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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구직·창업 실전 팁-일자리희망센터(고용노동부)·예비창업패키지(중소벤처기업부) 눈길 정부 교육과정 적극 활용·자격증은 필수
2019-09-20 09:47:05 

# 대기업에서 30년가량 근무한 뒤 2017년 퇴직한 김일환 씨(가명). 노후자금은 어느 정도 마련해뒀지만 매일 등산에 친구 모임도 지겨워 경제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킨 프랜차이즈 창업 등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던 김 씨는 폴리텍대에서 ‘중장년 재취업 과정’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학비가 무료인 데다 과정을 마치면 취업 자리도 알아봐준다는 말을 듣고 그는 지난해 3월 스마트전기과에 등록했다. 이후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따고 한 병원 전기안전관리자로 보란 듯이 재취업에 성공했다.


인생 2막을 ‘그레이트 그레이’로 보내기 위해서는 그럴듯한 일자리를 갖거나 과감히 창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젊은 시절처럼 고연봉 풀타임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만큼 일주일 중 며칠, 하루 중 몇 시간 단위의 ‘일자리 포트폴리오’부터 짜라고 입을 모은다. 구직 혹은 창업을 고려하는 시니어에게 유용한 실전 팁을 소개한다.





▶정부·공공기관서 도움 받아라

▷폴리텍대 ‘중장년 재취업 과정’ 눈길

직장에서 은퇴 후 막상 구직이나 창업을 시작하려면 막막할 수 있다. 그럴 때는 시니어 인력이 일자리를 찾거나 창업할 수 있도록 돕는 기관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가 대표 기관이다.

고용노동부는 노사발전재단과 함께 ‘중장년 일자리희망센터’를 운영한다. 만 40세 이상 중장년층이 재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곳으로 현재 전국에 31개 센터가 있다. 구직자 역량을 진단하고 이력서 수정, 면접 대비 코칭, 증명사진 무료 촬영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고용노동부 ‘고령자인재은행’도 눈여겨보자. 비영리법인이나 공익단체를 주관기관으로 선정하고 만 50세 이상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취업 상담 서비스, 구인정보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보건복지부는 ‘노인 일자리·사회활동 지원 사업’을 통해 퇴직한 인력이 시험감독관이나 주유원, 경비원 등으로 일할 수 있도록 교육해준다. 일자리를 매칭해주는 인력파견형 사업, 시니어가 기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돕는 시니어 인턴십 사업 등도 진행한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만 60세 이상 인력을 대상으로 취업이나 자격증 취득 등을 위한 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60+교육센터’를 운영한다. 전국에 25개 센터를 보유했으며 심리상담사, 바리스타, 철도유지보수 관리원, 조경관리원, 조리사, 가사도우미, 시험감독관 등 다양한 직군의 훈련 과정을 갖췄다.

서울시 산하기관 ‘서울시50플러스재단’도 여러 방면으로 시니어 구직·창업을 돕는다. 만 50세 이상 인력이 3년 이상 경력을 쌓은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비영리단체나 사회적 기업 등을 매칭해주는 사회공헌활동 지원 사업, 텃밭 관리나 도시락 나눔 봉사활동 등 사회공헌활동을 하면서 활동비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서울시 50+보람일자리사업 등 여러 가지 일자리 프로그램을 자랑한다. 구직 중인 시니어가 자신의 경력, 직무 역량 등을 담은 프로필을 등록하면 기업과 매칭해주는 인재뱅크 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재취업 교육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각종 강좌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도 한다. 강의 주제도 다양하다. 바리스타, 건강체조 지도, 전래놀이 지도 등 특정 분야에서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상당수다. ‘자격증 활용해 전직하기’처럼 커리어 관리에 관한 내용을 다루기도 한다. 강의료는 대부분 1만~5만원 사이며 무료 강좌도 꽤 많다. 수업은 서울 시내 곳곳에 위치한 캠퍼스와 50+센터에서 진행된다. 폴리텍대의 ‘중장년 재취업 과정’은 알짜 프로그램으로 정평이 났다. 만 45~65세 이하 실업자나 전직예정자, 영세 자영업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건축·인테리어, 전기설비, 특수용접, 기계정비 등의 분야에 지원해 면접을 거쳐 선발되면 재취업 훈련을 받을 수 있다. 수업료와 식비가 무료고 매월 출석률이 80% 이상이면 훈련수당과 교통비도 받을 수 있다. 과정을 마친 후에는 취업 자리도 소개해준다.

구직보다 창업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면 중소벤처기업부 문을 두드려봄직하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혁신 기술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만 40세 이상 예비창업자를 돕는 프로그램 ‘중장년 예비창업 패키지’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올해 기준 모집 규모는 약 500명으로 시제품 제작, 특허 취득, 마케팅 등에 필요한 비용을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한다. 선정된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오프라인 교육을 제공하고 창업·경영 전문가를 전담 멘토로 지정해 창업 과정 전반에 대한 조언도 해준다. 중장년 기술창업센터도 활용해볼 만하다. 전국 주요 지역에 위치한 27개 센터를 통해 40세 이상 창업 희망자에게 사무공간을 지원하고 경영이나 마케팅 관련 교육, 법률이나 세무·회계 관련 상담을 제공한다.





▶정보력은 곧 경쟁력

▷‘100세누리’ 알짜 정보 가득

구직이든 창업이든 연령대를 불문하고 정보력은 곧 경쟁력이다. 어떤 기업이 시니어 인력을 찾는 중인지, 어떤 기관이나 단체가 구직과 창업을 돕는지를 알아야 일자리와 지원금 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오프라인 박람회에 참석하고 온라인 취업포털 등을 수시로 체크하는 등 발품, 손품을 팔아야 한다.

온라인 공간 중 ‘장년워크넷’이 눈길을 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곳이다. 시니어 인력 채용 정보를 제공한다. 이 웹사이트를 통해 전직 지원 서비스, 생애경력설계 서비스 등 정부에서 시니어 재취업을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함께 만든 ‘100세누리’도 알짜 정보를 많이 보유한 플랫폼이다. 이 웹사이트 역시 중장년 채용 정보와 재능 기부 구인공고 등을 제공한다. 시니어 재취업 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기관 관련 정보, 복지정책 등도 알려준다.

▶시간제 일자리·동업 등 고려해봄직

▷경제적 만족도·비재무 요소 함께 고려

은퇴 후 일자리를 찾을 때 반드시 ‘풀타임 일자리’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시간제 일자리나 시니어 인턴, 활동비를 지급하는 재능 나눔 활동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현대차 사장, 현대산업개발 부회장을 거친 이방주 제이알투자운용 회장은 회사 업무를 하면서도 틈틈이 시간을 쪼개 대학생 멘토링 활동에 열심이다. C.M. 브리스톨의 ‘신념의 마력’,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등의 책을 나눠주고 독후감을 쓰게 하며 함께 토론한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20~40대 때처럼 하루의 대부분을 할애하는 고연봉 일자리를 찾을 확률이 낮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이보다는 하루에 몇 시간만, 일주일에 며칠만 들여도 되는 일자리를 여러 개 확보해 ‘일자리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방식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직업을 선택할 때 경제적인 측면과 더불어 얼마나 만족스러운지, 자신의 능력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 등 비재무적인 요소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창업 역시 마찬가지다. 혼자 회사를 차리는 것이 부담된다면 전문성을 갖춘 동료, 혹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보유한 청년과 동업으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식을 고려해봄직하다. 이 경우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시작한 ‘세대융합 창업캠퍼스’ 같은 프로그램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술력과 경력, 네트워크를 보유한 퇴직 인력과 잠재력이 큰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을 매칭해 최대 1억원을 지원해준다.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대신 창업 초기 스타트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시니어 구직, 창업을 포함한 노후 설계는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직장생활을 막 시작하는 20대 때, 혹은 청소년기부터 준비를 시작해도 이르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 중론이다. 이들은 늦어도 40대에는 퇴직 이후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대중 노사발전재단 중장년고용전략본부장은 “최근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둘 때 평균 나이가 49.9세다. 일하는 시니어가 되려면 아무리 늦어도 40대에는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퇴직 이후 어떤 분야나 직군에서 재취업이나 창업을 할지, 자금은 얼마나 필요하고 어떻게 마련할지 등 구체적인 전략을 짜야 한다”고 설명한다. “3~5년 정도를 들여 자신에게 맞는 분야, 본인의 역량, 일자리 수급 상황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충분히 고려한 뒤 결정해야 한다”는 우재룡 한국은퇴연구소장 의견도 눈길을 끈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25호 (2019.09.18~2019.09.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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