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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초 교황에게서 평신도 직무 받는 한인 유학생
2022-01-21 16:06:44 

프란치스코 교황은 23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되는 '하느님의 말씀 주일' 미사 때 특별한 행사를 주관한다.

소정의 절차를 거쳐 선발된 남녀 평신도들에게 시종·독서·교리교사 직무를 수여하는 의식이다.

시종직은 미사 중 제대에서 사제를 돕는 직무이며, 독서직은 말씀 전례 때 성경을 낭독하는 역할을 한다. 또 작년 5월 공식 직무로 인정된 교리교사는 예비 신자의 교리 교육 등을 담당한다.


이처럼 교황이 평신도에 대한 직무 수여식을 하는 것은 가톨릭 역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교회를 지탱하는 주요 구성원으로서 평신도의 존재를 존중하고 그 역할 확대를 모색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지와 맞닿아있다.

특히 이들 세 직무가 공식적으로 여성에게도 부여된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작년 1월 자의교서(Motu proprio) '주님의 성령'을 통해 여성도 시종·독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교회법을 수정했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의 가톨릭교회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역할을 해온 현실을 늦게나마 인정하고 반영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평신도 직무 수여 행사는 자의교서 내용이 단순히 선언적 의미만이 아님을 대내외에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 역사적인 행사에 참여하는 평신도의 국적은 이탈리아, 가나, 파키스탄, 페루, 브라질,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독서 직무를 받는 이들 중 한국인 여성도 한 명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교황청립 그레고리안대 신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나영(38) 씨다.

그는 당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마주하고서 독서직과 함께 한글 성경책을 받을 예정이다.

세례명이 '심포로사'(Symphorosa)인 김씨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미사를 앞두고 너무 긴장한 탓인지 목덜미가 아파 파스까지 붙였다고 했다.



로마 시내에 있는 여성 신학원 '산타 체칠리아 콜레지오'에서 기거하는 김씨는 기숙사 생활을 돕는 사감 교수의 추천으로 원우 4명과 함께 독서자로 선정됐다. 사감 교수는 진지하고 성실하게 전례에 참여하는 김씨의 모습을 눈여겨 봐왔다고 한다.

모태신앙인 김씨는 나이에서 보듯 늦깎이 유학생이다. 일반대에 진학했다가 졸업 후 신학대학원으로 방향을 틀었고, 급기야 가톨릭의 본향인 로마에까지 오게 됐다.

"대학에 들어간 뒤 내면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특히 대학 재학시절 자주 예수회의 피정에 참석했는데 영적으로 인간적으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본격적으로 신학을 공부해야겠다는 결심이 섰죠."

신앙심 깊은 부모님의 정신적인 지원도 신학대학원 진학과 로마 유학의 큰 디딤돌이 됐다.

부모님은 남들이 선호하는 번듯한 직장을 갖기보다 신학을 공부해 교회에 쓸모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며 그의 선택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줬다고 한다. 김씨의 부친 역시 제주교구 이주사목센터에서 봉사하는 독실한 신자다.

이번 평신도 직무 수여가 교회사적으로 매우 의미 있고 개인에도 영광스러운 일임이 틀림없지만 김씨는 이와 무관하게 앞으로도 변함없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봉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신학 공부도 이어갈 예정이다.
올해 학부를 마치고 곧바로 석사 과정을 밟을 계획을 갖고 있다.

김씨는 "공부를 마치고 무엇을 할지 방향을 정하거나 목표를 가진 적은 없다. 어딘가 쓰일 곳이 있으면 쓰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라고 담담하게 자신의 미래를 얘기했다.

그는 "다만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청년들이 신앙을 갖도록 돕고 그들이 주님 안에서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데 보탬이 되면 좋겠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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