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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돌려받는데 200일 걸렸어요"…억울한 납세자 울리는 조세심판
2022-06-26 18:08:18 

납세자의 신속한 권리 구제를 위해 운영 중인 조세심판 청구제도가 조세심판원의 만성적 인력 부족과 재심 남발 영향으로 결론까지 평균 200일 가까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청구 건수가 5년 만에 2배로 급증했지만 인력과 제도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세무업계에서는 대대적 인력 충원과 함께 최소 수개월이 소요되는 재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조세심판원이 최근 발표한 조세심판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납세자가 청구한 조세심판의 평균 처리 일수는 196일로 역대 최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처리된 청구 건수 중 180일을 초과해 처리된 건수 비중은 45.7%다. 이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조세심판 청구 2건 중 1건은 최단 6개월이 지나야 결정서를 받아볼 수 있었다는 의미다.

조세심판 청구제도는 납세자가 위법하거나 부당한 조세 관련 처분을 받거나 필요한 처분을 받지 못했다고 판단할 경우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해 잘못된 세금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조세심판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기구다. 징세기관인 국세청이나 관세청, 지방자치단체와는 달리 독립적 위치에 있으므로 조세심판원을 통해 조세 불복 절차를 밟는 납세자가 많다.

조세심판 청구 결과가 크게 지연되고 있는 이유는 첫째로 밀려드는 조세심판 청구 건수에 비해 조세심판원의 인력이 부족해서라는 게 세무업계 설명이다. 조세심판원이 처리해야 하는 청구 건수(이월 사건 포함)는 2016년 8226건에서 2021년 1만6688건으로 5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비해 조세심판을 담당하는 상임심판관은 줄곧 6명을 유지해오다 2020년에 와서야 2명이 충원돼 8명으로 늘었다. 폭증하는 불복 청구에 비하면 증원 수준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또 내부적으로는 상임심판관만 증원됐을 뿐 심판조사관 등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 부족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업무 병목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반응도 있다.

조세심판원 안팎에서는 심판원의 재심 남발로 인해 가뜩이나 오래 걸리는 결과 통보가 더욱 장기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세심판원은 조세심판관회의에서 심리·결정된 사건에 대해 조세심판원 행정실의 조사·검토를 거쳐 조세심판원장이 재심을 요구할 수 있게 돼 있다.

국세기본법 시행령에는 중요한 사실관계를 누락했거나 판단·해석에 명백한 오류가 있는 경우, 헌법재판소나 대법원 판결 등 기존 결정·해석과 다른 경우 등으로 재심 요청이 가능한 경우를 제한하고, 구체적인 사유를 적은 서면을 통해 주심 조세심판관에게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세무대리인 등 납세자들의 불만 제기가 늘면서 최근 시행령에 재심이 가능한 경우를 기존보다 더 구체적으로 규정한 것이다.

재심이 가능한 경우를 구체적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세무업계에서는 조세심판원의 지나친 재심 남발로 사건 처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납세자의 신속한 권리 구제가 제약되고 있다는 불만이 여전하다.

조세심판에 관여하는 인사조차도 "재심 요구가 너무 많은 게 시간이 상당히 오래 소요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재심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내부적으로 4단계를 거치는 등 검토 자체가 상당히 오래 걸리는 것도 문제"라고 짚었다.

세무업계에서는 재심 요청 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조세심판원이 재심을 요구할 수 있는 경우를 아주 엄격하고 구체적으로 법에 명시해야 한다"며 "재심에 횟수 제한이 없어 재심은 물론이고 재재심까지 가능한데, 이 역시 1회로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세심판원 관계자는 "재심을 요청하는 건수는 전체 처리 사건의 1~2%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세무업계에서는 납세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인용 사건으로 좁혀 보면 비율이 크게 치솟는다고 항변했다. 지난해 처리 건수 중 인용률은 12.3%(1225건)를 기록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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