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한국 정부기관 채권의 출자전환을 간접 보조금으로 판정하고 KG동부제철에 대한 상계관세를 10%대로 올렸다. 또 KG동부제철을 표본으로 삼아 포스코, 세아제강 등 30여개 한국 철강 생산 및 수출 기업에 대한 상계관세를 기존보다 세 배 높은 10%대로 올렸다. 이에 따라 가전제품, 자동차 내외장재, 기계 등에 쓰이는 한국산 도금강판의 대미 수출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상계관세는 수출국의 직·간접적인 보조금으로 인해 수입국 산업에 피해를 줬을 경우 수입당국이 해당 품목에 부과하는 관세조치다.
13일 무역협회 워싱턴지부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2019년 조사를 거쳐 결정한 4차 연례 재심 최종판정에서 상계관세로 KG동부제철 10.51%, 현대제철 0.47%를 각각 부과하기로 확정했다. 3차 연례재심에서의 상계관세보다 KG동부제철은 3.69%포인트 올랐고, 현대제철은 0.04%포인트 하락했다. KG동부제철은 미국 측에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 출자전환에 대해 보조금으로 판정함에 따라 고율 상계관세를 부과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상계관세의 경우 0.5% 이하이기 때문에 미소마진이 적용되어 관세를 전혀 물지 않는다.
미국 상무부는 KG동부제철과 현대제철 표본조사를 바탕으로 포스코, 포스코강판, 포스코인터내셔널, 세아제강같은 한국의 철강 생산업체뿐만 아니라 도금강판 수출에 관련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등 모두 35곳에게 10.52%의 상계관세를 일괄적으로 매겼다. 그동안 기타로 분류되어 있던 이들 기업들은 3차 연례재심 상계관세(3.11%)보다 세 배이상 늘어난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이로써 미국에서 한국산 도금강판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기업별 수익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산 도금강판의 미국 연간 수출 쿼터는 16만6000t이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 철강업체 누코르 등 6곳의 제소에 따라 2016년부터 '한국전력이 발전자회사로부터 저가로 전기를 구입해 간접보조금 형태로 한국 철강 생산·수출업체에 지원했는 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통상업계 관계자는 "미국 상무부가 한국의 값싼 산업용 전기요금을 비롯해 채권단 출자전환, 지방세 감면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고 조사해서 이번에 상계관세를 확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달 4차 연례재심에서 한국산 도금강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로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KG동부제철 등에 0.59%를 동일하게 부과하기로 최종판정한 바 있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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