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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은 전쟁, 전기차 덜컥 샀다 `고생길`…`고통 치료` 볼보 XC60 PHEV[카슐랭]
2022-05-26 20:30:02 

"충전은 고통을 넘어 전쟁이다"

충전 문제는 전기자동차(EV) 고질병이 됐다.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 닛산 리프가 2010년 출시됐을 때부터 제기됐던 문제다.

내연기관 의존도가 높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은 다가올 전기차 시대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연착륙'을 시도했다.

하이브리드카(HV)를 내연기관차 시대에서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는 징검다리이자 친환경차 대표주자로 내놨다.
충전 대비책도 '서서히' 마련했다.

뜻하지 않은 복병이 나타났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다. 테슬라는 로드스터와 모델S를 통해 전기차 기술력을 갈고 닦은 뒤 지난 2016년 보급형 모델3를 내놨다.모델3는 테슬라 붐을 일으키며 서서히 다가오던 전기차 시대를 급속도로 앞당겼다.

예상보다 빨리 현실이 된 '전기차 대세'에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볼보, 포르쉐, 현대차, 기아, 폴스타, 미니(MINI) 등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들도 앞 다퉈 진출했다. 하이브리드는 뒤쪽으로 밀려났다.

급발진 '전기차 대세'의 역풍

문제가 터졌다. 충전 시스템 부족이다. 폭발적인 전기차 성장세를 충전 인프라스트럭처가 충분히 뒷받침해주지 못하기 시작했다.

충전 시스템이 그나마 잘 갖춰진 도심을 벗어나면 충전은 고민을 넘어 고통이 된다. 거주 공간, 휴게소 등지에 충전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지만 현재로선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충전하기 위해 기다리며 낭비하는 시간도 많다. 기껏 찾았지만 충전방식이 다르거나 고장 난 채 방치된 상태여서 시간만 버리기도 한다.

5분 이내 찾을 수 있고 5분 이내 기름을 넣을 수 있는 주유소에 익숙한 운전자들에겐 충전은 '전쟁'이 됐다.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주는 이유 중 하나도 충전이 불편해서다.

반전이 일어났다. 전기차 때문에 내연기관 차량과 함께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하이브리드카가 다시 대안으로 떠올랐다.

하이브리드카 중에서도 전기차 성향을 지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는 전기차 시대와 함께 성장할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떠올랐다.

'볼보, PHEV 선봉에 XC60 세워

내연기관 시대에서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에 밀렸다가 다시 되살아난 볼보도 PHEV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전동화 시대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기차와 함께 PHEV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볼보코리아는 지난해에 이어 올들어서도 국내에서 '수입차=독일차' 공식을 파괴하며 폭스바겐을 제치고 벤츠, BMW, 아우디에 이어 '4강 체제'를 구축했다.

볼보코리아는 테슬라까지 겨냥해 전기차 성향을 더 강화한 PHEV 모델을 지난달 출시했다. 볼보 XC90·S90·XC60 리차지 PHEV다.

이 중 메인은 볼보 XC60 리차지 PHEV다. 볼보 역사상 가장 스마트한 SUV로 평가받는 볼보 XC60을 베이스로 만들었다.

볼보 XC60은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189만대 팔린 베스트셀링카다. 볼보 XC90을 밀어주고 볼보 XC40을 끌어주는 중추 모델이자 판매 허리를 담당한다.

볼보 XC60은 국내에서도 품절 사태를 빚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9월 국내 출시된 신형 볼보 XC60은 2주만에 사전계약 대수가 2000대를 돌파했다.

인기는 중고차 가치 상승으로 이어졌다.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인기 높은 독일 프리미엄 세단 삼총사보다 중고차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중고차 시세 신뢰도가 높은 엔카닷컴은 최근 수입차 시장에서 인기높은 22개 차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엔카닷컴에 따르면 출고된 지 2~3년된 2019년식 시세를 분석한 결과, 볼보 XC60의 잔존가치가 가장 높았다.

잔존가치는 신차 가격 대비 중고차 가격의 가치를 뜻한다. 잔존가치와 중고차 가치는 비례한다.

엔카닷컴에 따르면 볼보 XC60 잔존가치는 78%다. 벤츠 E클래스는 77.3%, BMW 5시리즈는 68%, 아우디 A6는 67.7%로 그 뒤를 이었다.



XC60 PHEV, 대기기간 1년6개월

볼보 XC60의 인기는 올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전기차 대세 속에서도 지난달 출시된 볼보 XC60 리차지 PHEV는 벌써 '품절각'이다.

가격은 8570만원으로 기존 모델보다 200만원 올랐지만 지금 주문하면 짧게는 1년, 길면 1년6개월 가량 기다려야 할 정도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볼보 XC60은 볼보가 4강을 넘어 3강으로 진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볼보 SUV의 중추 모델이기도 하다. 단, 판매실적에서는 막강한 독일 경쟁차종인 벤츠 GLC, BMW X3보다 열세다.

국토교통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종별 통계를 집계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1~4월 볼보 XC60은 928대 판매됐다. BMW X3는 1828대, 벤츠 GLC는 1176대다.

4강을 넘어 벤츠, BMW와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하려면 볼보 XC60이 지금보다 좀 더 힘을 내야 한다. 볼보 XC60 라인업에 PHEV를 추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볼보 XC60 리차지 PHEV는 국내에서 볼보 XC60 T8 AWD 얼티메이트 브라이트로 판매된다.

지난해 9월 출시된 볼보 XC60 T8 인스크립션의 성능을 더 향상시켰다.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PHEV 모델이다.

시승차는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 상시사륜구동(AWD), 8단 자동기어트로닉을 채택했다.

기존 배터리 용량을 11.6kWh에서 18.8kWh로 늘린 직렬형 배터리 모듈 3개와 고전압 배터리 전체셀 102개를 적용했다. 65% 향상된 리어휠 출력을 제공하는 후면 전기모터가 특징인 롱레인지 배터리도 탑재했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기존 405마력에서 455마력으로, 합산 최대토크는 65.3kg.m에서 72.3kg.m으로 세졌다. 제로백(시속 0→100km 도달시간)은 5.3초에서 4.8초로 단축됐다.

복합연비의 경우 전기는 3.0km/kWh에서 3.3km/kWh로, 휘발유는 10.8km/ℓ에서 11.5km/ℓ로 좋아졌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67g/km에서 33g/km로 감소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도 33km에서 57km로 증가했다.

서울시 승용차 소유자들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가 29.2km인 점을 감안하면 서울시에서는 하루 종일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전기차 모드로만 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장점이자 단점, 이질감 없는 디자인

겉모습은 달라진 게 없다. 지난해 9월 신형 모델이 4년 만에 나오면서 디자인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PHEV답게 운전석 앞쪽에 충전구가 따로 마련된 게 눈에 띄는 차이점이다.

신형 모델은 기존 모델보다 역동적이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다듬어졌다. 볼보 상징으로 그릴 중앙에 자리잡은 3D 아이언마크는 크고 고급스러워졌다.

그릴의 경우 안쪽 세로 바 간격을 넓혔다. 라이더는 앞 유리 상단에서 그릴로 이동했다. 안개등은 사라지고 대신 세련된 가로 바 장식을 넣었다.

범퍼 하단에는 크롬 바를 적용했다. 차체를 더 넓어보이게 만들면서 노면으로 착 가라앉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후면의 경우 테일 파이프를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숨겼다. 전동화를 향한 지속적인 여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인테리어도 표면상 달라진 게 없다. 대신 더 편해졌고 더 안전해졌다. 주요 성능 및 차량 상태 정보를 제공하는 12.3인치 운전자 정보 디스플레이 그래픽은 업그레이드됐다.

한국 시장을 위해 티맵 모빌리티와 30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비게이션 티맵과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NUGU), 사용자 취향 기반 음악 플랫폼, 플로(FLO)를 통합한 형태로 개인 맞춤화된 혁신적인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갖췄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로 티맵이 제공하는 주행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수입차 고질병인 불편하고 부정확한 내비게이션 문제를 티맵으로 완전 해결했다.

음성 명령어로 온도 및 열선 제어, 목적지 설정, 스마트폰 전화 및 문자 이용, 음악 추천, 날씨와 뉴스 등 정보 탐색, 집 조명 및 에어컨 작동 등을 수행할 수 있는 누구(NUGU) 스마트홈도 이용할 수 있다.

명령을 내릴 때도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말하면 된다. "아리아, 더워"라고 말하면 온도를 1도씩 내려준다.

디지털 서비스 패키지에는 업계 최고 수준인 5년 LTE 데이터 무료와 플로(FLO) 1년 이용권이 포함됐다.

트렁크 적재공간은 가솔린 모델과 사실상 차이나지 않는다. 트렁크 바닥을 걷어냈을 때 작은 짐을 넣을 수 있는 보조 공간이 다소 좁을 뿐이다.

기존 모델과 사실상 달라진 게 없는 디자인은 거부감과 이질감을 없애준다는 장점을 발휘한다.

반대로 두드러진 디자인 차별 포인트가 없다는 점은 가솔린 모델보다 값비싼 PHEV를 선택하는 데 감점 사항이 될 수 있다.



주행성능도 전기차와 달리 거부감 적어

시승차는 전기차 성향을 강화한 PHEV 모델이지만 주행감성은 가솔린 모델에 가깝다. 드라이브 모드는 하이브리드, 파워, 퓨어, 오프로드, 4륜 5가지로 구성됐다. 배터리 사용 모드는 자동, 유지, 충전 3가지다.

서울 도심에서는 퓨어 모드를 사용했다. 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전기로만 57km 주행할 수 있다.

회생제동에 따라 실 주행거리는 60km 이상으로 늘어나기도 한다. 시속 140km까지 속도를 낼 수도 있다.

일반 전기차 주행 감각과 비슷할 것이라는 예상은 엇나갔다. 전기차처럼 감속과 가속이 빨리 이뤄지지 않는다.

조용한 하이브리드카나 가솔린차를 타는 느낌이다. 내연기관 차량에 익숙한 운전자에게는 전기차와 달리 이질감이 적다. 거부감 없이 금방 익숙해진다.

파워 모드를 사용하면 고성능 가솔린차로 변신한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몸이 뒤로 젖혀질 정도로 빠르게 속도를 높인다. 기존 모델보다 50마력이 세진 게 몸으로 느껴진다.

어탭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매끄럽게 작동한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차선도 잘 유지한다. 퓨어 모드와 함께 사용하면 운전자가 신경 쓸 필요없이 알아서 가감속한다.

볼보 XC60 PHEV는 내연기관차량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충전 고통을 덜어주고 주행 이질감도 주지 않는다.

가솔린 SUV와 전기 SUV 성향을 잘 버무렸다. 두 대를 모두 소유한 기분도 선사한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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