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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한 韓 반도체·배터리업계 "한쪽만 편들기 힘들어"
2022-05-23 17:50:42 

◆ IPEF 공식 출범 ◆

한국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가입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중국 동향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국내 대기업들의 중국 철수 쓰나미를 부른 사드 사태의 악몽을 경험한 바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에서는 IPEF 출범 이후 중국이 국내 기업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매출액 199조7447억원 중 중국 수출액은 59조247억원으로 약 30%를 차지한다.
일각에서는 중국에서 운영 중인 반도체 공장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SK하이닉스는 중국 장쑤성 우시에 D램 공장과 충칭에 후공정 공장을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랴오닝성 다롄에 새로운 3D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에 있어서 미·중 시장 비중은 비슷하다"며 "기업들이 한미 경제동맹을 강화하면서 중국도 챙겨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도 비슷한 분위기다. 자동차 업계는 사드 사태로 인한 피해가 유독 컸다. 중국의 경제 보복이 시작된 이후 2017년 4월 현대차·기아의 중국 판매량은 7만2032대로, 전년 대비 52.2% 줄어들었다. 중국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베이징 공장 한 곳을 매각했고, 현재 충칭 공장도 가동을 멈췄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 시장 재기를 노리지만, 향후 한중 관계가 악화되면 이 역시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판매량이 쪼그라든 상황이라 피해는 미미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원료 수급부터 판매까지 중국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업계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 리스트를 정기적으로 발표하는데, 과거 사드 사태 당시 한국산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간 바 있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시 중국이 사드 사태에 대한 경제 보복 조치라고 언급한 적은 없었지만, 중국이 자국 핵심 산업을 보호하는 기조와 함께 국내 업체가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이 핵심 광물 공급·제련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의 경우 중국 외 미국·칠레·호주도 주요 생산국이지만, 현재 중국은 제련·정제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중국 업체가 한국에 판매를 중단하거나 줄일 경우 한국 기업에 미치는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한편 중국은 IPEF와 쿼드(Quad) 정상회의에 대해 경고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22일 "IPEF는 중국을 포위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를 미국 패권의 앞잡이로 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대만 해협의 평화·안정 유지'를 언급한 데 대해 공식 항의했다고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은 중국 영토이며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으로, 어떤 국가든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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