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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뛸땐 부동산이 최고 아니라고? 50년간 뉴욕 증시 통계 보니 [월가월부]
2022-07-03 16:41:58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경기 침체 우려에 주식시장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8.6% 급등하며 4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자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속속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6월에 이어 7월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계 경기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S&P500지수는 정점 대비 20% 하락하고 미국 국채 가격이 급등하는 등 주식과 채권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물가가 오를 때 투자자들은 흔히 부동산 등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게 좋다는 조언을 듣는다. 하지만 부동산은 주식만큼 쉽고 빠르게 살 수 없는 데다 취득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수반된다. 부동산 투자가 어렵다고 부동산 투자 신탁이나 부동산 관련 회사들의 주식을 사는 경우도 있지만 최선은 아니다.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소재 조지메이슨대의 데릭 호스트마이어 경영대학원 금융학 교수는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쓴 글 '물가 상승률이 높을 때 어떤 종목에 투자하는 게 가장 좋은가?'에서 "부동산 투자가 어렵다면 주식 포트폴리오를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도 잘되는 산업으로 재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재료와 에너지 산업 관련 주식이 다른 모든 주식을 훨씬 능가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은 미국 증권시장 수익률을 통해 확인됐다. 호스트마이어 교수는 지난 50년 동안 뉴욕증권거래소나 나스닥에 상장된 모든 주식에 대한 수익률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이 데이터에 CPI를 접목했다. 그 결과 인플레이션율이 두 배가 된 기간(24개월 이내)에 세 번의 가격 급등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1973년 3월부터 1975년 5월, 1978년 4월부터 1980년 9월, 작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다.

호스트마이어 교수는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을 10개 산업으로 분류한 뒤 각 산업 중위 주식 수익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부동산 주식은 위 세 기간 동안 연 3.32% 수익률을 보인 반면 에너지 회사의 연간 수익률은 18%, 재료 회사의 연간 수익률은 16.81%에 달했다. 인플레이션 기간에 부동산 관련 기업 주식보다 에너지와 재료 회사들의 주식이 훨씬 크게 오른 것이다.

반면 의약품을 포함한 의료 관련 기업 주식은 연간 수익률이 -8.44%로 성과가 가장 나빴다. 필수 소비재가 -6.73%로 그 뒤를 이었고, 임의 소비재 -5.71%, 유틸리티 -4%, 기술 -3.64% 등 순이었다.

WSJ는 "의료, 기술, 임의 소비재는 이자율에 민감한 산업이기 때문에 마이너스 수익률이 날 수 있지만, 어려운 시기에도 안전 자산으로 간주되는 필수 소비재와 유틸리티 산업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일부 투자자들을 놀라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인플레이션이 치솟을 때 포트폴리오를 빨리 재배치하고 싶은 투자자들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재료와 에너지 회사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에너지주를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았다. BoA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기업 수익의 잠재력이 잠식된다"면서도 "에너지주의 경우 이전 수입을 감안할 때 89%의 잠재적 상승이 예상되고, 영업 현금 흐름을 감안하면 47%의 잠재적 상승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사비타 수브라마니언 BoA 주식·퀀트 전략가는 "11개월 동안 우리의 투자 전략에서 에너지가 1위를 차지했고, 그다음이 재료"라고 말했다. 투자 관점에서 볼 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석유·가스 가격 상승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에너지 기업들에 많은 현금이 유입되고 있다.

WSJ는 최근 미국 투자자들이 청정에너지에 베팅하고 있다고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재생 에너지기업 인터섹트파워가 최근 TPG펀드를 포함한 여러 투자자들로부터 7억5000만달러(약 9705억원)를 투자받은 것이 단적인 예다. 인터섹트는 애플이나 모건스탠리 같은 회사들을 위한 청정 전력을 생산하고자 미국에서 가장 큰 태양광 및 배터리 저장 시설 중 일부를 개발하는 회사다. 인터섹트파워를 비롯해 세 개의 기후 스타트업은 지난주 16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WSJ는 대형 투자회사와 벤처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우려에도 에너지 산업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TPG, 브룩필드 자산운용, 제너럴 애틀랜틱과 같은 투자회사들은 올해 시장의 변동에도 에너지 산업을 지원하며 수백억 달러 자금을 모금했다.


미국 시가총액 상위 에너지주는 대부분 석유회사로 엑손모빌,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등이 있다. 탄화수소 탐사회사인 EOG리소시스, 석유·가스·화학회사인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등도 시총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국 대표 재료주로는 다국적 화학회사인 린데, 페인트·코팅 제조사인 셔윈 윌리엄스, 산업용 가스 및 화학물질 판매사인 에어프로덕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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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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