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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대신 사장님 할래요"…BBQ 교촌 2030 점주 60%
2021-10-17 18:04:34 

◆ 경제 살리는 프랜차이즈 ① ◆

정성엽 씨(25)는 근무하던 회사가 운영난에 처하자 퇴사한 뒤 창업을 택했다. 서울까지 찾아가 높은 매출을 내는 치킨 점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매장 운영 노하우를 익혔다. 그 후 올해 4월 배달전문 매장 BSK 평촌중앙점의 문을 열었다. 정보기술(IT)에 능숙한 MZ세대의 장점을 발휘해 배달앱 관리에 공을 들였다.


그는 "고객 리뷰에 직접 댓글을 달며 소통하다 보니 단골도 늘더라"며 "배달 기사들과 나이가 비슷해 소통이 잘된 것도 매장 운영에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현재 그의 월평균 매출액은 9000만원 선. 그는 "3~4개 점포를 더 운영하며 '메가 프랜차이지(다점포 점주)'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30대 '경단녀'인 유 모씨는 무인 프린트 프랜차이즈인 '프린트 카페' 가톨릭대점과 경기대점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 둘 육아와 병행 가능한 일을 찾다 보니 최근 증가하는 무인 점포가 제격이라 판단했다. 창업비용, 시간과 투자 대비 효율, 물품 로스율 등을 꼼꼼히 따져 창업에 뛰어들었다. 유씨는 주 고객층인 대학생들을 겨냥해 인스타그램을 활용하면서 직접 홍보에 나선다. 대면 강의가 재개된다면 매출이 더 늘 것으로 기대한다. 프랜차이즈 산업이 청년실업 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 역할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2030 청년들이 최근 프랜차이즈 창업 시장에 몰리며 '청년 사장'들이 늘고 있다. 은퇴자들의 생계형 창업 정도로 인식되던 프랜차이즈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보고로 각광받고, 청년 창업의 핵심이자 취업난 돌파 수단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청년들의 프랜차이즈 시장 진출은 최근 두드러진다. 교촌치킨은 최근 3년간 신규 창업 점주 중 2030 비중이 50%를 넘었고, 올해 9월 기준으로는 58%를 기록했다. BBQ의 올해(9월 현재) 신규 출점 점포 280개 중 20·30대가 창업한 매장은 160개로 57%에 달한다. 편의점 역시 최근 청년 점주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카페나 밀키트·프린트 등 분야에서 속속 등장하는 무인매장 프랜차이즈도 소자본 창업이 가능해 젊은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첨단 기술에 기반한 스타트업 창업보다 문턱이 낮고, 중장년층 자영업보다는 실패 확률이 낮다.

장우철 장안대 스마트융합대학원 교수는 "중장년층과 달리 20·30대는 배달앱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자발적으로 마케팅에 나선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는 창업금광…영세한 브랜드 키우면 180만개 고용창출


취업난 속 'MZ 사장님' 몰려
타 자영업보다 실패확률 낮아

밀키트 전문점·로봇 매장 등
트렌드·신기술 사업모델 늘어

코로나 한파에도 꾸준히 성장
브랜드수 12% 늘어나 6847개
전문가 "외식업종 편중된 구조
부동산·헬스 등 다양화 필요"

'힘난다버거' 안양 덕천점을 운영하는 이진수(32)·이재명(28) 씨는 형제 사장이다. 진수 씨는 대기업 영업 직원을 그만두고, 동생 재명 씨는 인터넷 관련 기업을 다니다 퇴사해 함께 점포를 열었다. 형 이씨는 "우리가 젊으니 변화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배달 앱 사용에도 익숙해 장점이 많다"고 전했다. 지금 하루 매출은 평균 100만원대 초반. 조만간 250만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프랜차이즈 산업이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씨 형제와 같은 20·30대 청년들의 진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에선 청년 사장 비중이 늘고 있다. 교촌치킨과 BBQ치킨 등은 신규 오픈 점포 중 청년 점주 비중이 60%에 육박한다. GS25는 해마다 청년 점주 비중이 증가해 올해 9월 기준 신규 점포 중 점주가 20·30대인 비중이 38%를 넘었다. CU 역시 증가세를 이어오며 올해 8월 기준 비율이 29% 가까이 됐다. 본도시락도 신규 창업자 중 20·30대 비중이 올해 44%를 넘었다.

가맹 본사들 역시 청년 예비 창업자들을 겨냥해 배달전문·소자본 창업 모델을 계속 개발해내고 있다. 무인 매장·로봇 활용 점포, 밀키트·가정간편식(HMR) 전문점 등 새로운 형태의 프랜차이즈도 속속 등장하며 2030 점주들의 관심을 끈다.

청년 창업뿐만이 아니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코로나19와 취업난 속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여력이 큰 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갑질 논란과 '미투' 브랜드 등 부정적 이슈가 계속되고, 영세 규모 본사도 많아 '구멍가게' 산업 정도로 저평가돼 있는 게 현실이지만, 경제 규모나 고용효과는 웬만한 산업 이상이다. 올 상반기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산업의 연 매출은 122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4%이고, 고용 인원은 133만명에 달해 경제활동인구 중 4.7%를 차지한다. 대표적인 경기 부양 산업으로 꼽히는 건설산업(약 89조원대·202만명) 못지않다.

박호진 한국 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은 "프랜차이즈 가맹점 폐업률은 11.29%(2019년 기준)로 일반 자영업자에 비해 5.25% 포인트 낮다"며 프랜차이즈 산업은 퇴직자와 청년에게는 새 출발의 기회이자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의 창구"라고 말했다.

자영업이 큰 타격을 받는 가운데서도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오히려 증가하며 일자리 창출 전망을 밝게 한다. 프랜차이즈 전문 컨설팅 기업인 맥세스컨설팅에 따르면 2020년 12월 31일 기준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6847개로 전년(6087개) 대비 12.5% 증가하며 최근 3년 중 가장 큰 증가율을 나타냈다. 김문명 맥세스컨설팅 책임연구원은 "올해 시행 예정인 가맹사업법 개정안(직영점 1개를 1년 이상 운영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 시행 전 밀어내기식 브랜드 등록이 주원인이지만 취업난 등으로 인한 전반적인 창업 수요가 증가한 이유도 크다"고 설명했다.

물론 단순히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가 증가한다고 질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영세성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올봄 공정거래위원회가 집계해 발표한 '가맹산업 현황'에 따르면 가맹점 수가 10개 미만인 영세 브랜드가 전체의 65.3%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이 중 63.7%는 직영점이 없다. 이 같은 영세함과 열악한 상황을 극복해야 일자리 창출을 이끌 수 있고 가맹점주들의 피해도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소규모 프랜차이즈 본사와 브랜드는 6000개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들을 육성하고 경쟁력을 키워 브랜드당 100개씩 가맹점을 늘린다면 단순 계산만으로 180만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점포 하나당 3명 정도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점을 감안한 제언이다. 이를 위해선 프랜차이즈 본사의 경쟁력 강화와 점포당 매출 증대가 선결 조건이다. 박 사무총장은 "미국의 100대 프랜차이즈 중 비(非)외식 업종은 60개가 넘는 반면 한국은 프랜차이즈 브랜드 80% 정도가 외식 관련 업종"이라며 "부동산, 헬스·시니어 케어, 호텔, 운송수단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업 프랜차이즈를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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