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전 세계 인수·합병(M&A) 규모가 5조8000억달러(약 6900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21년 성사된 M&A 규모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지난 40여 년 중 가장 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금융 정보 제공 업체 레피니티브 자료를 인용해 지난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전년 대비 증가율은 64%다. 이는 1990년대 중반 이후 가장 높다.
작년 한 해 M&A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9년보다는 54% 늘었다. M&A 업계는 최근 10년간 고속 성장했지만 2021년이 이례적으로 바쁜 한 해였다고 FT가 전했다. 아울러 M&A 업무를 처리하는 투자은행(IB)의 작년 수수료 수입도 1570억달러로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FT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더불어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기업들에 대한 정부 지원이 증시를 부양하고 성장을 촉진하며 M&A에 필요한 자금조달 비용을 낮춘 덕분에 2021년 M&A가 활기를 띠게 됐다고 분석했다. 안드레 켈러너스 골드만삭스 유럽 M&A 헤드는 FT에 "세계가 돈으로 넘쳤고 증시는 그만큼 올랐으며 M&A도 마찬가지였다"고 설명했다. 앨리슨 하딩존스 씨티그룹 유럽·아프리카 M&A 부문 헤드는 "기업들이 낮은 금리와 상대적으로 높아진 주가 환경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가 M&A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사모펀드가 진행한 M&A 규모는 2021년 들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기업 인수를 자문하는 로펌인 폴의 알바로 멤브릴레라 파트너는 FT에 "사모펀드가 내일 당장 애플을 인수할 수는 없겠지만 애플을 제외한 거의 모든 회사를 인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2021년 스팩발 M&A는 334건이고 그 금액은 5970억달러로 전체 M&A 규모의 10%를 차지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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