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韓 증시전망 / ⑫ 정유화학 ◆
팬데믹 발생, 백신 보급, 경제 재개(리오프닝) 등 코로나19 변수로 업황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업종 중 하나가 화학·정유다.
화학·정유 업종은 국면마다 희비가 엇갈렸다. 화학 업종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코로나19 사태로 화학 제품 수요가 늘면서 호황을 누렸지만 중국의 수요 부진, 물류 병목현상 등으로 하반기 들어 부진했다.
반면 팬데믹 초기에 직격탄을 맞은 정유 업종은 지난해 유가 상승, 원유 수요 회복과 함께 정제마진(원유를 정제해 석유 제품을 만들어 얻는 이익)이 개선되며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1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화학·정유 업종 주가 흐름은 지난해와 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 이상으로 예상되는 만큼 화학 업종은 수요 회복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중국의 전력 소비 규제 등 불확실성이 아직 크기 때문에 기대감을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 정유 업종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정유 업종의 경우 정제마진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요 국가들이 '위드 코로나' 정책을 도입하면서 국경 봉쇄가 해제되기 시작했고 항공유 수요도 크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인 화학·정유주의 실적을 결정하는 요인은 제품 수요와 스프레드(제품 가격과 원재료 가격 간 차이)다. 전문가들 분석에 따르면 화학주는 수요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반면 정유주는 수요는 물론이고 스프레드도 개선될 전망이다. 정유사의 스프레드인 정제마진이 지난해 9월 반등하기 시작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석유 수요가 정상화되는 가운데 공급 축소 영향으로 정제마진 우상향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분석에 따라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올해 화학 업종보다는 정유 업종 주가 전망을 좋게 보고 있다. 대표적인 종목이 에쓰오일(S-OIL)이다. 정유 대장주 에쓰오일이 유가 상승 등 정유 업황 회복의 수혜를 온전히 받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에쓰오일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전량 원유를 조달하기 때문에 멕시코의 원유 수출 축소에 따른 피해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원유 시장 수급이 타이트해지면 유가 상승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압력의 헤지(위험 회피) 차원에서 꼭 가져가야 할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올해 2분기에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 순수 정유주 투자를 위해 에쓰오일에 몰린 수급이 분산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올해 매출액은 31조35억원으로 전년보다 13.3% 늘고, 영업이익은 2조1874억원으로 8.7%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을 2조6432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화학주 중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한화솔루션이 유망주로 꼽힌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타이어 고무 내부에 들어가는 섬유 재질 보강재인 타이어코드와 아라미드 증설로 산업 자재 중심의 실적 성장이 예상되고 수소 사업자로서의 기업가치 재평가가 기대된다"며 "한화솔루션은 주요 화학 제품인 폴리염화비닐(PVC)이 건설과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확대에 따른 강세가 기대되고, 장기간 부진했던 (태양광 자회사) 큐셀 수익성의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조8865억원, 339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5.1%, 5.8%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솔루션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2조2270억원, 1조47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1%, 21.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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