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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취업 ‘꿀Tip’-“일본어 못해도 좋다?” 믿었다간 낭패
일손 부족이 사회 문제까지 되고 있다는 일본. 그래서 외국인 기능실습제도(잠깐용어 참조)와 별개로 일본 정부는 건설, 농업, 간병, 숙박, 조선업 등 5개 분야에서 외국인 노동자 문호를 더 개방하겠다고 천명했다. 심지어 언어 능력 최소 통과 기준도 과감히 낮췄다. 통상 N1(최상)~N5 다섯 단계로 평가가 이뤄지는 일본어능력시험에서 합격 기준은 ‘N4 이상’. N4는 마지막에서 두 번째 등급으로 ‘약간 느린 대화를 거의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건설과 농업 분야는 아예 언어 능력 테스트가 없다. 일본어를 할 줄 몰라도 받아들이겠다는 말이다.

이렇게 문턱이 낮아졌다면 한번 도전해볼 법도 한데 실제 현장에서는 만만찮다는 얘기가 많다. 실제 일본 회사 취업에 도전하는 이들 중 상당수는 “아무나 다 받아줄 듯하지만 어학 능력을 갖췄다 해도 고배를 마시는 사례가 꽤 있다”고 털어놓는다.

일본 취준생 박연아 씨는 “호텔리어에 도전했는데 비즈니스 영어, 일어 등은 기본으로 통과했지만 면접에서 번번이 낙방했다.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를 집중적으로 물어보던데 아무래도 외국인인 만큼 문화 차이 극복 문제를 생각하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글로벌사회적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이 채용 빙하기라고 할 만큼 사람 뽑기가 쉽지 않은 건 맞다. 하지만 일본에서 또 하나 채용 관련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게 ‘파랑새 증후군(잠깐용어 참조)’이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3명 중 1명이 3년 내 그만두는 현상이다. 그래서 더욱 채용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일본 사회문화는 개방적이고 튀기보다는 조직에 융합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인물을 선호하므로 여기에 맞게 대비하지 않으면 낙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日기업 가려운 곳으로 가라

▷IT 개발·고급 서비스직 수요 많아

전문가들은 “아무리 문호가 개방됐다 해도 일본 기업이 아무나 받아주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인의 인력이 부족한 분야인 서비스나 산업에 집중해야 취업 성공률이 올라간다는 말이다.

김유영 동덕여대 일본어과 교수는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하더라도 구직자들이 일본 기업에 대해 정보가 너무 부족하고 무지한 경우가 많다. 몇몇 나름의 기준을 갖고 취업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한국인 구직자는 유명한 일본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 일본 취업 현장에 가보면 경쟁력 있는 강소 기업이나 알짜 기업이 무궁무진하다. 뛰어난 기술력의 로봇 생산업체 화낙, 일본 최고의 광고회사인 덴츠, 4차 산업혁명을 패션에 접목시킨 조조타운 등이 대표적이다.

김유영 교수는 “구직자들은 브랜드 쇼핑을 하듯 자신이 익숙한 회사에만 구직을 희망할 것이 아니라 우수한 기업을 스스로 발굴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정 분야에서의 점유율, 기술력, 상장 여부, 소유 구조 등 기업의 지명도가 아닌 실질적 기업 실적을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영수 교수는 “일본 기업은 주류 직종이나 전략, 기획 등 핵심 업무에는 외국인을 채용하지 않으려 한다. 대신 이공계 기술직, IT 개발자, 호텔리어, 승무원 등 서비스 직군에서는 오히려 장려하는 경향이 있다. 해외 영업 분야에서도 진취적인 한국인 직원을 선호한다. 이처럼 각 기업의 특징, 발전 방향을 꼼꼼히 따져보고 지원해야 합격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고 말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부분을 집중 부각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전 교수는 “평균적으로 일본인 구직자보다 영어 구사 능력이 탁월하다. 일본 기업은 대개 일반적인 한국 기업들이 요구하는 영어 능력보다 낮은 수준의 영어 능력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 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는 전략을 펼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조직문화 은근 까다로워

▷오타쿠, 조직에서는 환영 못 받아

더불어 일본 취업에서 중요한 것은 기업문화에 대한 이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보수적이라 하지만 일본 기업문화는 이보다 더 진중하고 무겁다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조직이 우선’이라는 말이다. 일본의 많은 기업이 학점 혹은 외국어 스펙보다 동아리, 학생회 등 단체생활에서의 경력과 그와 같은 활동 속에서 어떤 구성원이었는가를 심도 있게 따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기업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막연히 취업만 했다 중도에 그만두는 사례 또한 적지 않다.

2015년 일본 오릭스에 취업한 김태홍 씨는 “일본 문화에 적응한 사람이라면 딱히 문제없을 듯하지만 약간 군대 같은 문화가 있다. 제일 연차가 낮은 직원이 물을 따르는 등 잡다한 업무 처리를 하는 게 대표적이다. 일본 특유의 돌려 말하는 문화가 한국인으로서는 매우 답답할 수 있다. 의사소통은 되지만 돌려 말하는 뉘앙스를 알아듣지 못하면 직장 내에서 ‘쿠키오요메나이(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분위기를 파악 못하는 이를 지칭하는 말)’로 취급될 수 있는 만큼 기업문화에 좀 더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취준생 99%가 모르는 일본취업성공기(가제)’를 집필 중인 정희선 일본 UZABASE 애널리스트는 “일본 회사에서는 비즈니스 매너를 중시한다. 신입사원은 입사 초기에 비즈니스 매너에 대해 계속 교육을 받는다. 이메일은 어떤 형식으로 작성하는지, 경어를 적절하게 사용하는지, 회의에서 착석은 어떻게 하는지, 명함을 주고받는 매너 등 세세한 부분까지 교육한다. 따라서 일본 기업에서 일하게 된다면 이런 부분을 일본인 동료들을 통해 관찰하면서 몸에 익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문화에 대한 막연한 이해는 오히려 편견일 수 있는 만큼 거꾸로 철저히 깨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박삼헌 건국대 일어교육과 교수(아시아콘텐츠연구소장)는 “일본이 오타쿠의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IT 계열을 제외하면 오타쿠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다. 전문성과 오타쿠는 엄연히 다른 만큼 본인의 오타쿠적 기질을 부각하는 건 오히려 취업 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문화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일본인 명함을 보면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잘 찾아볼 수 없다. 한국과 다른 부분이다. 일본이 개인정보에 민감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이메일로 대화를 진행하기 때문에 딱히 휴대폰 번호를 남기지 않는다는 게 현지 전문가 전언이다.

더불어 역사 관련 이슈 언급은 신중해야 한다. 한일 관계사에 대해 핏대 올리며 대립각을 세우려는 이들은 취업 낙방 1순위다. 오히려 일본 역사에 대한 가벼운 지식과 역사적 인물에 대한 인용, 이를 기업 역사와 엮는 식의 태도가 호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도 블랙리스트 기업 있다

▷매월 후생노동성 발표 동향 잘 살펴야

일본 후생노동성은 장시간 노동 철폐를 위한 방안으로 ‘노동기준 관계법령 위반사항 공표사업’을 진행 중이다. 일본에서도 무리한 잔업과 초과근로로 과로사하는 근로자 소식이 종종 뉴스를 장식한다. 취업 지원자라면, 노동법을 위반하고 과도한 근로를 강요하는 악덕 기업, 즉 블랙리스트 명단을 매월 후생노동성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있으므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일본 시민단체도 블랙리스트 기업 명단을 자발적으로 작성해 공개하고 있어 꼼꼼히 악덕 기업을 가려내야 한다.

잠깐용어 *외국인 기능실습제도 개발도상국 인력에 기술이전을 해준다는 취지 아래 특정 산업 분야에 한해 외국인 노동자에게 자국 일자리를 개방하는 제도

잠깐용어 *파랑새 증후군 정규직으로 입사했으면서 이직을 시도하거나 취업 교육을 받으려 회사를 조기에 그만두는 현상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65·창간39주년 특대호 (2018.07.04~07.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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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6 09:20:5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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