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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보다 돈 잘 번 ‘동국제강’ 상반기 1500억 흑자…봉형강·컬러강판 효자
2020-09-16 09:55:15 

‘4년래 최대 영업이익’ ‘봉형강 호조 지속 예상’ ‘하반기에도 견조한 실적 기대’.

철강업체 동국제강을 두고 증권가에서 쏟아진 평가다.

코로나19 여파로 철강업계가 줄줄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지만 동국제강은 예외다. 덩치가 훨씬 큰 포스코, 현대제철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경쟁사마다 부러워하는 눈치다.

▶동국제강 2분기 실적 날개

▷영업이익 998억원, 경쟁사 제쳐

동국제강은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9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했다.
매출은 1조3019억원으로 12.9%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이 전년(206억원) 대비 세 배 늘어난 622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5.3%에서 올 2분기 7.7%로 높아졌다. 동국제강은 앞서 1분기에도 562억원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상반기 흑자만 1560억원을 올렸다.

동국제강 흑자폭이 크지는 않지만 포스코, 현대제철 등 경쟁사들이 실적 부진에 시달린 것과 대비된다. 포스코는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적자 1085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가 분기 기준 영업적자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제철도 적자에 시달려오다 2분기 겨우 140억원 흑자를 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여전히 적자 상태다.

동국제강이 불황에도 흑자를 낸 비결은 뭘까.

봉형강 사업이 효자 역할을 한 영향이 크다. 봉형강은 I, H 형태의 막대기 모양 강철로 주로 건설, 기계용으로 쓰인다. 봉형강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값싼 중국산 제품에 밀려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중국 건설용 철강재 수요가 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봉형강 가격이 치솟는 분위기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수용 철근 가격은 최근 석달 새 13%가량 뛰어 t당 464달러에 달한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늘리면서 건설용 철강재 수요가 급증했다. 동국제강은 매출의 50%가량이 봉형강 몫이라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중국의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면서 한국산 봉형강 수요가 급증하는 분위기다. 우리 정부도 경기 부양책으로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을 확대하면 하반기 동국제강 실적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원재료 가격 흐름도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선박 등에 쓰이는 열연강판은 철광석을 고로에 녹여 제조하는 데 비해 봉형강은 고철을 전기로에 녹여 만든다.

철광석은 코로나19 여파로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최근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t당 가격이 80~90달러 선을 유지했지만 최근 127달러 안팎으로 치솟았다. 2014년 이후 6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에 비해 고철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중이다.

고철은 고로가 아닌 전기로를 사용한다는 점도 유리하다. 24시간 내내 돌려야 하는 고로와 달리 필요할 때만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어 철강 시황이 불안할 때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봉형강뿐 아니라 컬러강판도 실적 회복에 쏠쏠한 효과를 냈다. 컬러강판은 동국제강 핵심 제품으로 손꼽힌다. 2011년부터 컬러강판 사업에 투자하고 ‘럭스틸’ 등 브랜드까지 만들어 컬러강판 시장을 선도해왔다. 한동안 건자재 용도로 연간 40만t 컬러강판을 생산하는 데 그쳤지만 최근 가전, 프리미엄 건자재 시장까지 공략하면서 75만t 수준으로 성장했다. 동국제강 매출 중 컬러강판 비중은 2012년 11.5%에서 지난해 17.6%까지 높아졌다. 고급 가전용으로 각광받는 컬러강판 ‘라미나강판’뿐 아니라 고급 건축 내외장재용 컬러강판 수요가 늘면서 수익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경쟁사 현대제철도 연간 17만t의 컬러강판을 생산해왔지만 동국제강 품질에 밀려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여세를 몰아 동국제강은 컬러강판 설비 투자를 늘리는 중이다. 부산에 연산 7만t 규모의 최고급 컬러강판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 250억원을 투입, 내년 하반기 가동이 목표다. 이를 통해 컬러강판 생산 규모도 내년 하반기에 세계 최대 규모인 85만t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향후 라미나강판과 자외선 코팅 공정을 혼합한 신제품을 선보이는 등 고부가가치 컬러강판 라인을 늘려 가전, 건축 내외장재 수요를 확보할 계획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탄력적 조업이 가능한 전기로 사업 장점을 최대한 살려 봉형강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차별화된 고급 컬러강판 등 고부가가치 철강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한 점도 주효했다”고 정리했다.

하반기 전망도 괜찮다. 키움증권은 올해 동국제강 영업이익이 2615억원으로 2011년(2791억원) 이후 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컬러강판을 비롯한 냉연 부문 판매량이 회복되고 봉형강 사업도 순항하면서 하반기 동국제강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2%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고난의 세월 겪어온 동국제강

▷오너 구속에 장세욱 부회장 구원투수로

봉형강, 컬러강판 효과로 동국제강 실적이 날개를 달았지만 아직 샴페인을 터뜨릴 때는 아니다. 불과 몇 년 전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추진한 데다 오너가 검찰 수사를 받는 등 숱한 악재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은 철강 경기 악화로 2012년부터 경영난을 겪어왔다. 2012년 한 해에만 2351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이듬해 순손실도 1000억원을 넘었다. 실적이 악화되자 2014년 6월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자산 매각, 유상증자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2015년에는 삼성생명으로부터 4200억원을 받고 서울 중구 을지로 페럼타워를 매각하는가 하면 계열사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해 도금강판, 컬러강판 등으로 구성된 냉연 부문을 품었다.

그러던 중 예상치 못한 변수가 터졌다. 회사 경영을 이끌어온 장세주 회장이 2015년 5월 횡령 배임, 도박 등의 혐의로 구속된 것. 경영난을 헤쳐가야 할 중요한 시기에 오너가 구속되면서 동국제강은 부랴부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했다. 장세주 회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동생 장세욱 부회장 중심의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다행히 장 회장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 체제로 돌아선 이후 실적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2014년 당시 240% 수준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도 올 상반기 160% 안팎으로 떨어졌다. 적자에서 벗어나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동국제강을 둘러싼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다. 숙원사업으로 추진한 브라질 CSP제철소가 여전히 손실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6월 가동 후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누적 순손실만 1조6000억원에 달한다. 북미 시장에 슬래브를 수출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 여파로 올 들어서도 적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브라질 헤알화 약세에 따른 외화평가손실로 브라질제철소 손실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동국제강 구원투수로 부임한 장세욱 부회장이 코로나19 악재를 순조롭게 헤쳐나갈지 철강업계 이목이 쏠려 있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76호 (2020.09.16~09.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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