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약세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기아가 선방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국의 봉쇄로 인한 반도체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깜짝 실적을 낸 영향이다. 특히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러브콜' 속 기아 주가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3일 증권가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13일 장중 한때 1%대 강세를 보이며 8만7300원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 3월 15일 장중 최저점(6만8100원) 대비 28.19% 오른 수치다. 이 기간 코스피는 0.66% 빠졌다. 특히 지난 12일 코스피가 파랗게 질리며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일제히 하락 마감한 가운데 기아 홀로 0.23% 반등에 성공하기도 했다.
반도체 공급이 부족한 와중에 자동차 수요는 강하게 지속되면서 지난 1분기에 이어 올해 기아의 호실적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기아는 지난달 25일 1분기 영업이익이 1조606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간보다 49.2% 늘어났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18조35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7% 증가했다. 당초 증권사의 컨센서스(시장 전망 평균치)였던 영업이익 1조2590억원을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이러한 기록적인 1분기 실적이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연내 최저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점진적인 생산 정상화에 따라 향후 더욱 높은 이익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90원을 뚫는 등 고공행진하면서 완성차를 수출하는 업체에 우호적인 환경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기아 2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기아의 2분기 컨센서스를 살펴 보면 매출액 20조1750억원, 영업이익 1조6973억원이다. 이는 3개월 전 컨센서스 보다 각각 4024억원, 1988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외국인들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팔자'세를 유지하는 와중에 기아는 살뜰히 챙기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무려 13거래일 연속 기아를 사들였다.
이 기간 총 5008억원어치를 순매수해 규모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조3816억원을 순매도했다.
김용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TSMC는 올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의 개선으로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이 전년보다 7~1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고, 올해 하반기 난징공장 생산능력 증설 마무리되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최근까지 이어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차질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정상화를 힘들겠지만 현재 낮은 재고 수준에서 점진적인 생산량의 회복은 고수익성을 유지한 상태로 판매량을 늘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경기 소비재 업종에서 2022년 수요 전망 하향 조정이 확인되고 있지만 대표적 경기 소비재인 자동차는 특이점 있는 공급 및 수요 환경을 맞이하고 있는 중"이라며 "긴 대기수요와 극단적으로 낮은 재고 상황에 따라 거의 모든 브랜드의 판매 가능 재고가 최적 규모인 70~80일 하회하는 가운데 기아는 브랜드 중 가장 낮은 19일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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