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체 기업분석 / 시장분석
뉴스 > 기획기사 > 새로고침

경제용어
확대확대 축소축소 프린트프린트 목록목록

수학 문제 푸는 PoW, 지분 따라 돈 주는 PoS [코린이를 위한 암호화폐 설명서 6]
지난 5월 말부터 암호화폐 시장이 혹독한 조정장을 겪는 중이다. 코인 가격 하락의 배경으로 여러 가지 이유가 거론되지만 그중에서도 ‘환경 이슈’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최근 ‘암호화폐 채굴장 폐쇄 조치’를 내린 이유도 마찬가지다. “코인 채굴 과정에 어마어마한 전기량이 필요하며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채굴 금지령의 배경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주 역시 “비트코인 채굴에 전력이 너무 많이 쓰인다”며 테슬라 자동차 구입에 비트코인 결제 도입을 철회했다.

대체 암호화폐 채굴에는 왜 이렇게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암호화폐 ‘합의 알고리즘’, 즉 ‘채굴 방식’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1. PoW: 작업증명

▷‘노가다’로 복잡한 수학 문제 풀어야

코인 투자 관점에서도 채굴 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코인이 어떤 채굴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지에 따라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5월 비트코인 채굴 방식에 대한 문제가 불거진 이후, 전기량 소모가 적은 채굴 방식을 채택한 코인이 ‘친환경 코인’으로 주목받으며 급등하기도 했다.

먼저 ‘채굴’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채굴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시스템이 작동하기 위한 핵심 요소다.

암호화폐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은 바로 ‘탈중앙’이다. 은행 같은 중앙기관 없이도 서로 금융 거래를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은행 대신 거래 내역을 기록하고 증명해야 할 테다. 이른바 ‘관리자’가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아무한테나 맡길 수는 없다. 암호화폐 생태계에서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푼 사람’에 한해 관리자로 지목한다. 은행 대신 거래 내역을 기록·증명한 대가로 코인을 나눠 준다. 이 과정이 바로 ‘채굴’이다. ‘채굴자 = 관리자’인 셈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푸는 것이 만만치 않다. 예를 들어 ‘1+X=2’라는 방정식을 생각해보자. 이 정도 문제는 누구나 쉽게 맞힐 수 있다. X는 1이다.

하지만 채굴에서 사용되는 문제는 다르다. 먼저 방정식의 정답 ‘2’를 모두에게 알려준다. 그리고는 ‘앞에 공식이 무엇일까요’라고 물어보는 식이다. 2가 도출되는 수학 공식은 당연히 셀 수도 없다. ‘1 더하기 1’이 될 수도 있고 ‘3 빼기 1’이 될 수도 ‘1 곱하기 2’가 될 수도 있다. 선택지는 무한하다. 하지만 정답은 단 하나뿐이다.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일일이 대입해보는 것뿐이다. 가장 먼저 문제를 맞힌 이가 관리자로 지목되고 채굴 보상을 얻는다.

채굴을 ‘로또 복권’에 비유할 수도 있다. 1부터 45까지 숫자 중 6개를 맞혀야 한다.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시간만 주어진다면 누구나 언젠가는 맞힐 수 있다. 하나하나 모든 숫자를 넣다보면 당첨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당첨이 ‘선착순’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로또 당첨을 위해서는 누구보다 빠르게, 많은 로또 용지를 입력할 수 있는 기계가 필요하다. 기계 성능이 좋으면 좋을수록, 로또 용지를 많이 넣으면 넣을수록 당첨 확률도 높아진다.

이것이 바로 ‘작업증명(PoW·Proof of Work)’ 방식이다. 말 그대로 ‘작업량이 많다고 증명’한 사람에게 채굴 보상을 주는 시스템이다. PoW 방식에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빠르게 로또 용지를 넣고 좋은 기계를 돌리기 위해 전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관리자 선정 방식 자체의 비효율성도 에너지 소모를 야기하는 원인 중 하나다. 첫 번째로 문제를 맞힌 사람 빼고 나머지는 ‘헛힘’을 쓴 셈이 된다. 더구나 비트코인은 채굴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문제 난이도가 올라가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경쟁이 치열하면 치열할수록 에너지 소모가 커진다. 2017년 비트코인 채굴로 6900만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에 해당하는 양이다.

▶2. PoS: 지분증명

▷코인 보유량에 따라 보상 배분

PoW의 문제점이 불거지자 새로운 채굴 방식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분증명(PoS·Proof of Stake)’ 방식이다.

PoS에서는 해당 코인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지에 따라 관리자 역할을 맡을 확률이 높아진다. 매 블록을 생성할 때마다 코인 보유량을 비교하는 과정을 거쳐 채굴 보상을 나눠 준다. ‘이자’ 개념과 비슷하다. 이때 핵심은 ‘작업량’이 아닌 ‘지분’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 누가 빨리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코인을 지갑에 넣어놓고 있느냐가 중요해졌다. 그야말로 ‘자본주의’다.

PoS에서는 별도 채굴기가 필요 없다. 누구나 일정 수량 이상 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면 채굴에 참여할 수 있다. 지갑에 코인을 넣어놓고 온라인 상태만 유지하면 된다. CPU나 그래픽카드 같은 고사양 장비도 당연히 필요 없다. PoW 방식에 비해 전기 소모량이 확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PoS 방식을 채택한 코인이 저마다 스스로를 ‘친환경 코인’이라고 소개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이더리움 역시 지난해부터 기존의 PoW에서 PoS로 전환하는 ‘이더리움 2.0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개발에 들어간 상태다. 2018년 암호화폐 전문 매체 디지코노미스트는 이더리움이 채굴 방식을 PoW에서 PoS로 전환할 경우 연간 전력 소모량이 44GWh에서 5GWh까지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암호화폐 지갑 업체 스테이터스 역시 PoS가 PoW에 비해 약 99%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다는 리포트를 발행하기도 했다.

물론 PoS 방식에도 단점은 있다. 코인을 많이 보유할수록 보상을 많이 받는 구조기 때문에 몇몇 소수 자본가에게 코인 보상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 즉 ‘부익부빈익빈’ 문제가 제기된다. 이는 코인의 정체성인 ‘탈중앙’과 배치되기도 한다. 코인 유통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인을 지갑에 넣어놓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거래가 제한된다는 점에서다.

▶3. DPoS: 위임지분증명

▷투표로 관리자 뽑는 ‘토큰 민주주의’

PoW, PoS 외에도 채굴 방식은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채택된 방식이 위임지분증명(DPoS)이다. 기존 PoS에 ‘투표’가 결합된 방식이다. DPoS에서는 코인 보유자가 저마다 갖고 있는 지분율에 비례해 투표권을 행사한다. 투표로 대표자를 선정하고 투표에서 뽑힌 소수 관리자가 합의를 통해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다. 국민이 투표로 뽑은 국회의원이 대신 정치를 하는 ‘대의 민주주의’ 제도와 비슷하다. DPoS를 ‘토큰 민주주의’라고 부르기도 한다.

투표로 선출된 극소수 참여자끼리만 거래 기록을 증명·승인하기 때문에 거래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PoW 방식을 채택한 이더리움이 초당 20~30개 거래를 처리한다면 DPoS 방식 이오스(EOS)는 초당 3000건 이상 거래를 처리할 수 있다.

PoS와 달리 지갑을 온라인에 연결하지 않은 상황, 즉 컴퓨터를 끈 상태에서도 채굴 보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본인이 투표로 뽑은 대표자가 수익을 나눠 주기 때문이다.

투표로 뽑는 대표자 수는 코인마다 다르다. EOS는 대표자를 21명 뽑는다. 지난 2018년 6월 이오스는 전 세계 28개국의 180여개 후보 기업을 대상으로 블록 생성자(BP) 투표를 진행했다. 한국에서도 이오시스, 이오서울 등 두 개 기업이 투표에 뽑히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물론 단점도 명확하다. 지분을 위임받은 대표자 수가 워낙 적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채굴에 참여하는 PoW에 비해 보안에 취약하다. 대표자 익명성도 보장되지 않고 탈중앙과도 거리가 멀다.

암호화폐, 코인 투자 시장에 대해 궁금한 게 많으신가요. 최근 매경이코노미가 펴낸 신간 ‘코린이를 위한 코인의 모든 것’에 더 많은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전국 서점과 온라인 서점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7호 (2021.07.14~2021.07.20일자) 기사입니다



2021-07-12 15:53:39 입력

경제용어
확대확대 축소축소 프린트프린트 목록목록

기사 관련 종목

종목명 현재가 등락 등락률(%)
지코 306 0 -%
 
목록보기
MZ세대·여성 새 놀이 문화로 정착….. 21-07-28
부동산 담화 뭔가 했더니…홍남기 “.. 21-07-28
- 수학 문제 푸는 PoW, 지분 따라 돈 .. 15:53

 
로그인 버튼
ID찾기 회원가입 서비스신청  
 
최근조회 탭 보기관심종목 탭 보기투자종목 탭 보기
09.27 15:59    실시간신청     최근조회삭제  
종목명 현재가 전일비 등락률
코스피 3,133.64 ▲ 8.4 0.27%
코스닥 1,034.82 ▼ 2.21 -0.21%
종목편집  새로고침 


(주)매경닷컴 매경증권센터의 모든 내용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투자권유 또는 주식거래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본 사이트에 게재되는 정보는 오류 및 지연이 있을 수 있으며 그 이용에 따르는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또한 이용자는 본 사이트의 정보를 제 3자에게 배포하거나 재활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