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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법인장에게 듣는 마켓뷰] (2) 권혁준 신한금융투자 베트남법인장 | 美·中 무역전쟁 격화되면 베트남 펀드 손절

6870억원.

올해 1분기 베트남 펀드에 유입된 금액이다. 1분기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 유입 자금의 40% 가까이 된다.

이때까지만 해도 베트남 펀드는 증권가 최고 히트상품으로 꼽혔다. 베트남 경제성장률이 매년 6~7% 고성장을 계속하는 덕분에 국민 소비 여력이 급증하고 정치·사회적으로 안정됐다는 점,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 등이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데 한몫했다. 지난해까지 시행된 해외 주식형 펀드 비과세 혜택 막차를 타기 위해 베트남 펀드에 돈을 넣은 투자자도 상당수다. 수익률도 고공행진했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된 베트남 펀드의 올해 1분기 수익률은 14.72%. 해외 주식형 펀드 중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0.71%,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2.3%를 기록하며 다소 부진했다.

그러나 올해 4월 중순부터 분위기가 급변했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의 통화긴축, G2(미국·중국) 통상마찰 심화 등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베트남 대표 증시 지수인 VN지수는 2017년 한 해 동안 679에서 984.24까지 45%가량 오르고 올해 4월 초 1200을 넘어섰을 정도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외 변수가 악재로 작용하자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7월 3일 906.01로 장을 마감했다. 권혁준 신한금융투자 베트남법인장은 “미국 등 선진국이 금리를 올리자 신흥국 자산 선호도가 낮아졌다.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주식을 파는 투자자가 다수 등장했다는 점도 하락을 부추겼다”고 설명한다.

증시가 흔들리자 펀드 수익률도 급락했다. 6월 25일 기준 베트남 펀드 3개월 수익률은 -12.78%. 같은 기간 아시아 신흥국 펀드가 수익률 3.84%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국내 주식형 펀드와 해외 주식형 펀드도 전반적으로 성적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각각 수익률 -2.49%, -1.91%로 손실 폭이 훨씬 작았다.

베트남 펀드를 보유한 투자자는 펀드를 환매하고 손절해야 할지 계속 들고 있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 될 터. 권 법인장은 “정부 정책을 비롯한 대내 변수는 시장에 우호적”이라면서도 “다만 미국·중국 간 통상마찰이나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변수는 향후 증시를 위협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조정세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특히 눈여겨봐야 하는 이슈는 G2 무역전쟁. 베트남은 수출 의존도가 높다. 미국과 중국은 베트남의 최대 무역국이다. G2 통상마찰이 심화되면 베트남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증시 하락과 펀드 수익률 부진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미국과 중국의 협상 과정을 예의 주시하고 가까운 미래에 긍정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손절을 고려해봄직하다.

장기 투자할 요량이라면 펀드를 들고 있는 것도 방법이다. 권 법인장은 “자금 여유가 있다면 보유를 권한다. 현재 증시가 다소 불안정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률이 우상향 곡선을 그릴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베트남 경제는 기초체력이 탄탄한 편이다. G2 무역분쟁과 같은 악재에도 베트남 기업의 수출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올해 1~5월 총 수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8% 증가했다. 외국인 자금도 계속해서 유입되는 중이다. 젊고 우수한 노동력도 강점이다. 베트남 인구의 절반가량은 30세 이하다. 문맹률도 3% 미만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6.7%를 문제없이 달성하는 것은 물론 향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안정적이다. 베트남은 공산당 1당 체제이며 유교 국가다. 정치 혹은 종교 분쟁이 거의 없다.

향후 선전이 예상되는 산업으로는 물류·유통업을 꼽았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개인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났다. 소비 주축인 생산가능인구도 총인구의 70%가량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비율이 높다. 당분간 내수 경기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기술 발전이 빠른 농축산업과 농기계업,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보험업 등을 언급했다. 2015년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 부동산 투자를 허용한 후 전 세계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부동산 투자에 관해서는 “부동산 시장 잠재력이 큰 것은 맞다. 다만 세금제도와 투자 수익 송금 관련 절차 등이 복잡하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 거품론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66호 (2018.07.11~07.17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07-09 11:27:1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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