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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REPORT] 트럼프 코드 인사에 ‘연준의 정치화’ 우려-‘反연준 정책’ 케인·무어 지명…파월 흔들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흔들기’가 점입가경이다. 노골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지 말라고 압박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연준 이사에 친(親)트럼프 인사를 앉히려 하고 있어 ‘연준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성향 경제학자 스티븐 무어 헤리티지재단 연구원과 기업인 출신 허먼 케인을 연준 이사에 지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준 이사진 7명 중 2명이 공석인데 여기에 ‘자기 사람’을 심겠다는 것이다. 연준 이사 지명자는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한다. 이 문턱을 넘으면 연준의 핵심 구성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연준의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준 이사 7명과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 5명 등 총 12명이 정원이다. 즉, 무어와 케인이 연준 이사 자리를 차지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적지 않게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다.

백악관은 후보 두 사람 모두 자질을 갖췄다고 주장하지만 시장에서는 정치 성향이 뚜렷한 이들이 연준 이사가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거수기’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 중앙은행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 경제방송 CNBC가 지난 4월 5~7일 월스트리트 전문가 4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60%는 “상원은 무어를 인준해서는 안 된다”고 답변했다. 케인에 대해서도 “상원이 인준을 거부해야 한다”는 답변이 53%에 달했다. 캐시 보스탠치크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무어와 케인은 어느 때보다 중요성이 부각되는 통화정책에 큰 지장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연준이 美 경제성장 저해” 주장

보수성향 헤리티지재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어는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커들로 위원장은 감세 등 ‘트럼프노믹스’를 지지하며 최근 연준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인물이다. 무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이 미국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수차례 공격할 때마다 각종 기고문, 인터뷰 등에 “연준은 재앙이다” “파월 의장은 완전히 무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히며 호흡을 맞췄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진 케인은 대형 피자 체인 ‘갓파더스’ 최고경영자(CEO),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이사를 지냈다. 2011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해 흑인 자수성가 기업인이라는 극적인 스토리로 인기를 끌었지만 성희롱 의혹 등이 불거져 중도 사퇴했다. 이후 ‘친트럼프’ 성향을 드러냈고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부정적 보도와 맞서 싸운다며 정치자금후원회 ‘반격하는 미국’ TV 광고에 2만달러를 지출했다. 이런 이력으로 볼 때 전문성을 갖춘 통화정책 입안자라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 ‘충성파’ 성향이 강하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비판한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무어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통화정책에 대해 견해를 180도 바꿨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무어는 연준의 저금리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며 긴축을 주장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는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는 것. 저스틴 울퍼스 미시간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어는 지난 20년 동안 제대로 한 것이 없다”며 “상원은 그의 인준을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성장을 제한할 수 있는 긴축 통화정책을 이유로 파월 의장 해임을 검토했지만 법률적·정치적 판단 끝에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자기 사람’을 연준 이사직에 심어 파월 의장을 흔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파월 의장은 정치적 압박에 영향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지난해 총 네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2.25~2.5%로 끌어올린 연준은 올해 들어서는 기준금리 동결 방침으로 정책 기조를 바꿨는데 이는 미국 경제 둔화 우려 등 ‘경제 상황 판단’에 따른 것이지 ‘정치적 압박’ 때문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연준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강화되면서 파월 의장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sc20max@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4호 (2019.04.17~2019.04.23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9-04-15 09:38:2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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