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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예쁜 과자로 AQ 높이겠다는 크라운해태 회장
2022-07-31 18:13:31 

크라운해태그룹이 차세대 친환경 공장을 표방한 충남 아산 신공장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해태제과식품이 1만4000㎡(약 4300평) 규모 아산 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8월에는 크라운제과가 바로 옆에 비슷한 규모 신규 공장을 착공한다. 내년 7월께 크라운제과 공장까지 준공되고 나면 아산 신공장을 크라운해태그룹의 새로운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아산 신공장은 윤영달 크라운해태그룹 회장이 오래전부터 꿈꿔온 혁신적인 형태의 과자 공장으로, 설계 단계부터 윤 회장이 깊게 관여해 공장 내 동선이나 친환경 설비, 운영 방식 등을 직접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고품질 제품 생산이 가능한 데다 생산라인을 필요에 따라 쉽게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이 매우 높다. 또 태양광 발전설비, 친환경 보일러, 최신 필터링 설비 등으로 공장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근본적으로 줄였다.

해태제과가 신규 공장을 건설한 것은 1993년 천안공장 이후 29년 만이다. 크라운제과도 2007년 대전공장 이후 16년 만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아산 신공장 건립을 위해 지난 2월 크라운제과의 기존 아산 공장을 매각하고 총 10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7월 20일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윤 회장은 "아산 공장은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기울여온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며 "두 회사 각각의 공장이지만 원재료 공동 구매, 공동 물류 등으로 마치 하나의 공장처럼 굴러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라운제과를 이끌던 윤 회장이 해태제과를 인수한 것은 17년 전인 2005년이다. 당시는 1998년 외환위기에 부도를 맞은 크라운제과를 다시 일으킨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더욱이 제과업계 2위였던 해태제과의 매출은 업계 4위 크라운제과의 2배가 넘었다. 당시 임직원들은 '무리한 인수·합병(M&A)'이라며 반대했지만 윤 회장은 "우리 손으로 해태제과의 명성을 되찾자"며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인수 직후 윤 회장은 크라운제과 직원 한 명 없이 오롯이 혼자서만 해태제과에 출근했다. 당시 해태제과가 상당히 어려운 상태였던 데다 더 작은 회사에 인수돼 직원들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자존심을 살리는 게 급선무였다. 이후 윤 회장은 양사를 합병하는 대신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를 각각 두고 두 회사의 주력 제품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대신 양사 임직원들의 활발한 교류 기회를 만들어 하나의 새로운 기업문화를 구축했다. 점차 두 회사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크라운해태그룹은 국내 제과시장 점유율 35%로 롯데제과와 1·2위를 다투는 제과전문그룹으로 성장하게 됐다. 현재 지주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의 매출 비중은 크라운제과가 38.1%(약 3812억원), 해태제과가 53.6%(약 5360억원) 수준이다.

향후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의 공식 합병 계획에 대해 윤 회장은 "아직까지는 계획된 바 없다"며 "크라운제과는 크라운제과대로, 해태제과는 해태제과대로 '따로 또 같이' 주력 제품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서로 겹치는 품목은 대부분 정리가 된 상태다. 예를 들어 해태 '홈런볼'과 비슷한 종류의 제품은 크라운제과에선 없애거나 새로 만들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크라운산도' 같은 제품은 해태제과에는 없다. 그는 "언제 합쳐져도 이상하지 않지만 이미 하나의 회사처럼 시너지를 내고 있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도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국내 최초 프랜차이즈 제과점이었던 '크라운 베이커리'를 통해 한때 전국에 1500개 매장을 운영하는 등 다방면으로 신사업 확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부도 위기를 겪고 난 뒤 경영철학이 180도 바뀌었다. 윤 회장은 "지나치게 욕심을 내거나 허세를 부렸다간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잘하고 있는 것들을 잘 유지하고 키워나가기로 마음먹었다"며 "해태제과의 아이스크림 부문을 매각했던 것도 사업 내실화를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해태제과의 아이스크림 부문은 2020년 매각 당시 수년간 실적 부진이 이어진 상태였다. 윤 회장은 "빙과시장에선 롯데제과가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었고, 나머지 회사끼리 경쟁해봤자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처음에는 업계 2위인 빙그레를 인수해 돌파구를 찾아보려 했지만 빙그레에서 매각 의사가 없었다. 그래서 빙그레에 역으로 우리가 매각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다만 신제품 개발과 주력 제품의 경쟁력 강화에 있어서는 여전히 주저함이 없다. 윤 회장은 "지금도 '제2의 허니버터칩'을 목표로 개발 중인 신제품들은 매주 직접 먹어보면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며 "'오예스' 등 기존 주력 제품들도 소비자에게 계속해서 신선함을 줄 수 있도록 맛, 포장 등 측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원재료와 부재료 가격 급등 상황에 대해서는 "거래처 다각화, 생산 효율화 등으로 원가를 절감하며 최대한으로 버티고 있다"며 "해태제과가 최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일부 제품에 한해 가격을 올리긴 했지만 크라운제과는 3년째 가격을 동결했다. 가능하다면 앞으로도 가격 인상은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맛있고 예쁜 과자로 고객 AQ 높이겠다


"맛있고 예쁜 과자처럼 예술적인 제품으로 고객의 'AQ(Artistic Quotient·예술가적 지수)'를 높이고자 한다."

'아트경영의 선구자'로 알려진 윤영달 크라운해태그룹 회장은 미래에는 IQ(지능), EQ(감정지능)를 넘어 예술지능인 AQ가 중요한 사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AQ모닝아카데미를 진행해온 이유도 '직원이 예술가가 되면 과자도 예술이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쿠크다스'다. 과자 표면에 초콜릿으로 S자형 곡선을 그려 넣은 뒤 더 많이 팔리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물감을 흩뿌려 그린 그림으로 유명한 미국 아티스트 잭슨 폴록의 작품에 착안해 기존 초코케이크에 색색의 초콜릿을 물감처럼 무작위로 뿌려서 꾸민 '폴락 케익'을 개발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과자를 먹는 것은 어린 시절 추억을 함께 먹는 것과 같다. 최근 '키즈뮤지엄 과자집 만들기 세트'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 제품에 예술적 요소를 가미하면 고객의 AQ도 올라가고 추억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한국의 전통음악과 조각예술을 널리 알리기 위한 예술인 지원 사업도 활발히 하고 있다. 2004년 '창신제(創新祭)'라는 정기 국악공연을 만들었고, 2007년에는 민간 국악단인 '락음국악단'을 창단했다. 2010년부터 개최해온 '대보름 명인전'은 누적 1500회를 돌파했다. 서울남산국악당도 윤 회장의 후원으로 2017년부터 '크라운해태홀'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악의 세계화를 목표로 국악인들과 함께 '한음(韓音)'을 국악의 새 이름으로 짓고 지난 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국악 명장들을 한 자리에 모은 '제1회 한음회'를 열었다. 매주 '영재국악회'를 통해 발굴한 국악 영재들을 내년부터는 해외 무대에도 올릴 계획이다. 2015년 시작된 영재국악회는 현재까지 150회가 열렸다.

한국 조각가들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후원한 조각 전시회만 60여 회에 달한다. 오는 9월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영국 '프리즈(FRIEZE)' 기간에 맞춰 서울 한강공원 일대에서 야외조각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윤 회장은 "예술인 지원 사업은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 크라운해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영업 전략이기도 하다"며 "한국의 전통음악과 조각을 먼저 세계에 전파하고 이를 토대로 향후 K과자로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 윤영달 회장은…

윤태현 크라운제과 창업주 아들로 1968년 연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영대학원에 진학해 1973년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학 중 귀국한 후 1971년 크라운제과에 사내이사로 입사해 그룹의 신사업 확장을 주도했다. 1995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금융위기 당시 부도 사태를 극복하고 2005년 크라운제과보다 규모가 컸던 해태제과를 인수하는 등 파격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크라운해태그룹 회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의 전통음악과 조각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다양한 예술인 지원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송경은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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