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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경영학자들이 꼽은 생산성 업그레이드 10대 전략 | 어디서나 일하고 근무시간도 자유롭게 불필요한 회의·군대식 조직문화 바꿔야
주 52시간 근무 시대를 앞두고 기업은 저마다 고민이 크다. 생산성 향상 없는 근로시간 단축은 ‘공염불’이 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경영학자들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철저한 성과 평가제와 함께 스마트회의, 스마트워크 도입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는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생산성 업그레이드 전략 10가지를 ‘Productivity(생산성)’ 용어를 활용해 정리해봤다.

Pro mote small business

▶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 초점

▷대기업 대비 32% 수준에 불과

대기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중소·중견기업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랜달 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경제담당관은 “삼성, 현대차, SK, LG 등 한국의 4대 기업이 전체 기업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7%나 된다. 대기업의 수출 주도 성장은 한국을 세계 6위 수출대국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한계에 직면했다. 중소기업 생산성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국가 전체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는 점점 벌어진다. OECD에 따르면 1998년 기준 국내 중소기업의 대기업 대비 생산성은 40%에 가까웠다. 하지만 최근 32%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른 OECD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에도 상대적으로 차이가 크다. 네덜란드와 에스토니아, 덴마크 등의 중소기업 생산성은 대기업의 80% 수준이다. 프랑스는 63.7%, 독일 58.5%, 일본 50.5% 수준으로 중소기업 생산성이 높은 편이다.

중소기업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은 핵심 기술 취약, 우수 인재 부족, 자금난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중에서도 연구개발(R&D) 예산이 부족하다는 점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거론된다.

“생산성을 높이려면 혁신, 기술 발전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R&D가 뒤따라야 한다. 중소기업 중 잠재력이 뛰어난 곳이 많지만 대다수는 R&D에 투자할 자금이 부족하다. 이들 기업이 R&D를 통해 기술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정부가 자금 지원이나 세제 혜택 등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기업 기술을 이전받는 방법도 효과적일 수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업과 기술이전을 장려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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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바 경영’처럼 분권화

▷조직 리더에게 “마음대로 해봐”

기업 생산성을 높이려면 일본의 ‘아메바 경영’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아메바 경영은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 교세라 명예회장이 교세라를 창업, 운영하면서 만든 개념이다. 기업을 작은 조직으로 세분화하고 각 소집단, 즉 아메바를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는 분권적 경영 시스템을 말한다. 철저한 독립채산제와 함께 인사, 자금, 기술 등 모든 자원 배분의 결정권을 소집단에 전적으로 위임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메바 경영 덕분에 교세라는 1959년 설립 이후 단 한 해도 적자를 본 적이 없다. 매년 평균 20% 이상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정도다.

2010년 1월 위기에 내몰렸던 일본항공(JAL)은 아메바 경영 덕분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당시 일본항공이 2조엔 넘는 적자로 자본잠식에 빠지자 일본 정부는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에게 일본항공 경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일본항공 CEO로 취임한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곧장 회사 조직을 ‘아메바’라 불리는 5~10명 단위의 팀으로 나누고 각 팀이 하나의 작은 회사처럼 운영되도록 했다. 노선별 아메바 조직으로 나누면서 조직 리더들에게 과감히 권한을 위임한 셈이다. 직원들은 각종 권한, 책임을 갖게 되면서 단순한 종업원이 아닌 기업가라는 마인드가 생겼고 의사결정도 빨라졌다. 이를 통해 경영자는 물론이고 직원이 어느 부서가 얼마나 수익을 냈는지 알 수 있게 됐다.

직원 역량이 지속적으로 개발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저마다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아메바 경영의 특징이다. ‘생산성=아메바 조직 부가가치/노동시간’이라는 일종의 공식을 세우면서 조직마다 생산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실제로 아메바 경영 덕분에 일본항공은 연간 800억엔 비용을 절감하게 됐다. 상명하달식 구조에다 조직 간 소통이 부족한 한국 기업이 아메바 경영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아메바 경영은 철저한 분권에 의한 자율성을 바탕으로 경영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밝혔다.



U biquitous workplace

▶‘스마트워크’ 활성화

▷외근 후 회사 복귀도 시간 낭비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 1분 1초가 비용이 되는 만큼 시간 관리는 필수다. 외근 후 회사로 복귀하느라 길에서 시간을 쓰는 것도 낭비가 될 수 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언제 어디서나 일을 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가 각광받는 이유다.

해외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스마트워크가 일반화됐다. 행정안전부 산하 스마트워크센터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992년부터 수도 워싱턴 인근에서 ‘스마트워크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네덜란드는 지난 2007년 이미 전체 사업체의 49%가 원격 근무를 도입했다. 고용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원격 근무자 비율이 높다. 근로자 500인 이상 기업 중 91%가 원격 근무를 시행 중이다.

일본은 지난해 정부가 ‘일하는 방식 개혁’을 발표, 아예 정부 주도로 ‘텔레워크(스마트워크의 일본 명칭)’ 확산에 나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해 말 종업원 수 100명 이상 기업 602곳을 상대로 실시한 ‘스마트워크 경영 조사’ 결과 일본 기업의 35%가 재택근무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텔레워크 확대는 사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서 어디서나 일할 수 있게 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시도다. 구인난이 계속되면서 인재 활용을 중시하는 이런 경영 기법이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해 ‘한국의 스마트워크 정책과 일본의 텔레워크 정책’을 발간한 남기범 성결대 행정학부 교수는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 모델로 제시한다. 일본은 재택근무 신규 도입 사업주를 대상으로 통신장비,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료, 유지 보수, 전문가 컨설팅 등 비용에 대해 최대 150만엔(약 1500만원)까지 지원한다. 도쿄도(都)의 경우에는 도내 본사를 둔 중소기업에 재택근무 환경 구축 비용의 50%(연 100만엔 한도)까지 지원해준다.

남기범 교수는 “스마트워크 정착을 위해서는 IT 인프라 구축, 직원 교육, 업무 프로세스 재정비 등 기업이 각종 투자를 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텔레워크 환경정비 세제와 직장 의식 개선, 재택근무 보조금 등을 지원해 기업 투자를 보상해줬다. 또 스마트워크로 교통 수요가 줄면 교통 체증, 대기오염도 줄일 수 있다. 일본이 텔레워크를 위해 후생노동성, 경제산업성, 국토교통성, 환경성 4개 부처가 협업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남 교수는 “우리나라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바뀌고 부처 간 협업도 잘 안된다. IT 등 비대면 근무가 용이한 업종부터라도 먼저 스마트워크를 도입해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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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고 굵은 스마트 회의

▷회의시간 줄이고 보고 단계 최소화

‘근로자 10명 중 7명은 불필요한 회의가 많다고 느낀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배포한 ‘근무혁신 10대 제안 실천방안 매뉴얼’에 담긴 내용이다. 그만큼 불필요한 회의가 기업 생산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미다. 꽉 막힌 보고 방식과 불필요한 업무 지시도 업무 혁신 대상이다. 고용노동부 매뉴얼에 따르면 근무시간 중 형식적이거나 비생산적 보고를 위해 보내는 시간이 전체 근무시간의 3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일부 국내 기업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기는 하다. 네이버는 지난해 회의실에 타이머를 설치하고 최소 인원만 회의에 참석하는 ‘스마트 미팅 캠페인’을 실시했다. 신세계도 회의시간을 기존 2시간 이상에서 1시간 이내로 줄였다.

이처럼 기업이 회의시간을 줄이는 데 힘쓰지만 일시적인 ‘캠페인’에 그칠 것이 아니라 보다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 회의 형식만 바뀌었을 뿐 결국은 임원, 팀장 중심의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 회의에 지친 직장인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회의 목적과 소요시간을 명확히 하는 ‘스마트 회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회의 자료를 준비하기 위한 회의’부터 없애고 보고 방식을 바꾸는 것이 급선무다. 대면보고를 최소화하고 전체 내용이 담긴 장문의 보고서보다 키워드 중심의 간단 보고서로 보고 형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적잖다. 보고 단계를 최소화하는 한편 현장 담당자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식의 ‘선 조치 후 보고’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도 절실하다.

구글, 아마존, ING 등 글로벌 기업들이 도입한 ‘애자일(Agile) 문화’도 참고할 만하다. 애자일이란 기존 부서 경계를 허물어 업무 과정에 필요한 모든 직무 담당자를 한 팀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답답한 조직 칸막이를 제거해 직원이 하나의 스타트업 조직처럼 충분한 권한, 책임을 갖게 된다. 불필요한 보고를 줄이고 업무 진행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김경원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임원, 부장 등 조직 리더부터 앞장서서 회의, 보고 문화 혁신에 힘써야 한다. 회의할 때마다 직원들이 보고, 회의 자료 준비에 시달리지 않도록 하려면 평소에 주요 업무를 숙지해놓으면 된다. 30분 회의, 1장짜리 보고서 문화가 자리 잡으면 지금보다 기업 생산성이 대폭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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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재교육 강화

▷직업훈련 예산 프랑스 20조 vs 한국 2조

직원 재교육 역시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기술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화한다.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와 기술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한다. 이로 인해 주요 산업도 전례 없는 속도로 변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지 않고는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 꾸준한 직원 재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한국에 비해 생산성이 높은 선진국을 보면 이미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직원 재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곳이 상당수다.

독일 정부는 주요 기업, 노동조합과 협업을 통해 직무표준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연방직업교육연구소(BIBB) 등 국책연구기관은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교육 과정을 제공한다. 프랑스도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다. 양서영 KDB산업은행 연구원은 “전체 노동생산성이 높고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생산성 격차가 적은 프랑스는 국가가 근로자 대상 직업훈련에 적극 투자한다. 올해 기준 프랑스 직업훈련 예산은 20조원인데 우리나라 예산은 2조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도 직원 재교육에 돈을 아끼지 않는 기업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례로 통신 기업 AT&T는 조지아테크,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등 명문대와 손잡고 임직원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코세라(Coursera)’ 같은 온라인 강좌 플랫폼을 통해 인공지능, 디지털 마케팅 수업을 듣고 학위를 따면 비용을 보조해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 밖에 아마존, 베스트바이 역시 임직원이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많은 예산을 할애한다.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10~20대 때 배운 기술로 평생을 먹고사는 시대는 지났다. 생산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평생교육이 필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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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과자를 깨워라

▷공정평가 후 업무 교육·면담 필요

기업 생산성을 높이려면 저성과자 관리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근로자 30인 이상 기업 38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저성과자로 인해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기업은 66.7%나 된다. 저성과자를 방치하면 조직 전체의 생산성이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박윤수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주 52시간 근무 체제 아래에서는 직원 한 명당 생산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한다. 교육이나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 저성과자에게 동기 부여를 하고 업무 방식을 개선하지 않으면 기업이 살아남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저성과자를 판단하는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는 게 포인트다. 경기가 나쁘거나 업황이 좋지 않을 때에는 직원 역량이나 노력에 관계없이 성과가 좋지 않은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 특성상 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 어려운 직군도 있다. 이런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합리적인 기준 없이 직원을 저성과자로 낙인찍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

저성과자를 무작정 해고하거나 한 부서 혹은 사무실에 몰아넣는 것도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나머지 구성원의 소속감이 저하되거나 사기가 떨어질 확률이 높다. 이는 오히려 전반적인 생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면담, 멘토링 등을 통해 성과 부진 원인을 찾아내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 적성에 더 잘 맞는 부서로 옮기거나 다른 업무에 도전해볼 기회를 제공한 뒤 다시 성과를 평가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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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평가는 정확히

▷‘집단지성’ 크라우드소싱 평가 해볼만

기업 생산성을 높이려면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직원 평가 방식을 현행 ‘업무 태도’ 위주에서 성과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김용근 포스코경영연구원 인사조직담당 수석연구원(경영학 박사)은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살펴보면 아직도 야근과 주말 출근을 하며 리더에게 ‘성실성’으로 어필하는 것이 굉장히 효과적이다. 하지만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 이런 관행은 유지되기 어렵다. 결국 직원이 맡은 일의 결과가 얼마나 충실한지, 지연되지는 않는지 등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성과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평가하는가다. 현재 기업에서 가장 흔히 쓰인 성과 평가 방식은 상사 1명이 다수의 부하 직원을 평가하는 ‘일대다(一對多)’ 방식이다. 단, 이는 상사의 감정이나 친소관계 등에 따른 주관적 평가를 배제하기 힘들다는 약점이 있다. 리더보다는 실무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가 피평가자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는 ‘정보의 비대칭성’도 문제다.

때문에 일부 기업에서는 다수의 평가자가 1명을 평가하는 ‘360도 진단’ 또는 ‘다면 진단’ 방식을 채택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하 직원보다 상사의 리더십 평가에 적합한 데다 부하 직원에게 잘 보인 상사에 대한 ‘인기 투표’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학계는 최근 다수가 다수를 평가하는 ‘크라우드소싱’ 방식을 주목한다. 이른바 ‘집단지성’이 오류 예방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2005년 영국 과학 잡지 네이처가 조사한 결과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꼭지당 오류는 3건으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4건)보다 적었다.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는 IT 업계에서는 상사보다 함께 일하는 동료가 근무 역량과 태도를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일 잘한 직원을 누구나 추천할 수 있고 추천받은 직원은 보너스를 받는 구글의 ‘피어 보너스(peer bonuses)’ 제도를 참고할 만하다. 갈수록 협업이 중요해지는 흐름상 크라우드소싱 평가는 제조업 등 산업 전반에서 더욱 각광받을 것이다. 물론 직원 관리 책임이 부서장에게 있는 만큼 최종적인 평가 권한은 리더가 갖는 것이 맞다. 단, 동료 평가 결과를 참고하면 더욱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를 유도할 수 있다.” 김용근 수석연구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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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유연성 강화

▷근로의욕 세계 최하위…‘철밥통’ 깨라

137개국 중 73위, 88위, 112위.

세계경제포럼(WEF)이 진단한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효율성’ ‘고용·해고 관행’ ‘정리해고 비용’ 순위다(지난해 기준). 순위가 낮을수록 부정적인 의미다. 한마디로 국내 노동시장은 고용이나 해고가 힘들고 비효율적이며 경직돼 있다는 얘기다.

노동 경직성은 사용자와 근로자 측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저성과자 퇴출(해고)이 어려워지는 만큼 기업 생산성이 떨어진다. 근로자 측은 입장이 갈린다. 취업준비생은 기업이 채용에 소극적으로 변하며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을 늘리는 등 고용 시장이 왜곡되는 피해를 입는다. 반면 이미 취업에 성공한 이는 당장은 고용 안정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얻는다. 단, 이 경우에도 ‘철밥통’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줘 저성과자의 개선 의지를 저하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근로자에 대한 동기 부여’ 순위는 조사 대상국 63개국 중 61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전년(59위) 대비 두 계단 내려앉은 것으로 경직된 국내 노동시장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어려운 해고’가 ‘어려운 고용’과 ‘근로 의욕 저하’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시장 경직성으로 악명 높은 프랑스의 개혁 움직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올 3월 해고 배상금의 하한선(임금 6개월분)과 상한선(임금 20개월분)을 규정하고 법정 해고수당의 상한선을 10년으로 정하는 한편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노동법 행정입법을 추인했다. 부당해고 제소 기간도 기존 24개월(2년)에서 12개월(1년)로 절반 단축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동법 전문 교수는 “부서별로 저성과자 1~2명을 해고한다고 해서 기업 실적이 크게 나아지지는 않는다. 관건은 정리해고다. 프랑스의 노동법 개혁은 구조조정 요건을 완화해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고용 유연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의 노동 유연성이 경직된 또 다른 이유는 온정주의 문화다. 승진 심사에서 ‘평판’을 중시하다 보니 저성과자 퇴출에 아무도 적극 나서려 하지 않는다. 제도보다 인식 개선이 더욱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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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공서열제를 버려라

▷철저한 성과 중심 직무급제 필요

기업 생산성을 높이려면 연공서열 방식의 호봉제 같은 낡은 임금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950년대부터 이어져온 호봉제는 성과, 능력, 직무, 역할과 무관하게 해마다 자동적으로 임금이 오르는 방식이다. 1970~1980년대 고도성장기에는 괜찮았지만 지금 같은 저성장기에는 ‘적당히 일하며 근속연수만 채우면 된다’는 인식 탓에 기업 생산성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돼왔다.

상당수 대기업이 호봉제를 폐지했지만 여전히 주요 대기업 생산직은 노조 입김에 호봉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매출 500대 기업 생산직 근로자 중 70.6%가 호봉제를 유지하고 있다. 보통 나이가 들수록 생산성이 떨어지지만 호봉제 아래서는 급여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당연히 근속연수가 높은 고령층보다 많은 일을 해온 신입직 불만이 쏟아진다.

기업 생산성을 높이려면 직무나 능력, 성과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바꾸는 것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업무 성격, 난이도에 따라 임금이 달라지는 직무급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등 선진국 기업은 직무 변화가 없는 한 원칙적으로 같은 임금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일본 토요타는 2000년대 들어 직원 기본급을 인사평가 결과에 따라 결정하는 ‘직능개인급’으로 바꿨다. 2004년에는 나이에 맞춰 지급하는 ‘연령급’을 일의 숙련도로 평가하는 ‘습숙급’과 ‘역할급(직무급)’으로 변경했다. 역할급은 능력에 따라 역할을 주고 역할 수행을 통해 거둔 직무 성과에 따라 차등적으로 보상하는 임금체계다.

2016년 들어서는 기능숙련급 제도를 신설했다. 40대 중반까지 숙련도가 향상된다는 전제 아래 점점 급여가 올라가다가 48세 이후부터는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설계됐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려면 호봉제 대신 철저한 능력, 직무,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로 전환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Y(why) 9 to 6?

▶근무시간 틀을 깨라

▷근로시간 저축하고 휴가 자유롭게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비하기 위해 기업마다 유연근무제 도입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유연근무제는 노동자 필요에 따라 일하는 시간이나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근로시간을 일일, 일주일 단위로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 아니라 탄력적으로 근로시간을 조절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제도에서는 유연근무제의 일종인 탄력근무제를 2주나 3개월 이내로 정하는 것만 허용한다. 그마저도 근로자와 서면 합의해야 해 사실상 도입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우리도 선진국처럼 기업들이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업종마다 일괄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강제하는 건 문제가 있는 만큼 보다 다양한 근무 양식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독일 사례부터 눈여겨볼 만하다. 독일은 근로시간법을 통해 하루 8시간을 넘긴 근로를 금지하고 있다. 주당 최장 근로시간에 대한 규정은 없다. 다만 6개월간 하루 평균 8시간 이하인 조건에서 하루 10시간까지 근로를 허용한다. 특수 업무의 경우 시간외근로를 허용하기도 한다.

독일은 근로시간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독특한 제도도 만들었다. 연장, 야간, 휴일근로를 계좌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 휴가로 쓰는 ‘근로시간 계좌제’다. 일례로 하루 8시간 근로를 계약한 직원이 11시간 일하면 3시간을 저축하는 식이다. 반대로 ‘마이너스 계좌제’도 있다. 미리 휴가를 쓰고 나중에 근로시간으로 채우면 된다.

미국은 유연근로시간제인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근로시간 면제제도)’을 시행 중이다. 근로시간으로 성과를 평가받기 어려운 화이트칼라 근로자에게 업무시간 배분 재량권을 준 후 성과에 따라 생산성을 평가·보상한다. 관리직, 사무직 근로자에게 초과근무수당을 주지 않아도 되는 일종의 예외 조항이다.

유연한 근로시간뿐 아니라 수개월 안식휴가를 주는 등 자유롭게 휴가를 쓸 수 있게 하는 것도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많다. 넷플릭스는 일정 이상의 성과를 평가받고 휴가 목적이 분명할 경우 자유롭게 휴가를 쓸 수 있는 ‘무제한휴가제’를 시행해왔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경영진이 앞장서서 안식휴가 같은 긴 휴가를 쓰면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편히 휴가를 다녀올 수 있다. 마음껏 휴가를 쓰는 행복한 직장을 만드는 것이 결국 기업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된다”고 강조한다.

도움 주신 분들(가나다순) 김경원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장, 김용근 포스코경영연구원 인사조직담당 수석연구원(경영학 박사), 남기범 성결대 행정학부 교수,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박윤수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양서영 KDB산업은행 연구원,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 노동법 전문 교수(익명)

[김경민·노승욱·김기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65·창간39주년 특대호 (2018.07.04~07.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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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6 10:22:2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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