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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갈등에…회계법인·로펌, 사업철수 자문 활황
2022-08-24 17:41:42 

#1 '베이직하우스' '마인드브릿지' 등을 운영하는 TBH글로벌은 올해 3월 중국 법인과 중국 내 상표권을 중국 패션기업 난지런에 949억원에 매각했다. 본래 TBH글로벌에 중국 사업은 효자 사업 중 하나였지만, 최근 여러 요인으로 인해 성장세가 주춤해진 상태였다. TBH글로벌은 매각 대금으로 7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모두 상환했다. 중국 리스크를 걷어냄과 동시에 국내 사업의 재무건전성을 높인 셈이다.


#2 중국에서 전기전자부품을 생산하던 A사는 동남아 이전과 사업청산을 놓고 큰 고민에 빠졌다. 삼성전자 모바일 생산기지 동남아 이전에 따라 사업도 옮겨갈지 말지를 정해야 해서다. 그래서 결국 모 회계법인에 자문을 의뢰했다. 어떤 결정이든 '중국 시장'에선 손을 떼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내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B사도 같은 비슷한 시기 지문 의뢰를 결정했다. 중국 내 한국 자동차업체의 경쟁력 하락에 따라 철수 여부를 고민하던 차였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미·중 갈등 격화 등으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사업 축소나 철수가 이어지자 가운데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국내 증권사나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수교 30주년을 맞는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지만, 인건비 증가와 각종 규제 강화 등으로 중국 내 기업 활동은 과거보다 점차 어려워진 상황이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북경법인 등 중국 사업이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순영업수익이 약 17억원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약 9억원 수준이다. 올해 전체 실적으로도 흑자 달성이 기대된다.

NH투자증권측은 "코로나19 장기화와 미국과의 무역 마찰, 한국 기업의 비교우위 상실 등으로 인해 중국 사업 축소나 철수(지분매각)를 고민하거나 한국 기업을 조언하고, 중국에 새롭게 진출하려는 기업들을 돕는 전략적 IB 플랫폼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낸 결과"라고 평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NH투자증권 북경법인은 한국의 앞선 기술(반도체·디스플레이·바이오 등), 소재, 컨텐츠, 브랜드 등에 관심을 가지는 중국 기업 등을 대상으로 적합한 한국 기업을 연결해 주는 한국 내 전략적 IB 플랫폼 역할 수행하고 있다. TBH글로벌 중국사업 매각자문도 NH투자증권이 맡았다. 한국과 중국서 기업공개(IPO)와 IB업무 경험이 풍부한 최강원 법인장과 중국 내 네트워크와 한·중 리서치 경력이 많은 주희곤 법인장이 이끌고 있다.

기업 M&A(인수·합병)이나 매각 등을 전문으로 하는 회계법인과 법무법인들도 중국 사업에 관한 자문을 꾸준히 하고 있는 편이다. 한·중 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분쟁과 이에 따른 한한령(限韓令)으로 지난 4~5년 전부터 의뢰가 들어오던 중국 시장 철수 자문은 최근엔 미·중 갈등 격화, 코로나 봉쇄령로 인한 것이 많다고 한다. 특히 제조업 관련 기업이 눈에 띈다고 한다.

A회계법인 관계자는 "값싼 노동력에 대한 이점이 사라지고, 미중 무역갈등으로 글로벌 시장에 판매 루트를 찾기도 어렵다보니 아예 손을 털고 나오려는 중소 제조기업들이 많다"며 "그나마 사업 여력이 있는 브랜드 기업들은 현지기업들과 M&A(인수·합병)형식으로 법인을 매각하기 쉬운데, 제조업 쪽은 여의치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예 중국 사업을 청산하고 나오는 방식을 택해야 하는데 5년 간 15건 정도의 청산 철수 자문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무작정 중국시장을 벗어나는 데에만 자문 역할이 한정돼있지는 않은 편이다. 중국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발판으로 중국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연착륙'을 돕는 사례도 있다.

B회계법인 측은 "중국경제의 저성장 추세와 중국 로컬기업들의 경쟁력 향상, 중국 소비자들이 취향 변화 등으로 기업활동 상황이 많이 바뀐 상태에서 한국기업들이 나름의 생존전략을 모색하는 와중에 있다고 봐야 한다"며 "완전철수나 동남아 등지도 기지를 이전하는 것에 더해 오히려 사업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곳도 있다.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셈이라, 중국시장을 더욱 잘 알고 있는 회계법인 등에 자문을 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시장에 새로 뛰어들거나 강화하는 쪽은 여러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직접 진출 보다는 조인트벤처(JV·합작법인) 형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C법무법인 관계자는 "최근 중국시장에서 자동차 업종은 철수하려는 사례가 많고, 반면 바이오나 수소 관련 업종은 진출하려는 기업이 많은 편"이라며 "대기업들은 현지기업의 지분을 인수해 투자하고 나중에 조인트벤처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법무법인들 가운데선 세종, 태평양, 광장, 지평 등이 현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중국 고객에 대한 매출 비중이 높은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A사의 경우 봉쇄 장기화로 제품 이동 등이 원활하지 않다보니 중국내 조인트벤처 설립을 통한 문제 해결을 모색 중이다. 또 중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국내 화장품 업체 B사의 경우는 현지 사업 경험이 없다보니 중국 화장품 관련 유통·생산 업체와 조인트벤처 설립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국내 바이오제약사의 경우 중국 업체와 조인트벤처 설립을 통해 신약 개발 초기단계부터 협업을 추진 중이다.

[김명환 기자 /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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