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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기·전함 대만해협 집결…美中 일촉즉발
2022-08-02 17:40:44 

아시아를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의 반발에도 2일 밤 결국 대만 방문을 강행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군이 무력시위에 돌입한 가운데 미국 측도 군사적 도발에 대한 방어태세 구축에 나섰다. 동아시아의 화약고로 불리는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군용기 여러 대가 2일 오전 대만해협 중간선을 근접 비행했으며 중국 군함들이 중간선 가까이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 군용기와 군함이 오늘 오전 중간선을 압박했다"며 "이는 매우 도발적"이라고 말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경계선으로, 양국은 한동안 이 선을 실질적 경계선으로 간주해왔다. 앞서 지난 1일에는 중국군 젠(J)-16 전투기 4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또 중국 해군은 남중국해 4개 해역과 그 접속 수역에서 2일부터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이 같은 중국군의 도발적 행보는 미국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외교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 일부 정치인들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 생각해 공공연히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고 있다"며 "14억 중국 인민과 적이 되면 결코 좋은 결말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미국이 평화의 가장 큰 파괴자" "미국의 국가신용이 파탄 날 것" 등의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미국 정부를 비난했다.

이날 중국이 대만과 가까운 푸젠성 주변의 항공 교통을 부분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정황도 나왔다. 중국 항공사인 샤먼항공은 홈페이지를 통해 "푸젠 지역 유량 통제(항공기 통과 수량) 영향으로 2일 일부 항공편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유량 통제는 특정 시간대에 지정된 공역에 진입하는 항공 편수를 조절해 항공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다. 이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시 그가 탑승한 항공기 등에 중국의 군사적 대응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중국은 대만 기업들이 생산한 식품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에 나섰다. 이날 대만 연합신문망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지난 1일 밤 중국 세관당국인 해관총서는 100여 개 대만 기업 식품에 대해 수입을 금지했다.

중국의 공세가 거칠어지자 미국 백악관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으로 미·중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자 상황 관리에 나선 것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하원의장은 대만을 방문할 권리가 있다"면서 "그동안 많은 의원들이 대만을 방문했고, 과거 하원의장들도 아무 사고 없이 대만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그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일 미 해군은 대만 인근 필리핀해에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 등 전함 4척을 배치한 상태다.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양국은 소통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날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놓고 미국과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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