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자금이 증시로 모여들고 있다. 지난해 말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도했지만 그 자금이 그대로 증시에 남아있는데다 신규 자금도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 새해 증시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 청약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71조7327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이 70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10월 6일(70조841억원) 이후 석달여 만이다. 또 지난 3일의 예탁금은 지난해 9월 10일(73조3419억원) 이후 넉달여 만에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예탁금은 지난달 1일 67조3932억원에서 24일 62조7758억원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3일까지 배당락, 폐장, 개장을 거치면서 불과 6거래일 만에 9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고객의 증권 계좌에 남아있는 현금을 말한다. 투자자가 주식을 팔면 자연히 현금이 들어오면서 예탁금이 증가하고, 주식을 사면 예탁금이 감소하게 된다.

예탁금이 9조원 가량 증가한 지난달 22일부터 30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2조1893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1조1546억원을 순매도했다. 2주간 증가한 예탁금 8조9596억원 가운데 3조3439억원은 주식 매도대금이고 나머지 5조6130억원은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통장에 새로 들어온 현금이라는 의미다.

이는 새해 증시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낙관적 시각이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매년 새해가 되면 증시와 기업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나오면서 증시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경향이 있다.

또 이달 18~19일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 청약도 예정돼있다. 대형 IPO를 준비하는 투자자들은 미리 다른 주식을 매도해 현금을 쌓아두면서 청약에 대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대어급 IPO 직전까지 예탁금이 증가하게 된다. 현재까지 가장 많은 청약증거금을 끌어모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증거금 80조9017억원)의 경우 청약 시작일 2주 전인 지난해 4월 14일 63조172억원이던 예탁금이 청약 첫날인 지난해 4월 28일 73조5958억원으로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3월 SK바이오사이언스(63조6198억원)와 카카오뱅크(58조3020억원)도 같은 기간 예탁금이 3조4096억원, 5조8491억원 늘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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