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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합의 서명 앞두고…美 `中환율조작국 해제` 깜짝 선물
2020-01-14 17:40:48 

미국이 13일(현지시간)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전격 해제했다. 지난해 8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지 5개월여 만이다. 특히 이번 조치는 15일로 예정된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 이틀 전에 이뤄진 것이다. 껄끄러웠던 환율 문제를 서명식에 앞서 해결하면서 시장에서 제기된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 불확실성 논란을 잠재우게 됐다는 분석이다.
미·중은 '관세 전쟁' 휴전을 앞두고 '환율 전쟁'을 먼저 끝낸 셈이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주요 교역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정책 보고서(환율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해제하고 관찰대상국에 포함시킨다고 밝혔다. 환율보고서에는 "지난해 9월 초 달러당 7.18위안까지 평가절하됐지만, 10월에는 평가절상됐고 현재는 달러당 6.93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안화 가치가 꾸준히 절상되면서 환율조작국 지정을 해제하게 됐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중국은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자제하는 동시에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이행강제적인 조치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1단계 무역합의를 계기로 중국 환율 조작 문제를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위안화 절상은 무역 측면에서 중국산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미국으로서는 미·중 무역적자를 줄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1달러=7위안' 벽이 무너지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당국이 사실상 환율을 조작했다고 보고 전격적인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대응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7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중국 시나차이징에 따르면 14일 오전 역외시장에서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6.8698위안을 찍었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6.9위안'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작년 7월 26일 이후 5개월 반 만이다.

이 같은 조치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의미가 크다. 미국과 중국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13일 1단계 무역협상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양국이 무역전쟁 확전을 막기 위해 급하게 타협점을 찾다 보니 '원칙적 합의'만 이루고 '합의 공동선언문'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논란 대상이었다. 특히 서명식을 위한 합의문 번역 과정에서 중국의 약속이 바뀌었다는 루머까지 나돌았다.

루머가 계속되자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료들은 "기술적인 문제라고 말했던 번역 과정을 거쳐 왔다. 서명하는 날에 영문본이 발표될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해 왔다. 이러한 잡음 속에 미국이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해제한 것은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이 단순히 '보여주기식 합의'가 아닌 실제 큰 진전을 이룬 성과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국이 서명할 1단계 합의안에는 미국 농산물에 대한 중국 구매 확대를 비롯해 환율 문제, 지식재산권, 기술 이전(강요) 등 분야에서 중국의 구조적인 개혁이 포함돼 있다.

한편 이번 미국의 조치는 중국에 대해 '화해 제스처'를 취한 측면도 있다. 15일 1단계 무역합의 서명 이후 진행될 2단계 무역협상을 고려해 손을 내밀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중국에 한발 양보했다"고 평가했다. 2단계 무역협상에서는 중국의 산업 보조금 문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국영기업 개혁 등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본래 환율조작국이 아니다.
미국의 최신 결론은 사실과 국제사회의 공통 인식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여러 차례 밝혔듯이 경쟁적 통화 절하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며 환율을 무역분쟁 등 외부 혼란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는 중국이 2000억달러 규모로 향후 2년간 미국산 상품을 구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공산품 750억달러, 에너지 500억달러, 농산물 400억달러, 서비스 350억∼400억달러로 구매 목표가 설정됐다고 전했다.

[뉴욕 = 장용승 기자 /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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