘평생직장’에 대한 기대 없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언제든 새 일자리를 구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는 셈이다.

재능 있는 개인이 주목받을 수 있는 각종 온라인 플랫폼 활용에 능숙한 것도 젊은 N잡러가 많은 이유 중 하나다.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와 유튜브, 팟캐스트 등 1인 방송 매체, 그리고 각종 재능을 사고파는 재능거래 오픈마켓(이하 ‘재능마켓’)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민유식 대표처럼 페이스북에 하루 2~5건씩 활동 사진과 글을 올리는 적극적인 50대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소수인 편이다. 박현호 크몽 대표는 “크몽 판매자 8000여명 중 대부분은 20대 중후반에서 30대다. 이 중 74%인 6000여명은 사업자등록이 안 돼 있다. 크몽에서의 재능 판매활동을 본업이 아닌 부업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일부 N잡러들은 위계질서가 강한 국내 기업들의 조직문화가 ‘N잡’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낮에는 대기업에 다니고 밤에는 유튜브 영상을 만드는 30대 초반의 한 유튜버는 “상명하복 문화가 강한 회사에서는 내가 의사결정은커녕 마음껏 끼를 분출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직장 밖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 유튜브 방송 녹화·편집을 새벽 2시까지 하고 잠깐 눈을 붙인 뒤 출근하는 날이 많다. 몸은 힘들지만 비로소 내 삶의 주인공이 된 느낌에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N잡러가 앞으로도 새로운 직업 형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내다본다. 나준호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온라인 인재 플랫폼이 직업 세계를 변화시킨다’ 보고서에서 “향후 직업 기회는 더욱 다양하고 유연하고 넓어질 수 있다. 즉, 기업에 정규직으로 취직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형태로 기업과 일할 수 있는 옵션이 생길 것이다. 점점 좁아지는 취업문을 뚫는 대신 창업가, 창작자 등 새로운 형태의 자기고용을 시도할 기회도 많아질 수 있다. 또한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경우 새로운 직업 형태를 택해 일하는 방식, 시간·장소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파트타임이나 프로젝트 형태로 여러 기업들과 동시에 일을 하는 프리랜서나 멀티잡(multi-job) 직업인들이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N잡러가 되기 위한 성공팁

▷“출사표는 쓰되 사표는 쓰지 말라”

N잡러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우선 시간을 쪼개 자신이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을 부업으로 해보되, 본업에는 꼭 충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튜브 최고 인기 크리에이터 중 한 명인 대도서관도 처음에는 직장생활과 1인 크리에이터 생활을 병행했다. 그는 자신이 유튜버로서 성공한 노하우를 담은 책 ‘유튜브의 신’에서 “출사표는 쓰되 사표는 쓰지 말자”며 “직장은 안정된 수입을 보장하고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이기에 절대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 최소 2년간은 직장생활과 병행하면서 1인 크리에이터의 삶을 살아보며 전업의 가능성을 살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는 “N잡러 중 일부는 회사일에 소홀해져 걱정하는 경우도 있더라. 처음부터 부업에 너무 힘을 쏟기보다는 하루 업무 시간의 10분의 1 정도만 투입하는 게 적절하다. 하루 30분~1시간 정도를 N잡을 위한 시간으로 할애해 자신의 관심 분야를 구체적으로 실행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새로운 분야에서의 네트워크(인맥 관리) 활동과 평판 관리도 필수다. 김나이 액셀러레이터는 “이직은 주변 네트워크나 평판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적잖다. 요즘은 독서모임, 세미나 등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어 네트워킹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실제 종사 중인 사람과 만나 ‘대화 리서치’를 해보면 그 일을 직업으로 삼아도 괜찮을지 가늠해볼 수 있다. 평판 관리를 위해서는 SNS나 개인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나도 페이스북에 쓴 글 덕분에 스타트업에서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본인이 회사에서 이룬 일들과 콘텐츠를 꼭 누적해두고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진희 대표는 “N잡러가 되려면 평판 관리에 특히 더 신경 써야 한다. 취미가 본업이 된 이후에도 이전 회사나 클라이언트로부터 언제 일이 들어올지 모른다. 나도 그 덕분에 현재 여러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업계를 떠난다고 인맥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님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유식 대표는 협업의 중요성을 당부한다. 1인 기업가들은 혼자 여러 업무를 다 할 수 없으니 다른 프리랜서들과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 잘만 하면 서로의 일자리를 창출해주는 순기능이 극대화될 수 있다. 민 대표는 “N잡러로 성공하려면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하는 미스터리쇼핑 조사 용역은 글로벌 프로젝트가 대부분이어서 통·번역 업무가 많다. 때문에 프로젝트가 생길 때마다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전문성과 성실성이 검증된 PM(project manager)을 2명, 그들을 도와주는 보조자 4명을 섭외했다. 이들에게는 프로젝트 수입의 절반 이상을 주고 강의 기회도 주며 상부상조한다. 훌륭한 파트너를 영입하려면 학습 경험 공유 등 같이 발전하려는 상생의 자세가 필수적이다. 협동조합보다 구성과 운영이 유연해 4차 산업혁명에도 최적화된 협업 모델”이라고 전했다.

유망 직업을 찾기보다 자신만의 강점을 키우는 데 집중하라는 조언도 있다. 이정원 협회장은 “유망 직업은 계속 바뀐다. 1~2년 뒤 유망 직업이 5년 뒤에도 유망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2010년대 초반 스마트폰 시대가 왔다고 했지만 이제는 포화된 시장이 되지 않았나. 가장 최신형 컴퓨터를 사려면 죽기 직전 사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모든 직무가 다 바뀐다.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잘 하는 분야에서 남들보다 조금만 더 빨리 변화를 추구한다면 그 분야에서 가장 유망한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나이 액셀러레이터도 비슷한 생각이다. “유행을 좇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고 자신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욱 승산이 있다.”



▶화려함 이면 숨은 그늘

▷고용불안·양극화 심화 가능성 커

N잡러가 대세라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고충도 적잖다.

무엇보다 여러 업무를 함께하는 것의 물리적 어려움이 대두된다. 남진희 대표는 “효율적인 시간 안배가 가장 힘들다. 경우에 따라 마감이나 중요한 회의가 겹칠 때가 있어서 이 부분을 조율하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쓴다. 또 여러 일을 할 때 내 전문성을 신뢰하는 클라이언트도 있지만 반대로 의구심을 갖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경력을 쌓으려 한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시장이 요구하는 역량) 간의 줄다리기도 숙제다.

김나이 액셀러레이터는 “글쓰기나 강연을 부업으로 삼으려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준비 과정에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돈벌이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유튜브도 시청자로서 즐기는 것과 크리에이터로서 돈을 벌려고 접근하는 것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조언했다. 남진희 대표도 비슷한 의견이다. “요즘 욜로(YOLO·‘한 번뿐인 인생’이란 뜻)를 앞세우며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러나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실적인 여건을 무시한 채 무작정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무모한 도전’이 성공할 때도 있지만 실패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 번뿐인 인생을 생계 유지에만 급급해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도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의 균형 있는 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고용 불안정이 극대화되며 저소득층 증가 등 양극화 문제가 심각해질 가능성도 대두된다. 나준호 연구위원은 위 보고서에서 “기존 정규직 일자리가 기간제, 프로젝트, 파트타임 등 다양한 비전통적 일자리로 대체되는 과정에서 ‘안정적 고용과 괜찮은 수입’을 보장했던 좋은 일자리들이 많이 사라질 수도 있다. 또한 강점 있는 특정 업무만 계속하다 보면 다른 업무 경험, 역량이 쌓이지 않아 기량 감소(de-skilling)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고, 여러 기업들을 넘나들며 일하다 보면 직업생활이 불안정해질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 국가들 중 일부는 기업 고용은 유연하게 하되 다양한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개인 직업생활의 안정성을 확충해주는 유연안정화(flexicurity)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회 전체적으로 상대적 박탈감이 심해질 우려도 있다. 소수의 특화 인재들은 전 세계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여러 기업들과 동시에 일하며 전보다 많은 수입을 거두겠지만, 다수의 구직자들은 거대한 인력 클라우드 내 글로벌 경쟁 심화로 인해 오히려 수입이 감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직업인들은 자기 정체성을 피고용자가 아니라 1인 기업으로서 재확립하고 기량과 경험을 끊임없이 쌓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영국이 지난 2월 발표한 노동개혁 보고서 ‘좋은 노동(Good work)’에도 이런 문제의식이 담겼다. 보고서는 긱 경제의 성장을 위해서는 긱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하며 ‘노동시간 고정계약을 요구할 권리’ ‘영국 최저임금위원회(LPC)의 보호를 받을 권리’ 등을 보장해 긱 근로자들이 적절한 사회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우리는 노동 세계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런 변화를 반영하는 적절한 구조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잠깐용어 *N잡러 2개 이상 복수를 뜻하는 ‘N’과 직업을 뜻하는 ‘job’, 사람을 뜻하는 ‘~러(er)’가 합쳐진 신조어로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이란 뜻이다. 본업 외에도 여러 부업과 취미활동을 즐기며 시대 변화에 언제든 대응할 수 있도록 전업(轉業)이나 겸업(兼業)을 하는 이들을 말한다.

잠깐용어 *긱 경제(gig economy) 빠른 시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비정규 프리랜서 근로 형태가 확산되는 경제 현상. 1920년대 미국에서 재즈 공연의 인기가 높아지자 즉흥적으로 단기적인 공연팀(gig)들이 생겨난 데서 유래한 말이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 일러스트 : 정윤정]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61호 (2018.05.31~06.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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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8 09:15:5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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